
소설은 스물한 살의 소미가 의문의 화재로 삼촌과 동생과 집을 모두 잃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집이 불타고 있던 시간 소미는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던 중 동산 어딘가에 쓰러져 잠이 들었었다. 화재의 원인은 방화로 밝혀졌으나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소미는 알리바이가 확실치 않아 화재를 일으킨 범인의 용의선상에 올라와 있다. 소미는 유일한 가족을 잃었지만 이상하리만치 슬프지가 않았다. 그렇다고 그들을 죽이고 싶을만큼 미워하지도 않았다.
나의 분신처럼 내 어깨에 딱 붙어 있고 자유롭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말하는 인형이 내 곁에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소미 곁에는 말하는 인형 곰이가 있다. 불타버린 집이 있는 동네를 떠나 과거를 다 잊고 새롭게 정착한 소도시에서도 외롭지 않았던 이유는 곰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밀스러운 일들이 가득한 '우신 장난감 가게'의 우신과 민호를 만나면서 소미의 삶은 변하기 시작한다.
소설은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 우리 주변에 충분히 있음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평범할 수 있는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과 다정함이 더해져 따뜻하면서 사랑스러운 소설이 탄생했다. 재미와 감동에 반전까지 고루 갖춘 웰메이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를 애틋하게 보듬어 주었던 언니와 관계가 틀어진 지희, 학교 폭력을 당하는 철웅을 말없이 도와주었던 연우, 손을 다쳐서 더이상 기타를 칠 수 없게 된 기타리스트 현주, 어린 딸을 잃고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주인집 할머니, 아픈 과거를 안고 살아가던 소미를 쫓던 형사 권선형, 민호와 우신의 관계, 그리고 소설의 말미에 드러난 충격적인 소미의 과거까지 풀어낸 탄탄한 플롯과 개성있는 캐릭터의 조화는 완벽한 엔딩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한 모티브가 되었다. 독자들은 소설속 캐릭터들이 두 번째 삶에서는 모두 해피엔딩을 맞이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