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오랜만에 그림책을 펼쳤다. SNS를 통해 서평단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림책 서평단을 신청한 것은 처음이었다. 포푸라기 작가님의 그림을 보는 순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눈 위에 마음을 차분히 내려앉게 하는 묘한 끌림이 있었다. <새처럼>은 제2회 창비그림책상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함박눈이 내리는 날, 한 아이가 눈길을 걸으며 펼쳐내는 상상을 그리고 있다. 눈밭에 한 아이가 서 있는 아주 간결한 그림들이 주를 이루는 작품이지만, 계속 반복해서 읽을수록 겹겹이 쌓아올려진 다양한 감정들을 건드려 준다.
포푸라기 작가님의 첫 창작 그림책인 <새처럼>에는 오늘날 곳곳에서 크고 작은 위기와 폭력을 마주하게 되는 어린이들이 그들을 억압하는 세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담겨 있다고 한다.
함박눈이 내리는 눈밭에 홀로 서 있던 아이가, 새 발자국을 발견하고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점점 늘어나는 발자국이 반가운 아이는 신나게 뛰어 논다. 그리고 발자국들이 새처럼 보이고, 새가 되어 자유롭게 날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자신도 새처럼 훨훨 날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먹구름이 몰려오고, 그림자가 드리워져 두렵지만 자유를 찾아서, 평화를 찾아서 떠나는 여정 속에서 희망을 꿈꾸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