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의 아이들 꿈꾸는돌 39
정수윤 지음 / 돌베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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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아이들>은 세명의 10대 주인공 설, 광민, 여름이 북한을 떠나 새로운 삶을 찾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소설이다. 작가는 13년 동안 100여명에 달하는 탈북 청소년들을 직접 인터뷰한 후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렇기에 리얼리티가 매우 살아있다.

소설은 주인공 세명의 사연이 교차되면서 전개된다. 북한을 떠나려는 각자의 이유는 제각각 달랐지만, 단지 자유를 찾기 위함은 아니라는 사실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그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이 선택한 세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고 싶었던 것이다.

첫장에 등장하는 설은, 이미 두번의 탈북 실패를 겪고 다시 북으로 되돌아간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죽을 각오로 두만강을 건넜다. 자신으로 인해 가족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인신매매로 팔려갈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났지만 바다를 향해 가는 여정이 순탄치많은 않았다.

광민은 엄마가 브로커였다는 사실이 발각되면서 엄마와 함께 급하게 도망을 가던 과정에서 엄마는 북송이 되고 홀로 남겨진다. 손흥민 선수의 열렬한 팬인 광민은 손흥민선수처럼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되고싶다는 꿈을 꾸면서 하루하루를 버틴다. 노역소로 가는 트럭에서 뛰어내린 여름은 고양이 아저씨의 도움으로 자유를 찾아 떠난다.

살면서 무언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건, 사람만이 가진 특권이면서 사람만이 가진 고통 같다. 어릴 땐 세상에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턱없이 적어 답답했는데, 막상 일생일대의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니 머리가 지끈 지끈 아프다. 뭘 선택해도 망할 것 같다.(59쪽)

"바다야 들리니? 우린 너로 정했다! 우릴 받아다오!"

"우리는 우리가 결정하지 않은 세상 따위 원하지 않아. 여기가 바로, 우리의 나라야!"

(212쪽)

설, 광민, 여름은 서로를 의지하며 바다를 향해 나아간다. 용기를 내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었던 단단한 아이들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아울러 탈북 청소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아이들의 앞날이 결코 어둡지는 않을것이라는 희망을 보면서 책을 덮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무게감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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