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계절이 지나가면>은 독립출판을 통해 처음 선보였다가 개정판으로 나온 책이다. 책 제목에서 주는 따스함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는 순간마다 고스란히 전해졌다. 지나간 계절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이 행간에서 아련하게 느껴졌다. 12편의 단편이 각자 다른 형태의 계절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지나간 계절에 남겨두고온 추억들을 꺼내 그 시간속으로 다시금 들어갔다 나오게 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우리가 계속 반복하며 겪어내고 있는 계절들 속에서 만나는 기쁨, 슬픔, 아픔, 환희 등을 대리해주고 있어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공감하며 읽었다. 12편의 단편이 전혀 다른 계절 감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상하게 12편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다른듯 보이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도 작가의 말에서 '선택된 글 하나하나 살펴보니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그 속에 어느 정도 유사한 이미지와 감정을 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건 바로 지나간 시간을 향한 그리움과 아쉬움, 그리고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서 느끼는 체념 또는 작은 희망이었다(244쪽)'라고 고백했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