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써 독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정문정 작가가 산문집 <더 좋은 곳으로 가자>에 이어 또 한 권의 새로운 책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로 돌아왔다. 작가의 첫 책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은 전국 모든 서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고, 출간 5년 만에 50만 부 이상이 팔린 의심할 여지 없는 베스트셀러다.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는 그 책의 실전편이라고 하니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무례한 사람을 수도 없이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럴 때 감정의 동요 없이 세련된 방식으로, '선 밟으셨습니다. '라고 말해줄 수 있는 용기를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가이드가 되어 주리라는 기대로 책을 펼쳤다. 자신의 기분을 정확히 전달하면서 할 말은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어떤 연습들을 해야 할지 작가가 알려주는 팁들이 궁금했다.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는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말을 부드럽게, 글은 선명하게'라는 주제로 오해와 왜곡 없이 생각과 진심을 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2부에서는 '공감은 영업인처럼, 설득은 과학자처럼'이라는 주제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에 대해 조언하고 있고 마지막 3부에서는 '분노는 우아하게, 거절은 단호하게'라는 주제로 최악의 상황에서도 품위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귀띔해 주고 있다.
말은 감성의 영역, 글은 이성의 영역
1부에서 다루고 있는 말과 글의 차이가 매우 인상적이다. 글을 잘 쓴다고 무조건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어떤 작가님의 강연회를 보고서 '이 작가님은 앞으로 강연은 하지 마시고 글만 쓰셨으면 좋겠다'라는 개인적 바람을 가졌던 적도 있다. 말과 글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매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 말은 즉시성과 현장성이 있어 폭발적인 에너지가 발생하지만 금세 휘발됩니다. 반면 글로는 말이 닿지 못하는 심도 있는 논리를 차분히 세울 수 있죠.(21쪽)'라고 명확하게 차이점을 설명한다. 또한 말하기는 공감과 배려가 최우선이지만, 글쓰기는 얼마나 논리정연하고 정돈된 문장으로 쓰였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직장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자주 범하는 오류이기도 하다. 복함적인 문제들이 산재해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동료에게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려고 하다가 감정이 포함된 뾰족한 말이 튀어나올 때가 있다. 아차 하고 수습하기에는 늦었다. 이미 동료의 표정에서는 불쾌감이 스친다. 반면에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읽는 이가 이해하기 쉽게 쓴다는 이유로 주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길고 장황한 글을 쓰는 경우도 있다. '말은 부드럽게, 글은 선명하게 '라는 원칙만 지킨다면 좀 더 세련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