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에 반해 작가만 보고 바로 구매했다가 거하게 후회한 책. 작가는 혼자 여행하는 이유들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매력적으로 잘 서술해놓고... 함께 여행하는 이유들은 너무 상투적이고 일반적인 내용을 길게 풀어쓴 글에 불과하지 않았나... 실망스러웠다.
그래, 나는 일을 못한다. 이 한 줄만 보고 바로 구매해버린 책. 각종 일터에서 스스로 `일 못함`을 자처하는 노동자들의 애환이 담긴 에피소드가 낱낱히 엮여있는 구성이다. 사실 `일 못하는 사람들의 해프닝` 보다는 우리나라의 노동 환경과 시스템이 우리를 `일못`으로 만든다는데 더욱 큰 무게가 실린 책이다. `우리 직장엔 또라이가 없는데?` 를 외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할 내용이라 재미있게 읽히면서 또 막상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내용이라 한마디로 `웃프게` 읽은 책이다.
안녕달 작가님은 일상생활에 마법같은 판타지를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부여하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기력이 약해져 해변에 가지 못하는 할머니. 손자가 전해준 소리껍질 속으로 떠난 할머니만의 여름휴가에는 수박 반 통과 메리, 돗자리와 양산만이 필요할 만큼 참 소박하다. 그치만 환상적인 기념품 가게와 할머니만의 추억이 될 조개껍데기 스위치와 선풍기 바람이 자꾸 마음 한켠에 맴돈다. 책을 읽어주면서 다섯살 조카가 기념품 가게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책에 머리를 들이밀어 크게 웃었다. 무더위속 해변바람같은 예쁜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