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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수학을 사랑한 이유 - 불가능한 꿈을 실현한 29명의 여성 수학자 이야기 ㅣ 내 멋대로 읽고 십대 6
전혜진 지음, 다드래기 그림, 이기정 감수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1년 11월
평점 :

영화 히든 피겨스를 보고 나오며 벅찬 마음과 씁쓸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여전히 많은 여성학자들의 이름은 실제 능력보다 낮게 평가되고,
세상 살기 좋아졌다는데 여전히 유리천장이 있다는 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수학자 이름을 대보라고 하면 그 안에 몇 명의 여성이 있을까?
여성이 있기는 할까?
이 책에서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여성 수학자들의 삶과 그들이 어떤 태도로 환경을 이겨냈는지 보여준다.
또 시간이 흘렀음에도 변하지 않은 것들을 보고 우리가 개선하고 바뀌어야 한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책을 읽기 전 머리말에서 작가님이 해 주신 말이 책을 덮고 나서 또 강하게 다가왔다.
차별과 편견에 맞선 롤 모델이 있고, 그걸 더 쉽게 접할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주위 청소년들에게, 여성이 아닌 남성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다.
편견과 차별에 맞서 그들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사람들은 주위에 가족, 선생님 등 그들을 믿고 격려해 준 사람들이 있었다.
또 그들을 편견이 가득한 시선으로 보지 않고 그들의 능력만을 보고, 능력에 맞게 대우한 사람들로 인해 학문은 더 발전할 수 있었다.
불가능해 보이는 꿈 앞에서 나아갈 용기를 갖고 실천한 사람들과
이성적이지 못하고 비합리적인 편견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여줘
롤 모델과 반면교사의 대상을 얻었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합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게 있던 편견 어린 시선을 발견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며 이름을 들어본 에이다 러브레이스나
히든 피겨스를 통해 알게 된 여성 수학자들,
잊히고 남편의 성으로 알려진 많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선천적인 것으로 능력이 낮게 평가되고, 자유의지가 가로막히는 일이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능력을 가진 개인을 존중하지 않고,
신체적 특징만이 다인 것처럼 대하는 사람들은 당장 곁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 사람들의 무지함과 무례함에 진저리가 난다.
수많은 업적과 빛나는 지성 앞에서도 자신의 소유물이 될 여성으로만 취급하는 구혼자는 구혼이 아닌 모욕을 하는 사람일 뿐이다.
히파티아가 평생 결혼하지 않고 수학에서 진리를 찾은 게 대단하면서도 그럴 만했다고 느껴진다.

영수합 서씨는 다행히 그의 가족이 기록해 시가 남았다.
그의 빛나는 수학적 재능이 기록으로 남았다.
이런 예시가 또 있다. 허난설헌이다.
허난설헌과 영수합 서씨는 빛나는 재능이 있었음에도 그들의 동생, 남편의 이름으로 설명된다.
조선은 여성이 벼슬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여성의 재능이 감춰지거나 빼앗겼고, 제대로 개화하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들의 재능이 현대에 남아있을 수 있는 이유가
가족들의 지지 덕분이라는 게 다행이면서도 안타깝다.
가족 구성원의 지지를 받는 일이 모든 가정에서 가능한 것이 아님을 알기에
잊힌 수많은 재능 있는 사람들의 생애가 안타깝다.

사실 이 점에서 당연히 뛰어난 점이 자신을 닮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재밌었다.
물론 흐름상 맞는 픽션이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과 크게 달랐을 것 같지 않다.


대개 능력이 부족하고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들은 추해지기 쉽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자신이 가진 한 줌을 지키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해지는 사람들은 대체로 노력은 하지 않고,
노력의 가치를 알지 못하며 노력하는 사람들을 우습게 아는 경우가 적지 않다.
종종 위와 같은 사고를 하는 사람들을 현대에서도 마주치게 되는데
빈정거리지 않기가 아주 어렵다.



편견과 차별을 맞서며 빛나는 업적을 달성한 여성 수학자들의 이야기는 도전 앞에서 주저하고 있는 또 다른 여성에게 큰 울림과 용기를 준다.
그들이 살아온 생애와 업적, 삶의 태도는 후대의 여성들에게 중요한 역할 모델이 될 것이다.
책에서 공감이 가도록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부당함이 과거부터 이어져왔고, 사라져야 할 악습이라는 걸 독자들이 느낄 수 있게 서술했다.
또 이들의 입을 통해, 이들이 한 말을 재조명해 연대를 느끼게 하고, 의지를
일깨운다.
청소년과 도전 앞에 주저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