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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진화 - 생물학적 진화에 맞선 바이오 기술의 도전 ㅣ EBS 과학 교양 시리즈 비욘드
양은영 지음 / EBS BOOKS / 2021년 10월
평점 :

ebs books의 책은 항상 다양한 예시와 분명한 메시지로 흥미를 잃지 않게 한다.
이 책 만들어진 진화는 바이오 기술에 대한 최신 트렌드와 항상 고려해야하는 윤리적 문제 들을 다룬다.
관심이 있어도 용어들이 어렵고, 통찰을 살피기가 어려웠는데 친절하게 서술되어 있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시야가 넓어지는 걸 느꼈다.

의학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최소 7-80대까지는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시간을 살아낼 만큼 건강한 지는 잘 모르겠다.
길어진 수명만큼 우리는 충분히 젊게 살고 있을까?
또 그만큼 준비가 됐을까?
노화를 겪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병도 늘었다.
예전같았으면 마흔, 쉰이면 삶이 끝나 겪지 않았어도 될 질병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 일어나는 만성질병들부터 퇴행성 질병까지 다양하다.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점들을 이유와 근거를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또 긴 시간을 살아가면서 아픈 몸을 가지고 오래 산다면 오래사는게 축복일까?
당연하게도 수명이 늘어나며 '잘 사는 것'데 필요한 기술들은 발전한다.
노화를 막으려면 왜 노화가 일어나는지, 노화의 원인을 알아야한다.
또 장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 그 장기를 대체하여 갈아끼워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해야한다.


그 과정에서 유전자 조작을 위한 기술들이 발전하며 윤리적인 문제들도 따라온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신세계에서는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사람들이 사회를 이루며 살아간다.
우리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월등한 신체적 이점과 매력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는 삶을 꿈꾸면서도 이 소설을 보며 괴리감을 느낀다.
부자연 스럽다는 것 외에도 우리가 아는 윤리적 문제를 무의식중에 읽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유전자 조작으로 퇴행성 질병이 더 이상 질병이 아니게 되고,
질병으로 고통받던 사람들이 완치하게 된다는 점에서 유전자 조작은 환영받는다.
하지만 윤리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발전 과정에서 계속해서 잡음이 나올 것이다.
논의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음을 다시 한 번 짚고,
이미 흘러가기 시작한 과학의 수레바퀴가 우리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는 말로
논의의 필요성을 짚는다.

식습관이 급격하게 서구식으로 변했고, 상당수의 인구가 수렵 채집 활동을 더이상 하지 않는다.
수렵 채집인으로 설계되고 진화해 온 인류의 신체는 노화로 인한 문제들이 계속해 튀어나온다.
이를 이를 '문명의 질병'이라고 정의했다는 점을 알려주고 음식 중독, 성인병 등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과 장내 미생물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결과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미생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조작과 동, 식물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조작을 전반적으로 다룬다.

한 번 쯤은 학창시절에 했을 공상과학 그림 그리기 시간에 우리는 화상 전화, 내용물을 알 수 있는 냉장고, 전기 자동차, 화상 수업,의료 시스템, 복제인간, 장기를 갈아끼우는 의료 시스템등을 생각했다.
아주 같은 모습은 아닐지라도 상당수가 실현되었다.
이 책 '만들어진 진화'에서는 바이오 기술의 현 위치를 이해하기 쉽게 서술해 놓았다.
또 윤리적인 문제점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예시를 들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의학의 발전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만 달게 삼키다가 문제점을 놓치지 않도록 일깨워주는 교양도서로서 훌륭하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오 기술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따라오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