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꽃이 피면 바지락을 먹고 - 그릇 굽는 신경균의 계절 음식 이야기
신경균 지음 / 브.레드(b.read)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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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식당가를 가면 아주 맵거나 아주 느끼한 음식들이 많다. 빨간 양념의 음식들은 대체로 비슷한 맛이 나고, 검은 양념의 음식들은 비슷한 맛이 난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보단 양념을 세게 해 재료맛은 식감정도만 남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

이 책의 저자가 그릇을 구우며 가마를 옮겨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제철 음식을 이야기한다. 또 음식 재료를 구하는 일상 속에서 사람 냄새가 정겹다. 책장을 넘기면, 책을 따라 사계절을 지나며 음식들과 도예 그리고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정다움을 느끼는 휴식시간을 즐길 수 있다.



책을 따라 읽다보면 처음 보는 단어들이 나온다. 식재료기도 하고 도예에서 쓰는 단어들도 있다. 낯선 단어 옆에 적힌 설명으로 글을 읽는데에 어렵거나 느끼던 기분이 끊기지 않을 수 있었다.

책의 문단마다 사람을 대하는 저자의 따듯한 눈길을 엿볼 수 있었다.

장날에 갑작스레 보이지 않는 할머니들을 걱정하거나, 좋은 식재료로 음식을 하고, 같이 나눌 상대를 고르는 등의 모습들을 통해서.



읽으면서 정말 즐거웠던 점은 사철마다 내가 모르던 많은 제철 식재료들과 잘 먹어볼 일이 없어 존재만 알던 식재료로 어떤 음식을 하는지, 어떻게 먹었는지, 흔한 식재료라도 어떻게 요리를 하는지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단순한 레시피 북이 아니라 음식 이야기라고 했듯 음식과 관련된 일화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그 자연스러운 일화들 속에서 따듯함도 느끼고, 먹어보지 못한 식재료의 식감이나 향도 상상해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많은 것들이 공장에서 이뤄지고 자동화된 요즘 시대에서 흙을 고르고 유약에 들어갈 약토를 찾고, 밟고 물레를 찬다. 이런 전통 기법을 고수하는 모습은 고집스럽고, 철학과 예술성을 엿볼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가마를 옮기고, 흙을 찾아 다니고, 제철에 나는 음식을 꼼꼼하게 고르며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며 요리를 한다. 사진 가득히 신선함이 배어 나오는데, 먹어보지 못한 음식들도 철을 맞춰 먹겠다며 다짐하게 되고, 이미 먹어본 재료들도 본연의 맛을 살려, 제철에 다시 먹고싶다며 입맛을 다시게 된다.



자연에 감사하고, 전통을 고수하고, 또 주변 사람과 베푸는 모습을 통해 정겨움과 감사함을 배울 수 있다.

또 먹어보고 싶은 음식들도 아주 잔뜩 생겼다.

호박을 스테이크처럼 구워 먹어보고 싶기도하고, 도토리묵을 구워 먹어보고 싶기도 하다.

여주 부각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 콩잎 김치며, 비자 강정도 만들어보고 싶다.

자연에 겸손하고 재료 본연의 맛에 사람들과 함께하는 정다움 그리고 근본을 추구하는 고집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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