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아무거나 먹지 마세요
안티 투오마이넨 지음, 전행선 옮김 / 리프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알록달록하고 통통 튀는 표지가 눈에 들어온다.

제목이 사장님, 아무거나 먹지마세요.인데

사장님만 아무거나 먹는 게 아닌 것 같은데..

나도 아무거나 먹는 것 같은데 싶은 마음이 들어서 눈길이 갔다.

근데 책 소개를 보니 버섯 공장 사장인 주인공에게 일어나는 중독 사건이라

버섯을 잘못 먹었나? 근데 버섯 공장 사장이 버섯을 잘못 먹으면 어떡해 하면서

표지를 펼쳤다.



이 책이 드라마로 나온다고 해서 처음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다 읽고 나서는 엄청나게 기대가 되었다.



장편인데 3부로 구성되어 있어서

지루하진 않으려나 싶었는데

전혀.

각 부 마다 또 그 안에서 나뉘어 있는데

이야기의 전개가 휘몰아치듯이 진행되는데

과하다는 느낌도 없고 이게 말이 되나? 말이 되지 그럼. 하면서 읽게 된다.



진짜 잔잔하게 웃긴다.

나는 블랙코미디도 좋아하는데 이렇게 잔잔히 웃기는 것도 좋아한다.

처음엔 진짜 고민이 많이 됐다.

이 책이 정말 웃기고 재밌어서 사람들한테 정말 추천을 하고싶은데

뭐라고 설명해야할 지 감이 안잡혔다.

누가 이 책 어때? 하고 물어보면

아 그거 진짜 웃겨. 그 생각이 잠깐 들긴 하는데 진짜

진짜 웃겨 그 책. 하고 있을 것 같아서.



주인공이 자신에게 닥친 상황에 대해서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여기 저기에 말하고 다닐 상황도 안되거니와 사람이 참..

불타는 집 앞에서도 허허 하면서 웃을 것 같은 주인공이었다.

"이 도넛, 유머 감각이 제법이네요."하는 말이 가장 인상깊었다.

세상이 나한테 왜 이러나 싶고,

모욕적일 때, 온갖 사물마저도 나를 비웃는 것 같을 때가 생각나는 대사였다.

그런데 저걸 지나가던 노인한테 뜬금없이 웃다가 하는 말이라는게

비현실적이다. 그래서 더 공감되고.

사실 나는 이 책을 절반이 넘게 읽으면서도 제목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주인공이 사장이어서 그런가보다 했지.

흥미진진하고 휘몰아치듯이 사건이 전개되는데 진이 빠지는 것도 아니다.

중간중간 블랙코미디며, 갑작스러운 죽음들이나 대처들이 의외로 한 템포 숨을 쉬고 가는 느낌이었다.

완급조절을 잘 해준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30쪽을 겨우 남겨놓고 그제야 알게 됐다.

얼렁뚱땅 던져놓은 물건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직육면체가 된 느낌.

독살과 회사 경영권 위기 그리고 불륜이 이렇게 재밌게 전개돼서

즐거웠다.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 그가 죽음을 생각할 필요가 없을 때보다 더 거침없이 살게되고, 그의 삶에 활력이 생기는 걸 보고 씁쓸했다.

그가 자기 주장을 하고, 거침없는 행동들(시체유기가 포함은 되어있지만)을 하면서

풍부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걸 보고 잠깐 생각을 하게 됐다.

그가 죽음을 알기 전에 더 타오르듯이 살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블랙코미디와 추리가 적절하게 섞여서 손에서 뗄 수 없었다.

즐겁고 유쾌하게 읽을 소설을 찾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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