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이론의 역사와 각 이론의 장단점을 알아보기 쉽게 정리한 책. 단순한 지식의 나열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저자 장하준의 시각까지도 분명하게 읽을 수 있는 개론서였다. 경제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 심지어 중고생이라고 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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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토머스 하디 지음, 서정아.우진하 옮김, 이현우 / 나무의철학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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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를 벗기고 나면 빨간 드레스 입은 여성의 모습이... 흡사 할리퀸 소설 같은 표지가 사람을 당황시킨다. 얇은 종이 재질도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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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제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정지돈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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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가장 밀착해서 다룬 소설은 김금희의 `조중균의 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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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아였을 때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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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구로의 소설을 읽는 일은 낡고 흐릿한 등불 하나를 손에 들고 삐걱대는 어두운 계단을 내려가는 일과 비슷하다. 작가는 조용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맨 앞에서 우리를 안내한다. 그는 때때로 망설이고, 때때로 말을 흐리며, 돌려 말하고 제자리에서 주춤거리면서 우리가 계단의 가장 아랫쪽으로 내려가는 일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는 친절한 안내자인가, 무서운 무언가를 저 밑에 감추어둔 교활한 악당인가. 어쨌거나 우리는 이시구로의 점잖고 절제된 목소리에 속아 넘어가 천천히 어두운 계단 아래로 발을 내린다.



  이시구로의 소설은 무력하고 불확실한 회상기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은 언제나 이 구절을 중얼거린다. 소설 '우리가 고아였을 때'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뱅크스도 그러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은 확실히 이상한 것이었지만 나는 그 때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혹은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크리스토퍼가 회상하는 과거는 영국과 일본을 위시한 강국의 세력이 깊숙이 손톱을 박아넣은 1920년대의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한다. 중국 내 아편을 유통시켜 돈을 버는 아버지, 기독교인이자 양심있는 영국인으로서 아편반대운동에 앞장서는 어머니, 그리고 어린 크리스토퍼. 세 사람은 아버지의 회사에서 마련해준 상하이의 외국인 조계 내 집에서 살고 있다. 크리스토퍼는 이웃에 사는 일본인 아이 아키라와 즐거운 유년 시절을 보낸다.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던 그 하루 하루 중 어느 날 아버지가 실종된다. 그리고 한달 여 후, 어머니까지 실종된다. 어린 크리스토퍼는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로 영국에 사는 이모네로 보내지고 만다. 멀어지는 상하이 항구를 바라보면서 슬픔을 느꼈던 것은 잠시, 크리스토퍼는 곧 다가올 영국에서의 생활 때문에 흥분한다.

  세월이 흘러 크리스토퍼는 케임브리지를 졸업한 신사가 되고, 이모의 유산까지 물려받아 경제적인 풍족함에 더해, 유능한 탐정으로 이름을 날리며 런던 사교계의 총아가 된다. 세계에 또 한 번의 거대한 전운이 감도는 1930년대 말, 크리스토퍼는 드디어 오랫동안 미뤄온 그 일 - 사라진 부모님을 찾고 세계를 어지럽히는 뱀 같은 존재를 처단하는 일생 일대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상하이로 돌아온다.



  마치 추리소설과 같은 스토리다. 잘생기고 똑똑하며 재산까지 갖춘 영국의 신사. 그러나 그를 감싸고 있는 ‘실종’ 이라는 어두운 그림자. 수수께끼 같은 미모의 여성. 그리고 좀처럼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악당 ‘노란 뱀’까지. 이쯤 되면 전형적인 영국의 추리소설이라고 할만 하다. 독자는 탐정 크리스토퍼-셜록 홈즈의 옆에 선 왓슨처럼 그와 함께 일련의 사건들을 좇게 된다. ‘우리가 고아였을 때’의 매력은 이와 같은 서스펜스 설계에 기인한다. 크리스토퍼가 찾아 헤매는 부모님은 어디에 계신 것인지, 유년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 아키라는 어디에 있는지, 크리스토퍼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두 여자 - 세라와 제니퍼는 결국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 독자는 시종일관 촉각을 곤두세우고 독서-추적 행위에 열을 올리게 된다.



   소설이 이렇게 멋진 추리소설로 완성된다면 얼마나 다행이었을까. 명탐정 크리스토퍼는 사라진 부모님을 찾고 매력적인 여성들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고 안전한 삶으로 귀환한다는 내용이라면 독자는 만족스럽게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토퍼의 삶은 그렇게 순탄하게 굴러가지 않는다. 그의 추적은 끊임없이 방해받고, 지연된다. 그는 길을 잃고, 상하이의 전투는 격렬해지며, 불확실한 증언에 기초한 그의 모험은 가장 깊고 어둡고 위험한 곳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는, 지난 십팔 년의 세월을 어떻게 기다려왔던 것일까 의아해질 정도로 맹렬하게 그 모험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자 한다. 크리스토퍼-홈즈의 노련한 솜씨게 감탄하며 상하이까지 따라오게 된 우리 왓슨들은 이쯤에 슬슬 당혹감을 느낀다. 소설의 후반부에 다다르면 독자는 크리스토퍼가 너무나 즉흥적이고 제멋대로로 변해 깜짝 놀라게 된다. 부모님이 실종된 지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도 부모님이 아직도 억류된 그 집에 살아 계실 것이라고 굳게 믿는 그는, 마치 그가 처음 부모님을 잃었던 아홉 살 소년이었을 때로 돌아간 것처럼 철없는 어린아이 같아 보인다. 격전 중인 상하이의 토끼굴을 헤집고 기어이 자기 부모님을 찾아 달라고 일본인 장교에게 화를 내는 모습, 우연히 발견한 일본인 병사를 자기 친구 아키라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그의 모습을 보면 크리스토퍼는 마치 시간을 거꾸로 달리는 것처럼 점점 더 어린아이로, 어린아이로 돌아가, 유년의 가장 깊고 내밀한 안으로 파고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그리고 그 유년은 소설의 전반부에서 그가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회상한 것처럼 따뜻한 것도 정의로운 것도 아니었다.



  그리하여 독자는 마침내 크리스토퍼와 함께 그 ‘집’에 당도하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기이할 정도로 전쟁과 무관한 듯, 아름답고 꼿꼿해 보이는 그 집은 사실은 집 뒷편에서 날아오는 포탄을 맞아 외벽만 멀쩡하게 서 있을 뿐 뒤편은 산산이 무너져내린 집이다. 사람들의 시체가 뒹구는 집. 모든 것이 불타버린 집. 그리고 피 흘리는 소녀가 철없게도 죽은 부모 대신 다친 강아지를 안고 눈물을 흘리는 가여운 집이다.크리스토퍼는 이곳에서 마침내 모든 것을 ‘결정적으로’ 잃는다. 그가 그리워 했던 친구 아키라는 배신자가 되고, 부모의 시체는 잔인하게 조각나 널려 있으며, 그가 그토록 단단하고 온후하게 믿어 왔던 그의 유년기는 무너진 폐가가 되어 그의 앞에 선다. 그리고 ‘노란 뱀’. 크리스토퍼가 만나게 되는 ‘노란 뱀’은 사실 이 폐가에서의 깨달음의 에필로그에 지나지 않는다. 그가 믿었고, 믿고 싶었던 모든 것, 심지어는 자기 자신조차도, 믿어야 했던 것은 아무 것도 없었던 것이다.



  크리스토퍼는 잃어버린 그 무엇을 자기가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유년의 토끼굴 속으로 들어갔다. 독자 또한, 무언가 우리가 오랫동안 찾아 헤맸던 것이 거기에 있으리라 믿고. 그것을 향해 등불을 들고 어두운 계단 밑으로 내려간다. 그 믿음은 때로는 몹시 턱없어서, 그 아래엔 깨끗한 테이블과 따뜻한 수프와 우리가 그리워 했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그 무언가를 찾아 헤매었을 때. 무언가를 믿고, 믿어 의심치 않고, 그것을 향해 등불을 들고 나아가던 그 끝에서, 이윽고 등불은 깨어진다. 그쯤에서 우리는 우리 곁에 아무도 없음을, 나를 여기까지 친절하게 안내해준 목소리는 이미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홀로 남았음을 깨닫게 된다. 그 ‘목소리’의 다정함과 꼼꼼함을 의심하고, 그가 말한 모든 것을 의심하고 회의할 수밖에 없게 된다. 불 꺼진 지하실에 홀로 서서 나를 이 곳까지 데려온 '그'가 사라진 이 적막함 속에, 여기까지 오게 된 모든 길들을 가만히 반추해보게 만드는 것. 우리는 처음부터 고아였고, 앞으로도 계속 고아일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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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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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 대한 신랄하고 비판적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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