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 - 바이킹에서 이케아까지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시리즈
김민주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인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이상향'을 가슴 깊숙히 품고 산다. 그곳이 실존하지 않고 마음으로 짓고 허무는 신기루이든, 언젠가는 가서 살고싶은 지도상의 한 점이든, 어깨 위 삶의 무게가 고달프고 무겁게 느껴질 때면 우리는 이상향을 떠올리며 잠깐의 안도와 휴식을 맛본다.

 

 북유럽은 내게 있어 이상향이다. 북유럽은 늘 왠지 지도 위에 모습은 그려져 있지만 실제로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나라 같은 느낌을 풍기는 지역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어린시절 처음 접한 북유럽의 이미지가 인어공주를 쓴 안데르센, 산타할아버지와 루돌프 사슴이 사는 곳이라는 동화적인 분위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외에도 특이한 형태의 배를 타고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바이킹, 반지의 제왕으로 이어지는 북유럽의 신화 등 모두 현실적이기 보다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여행하는 몽환의 영토였다.

 

 결정적으로 북유럽이 이상향으로 고정되어버린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읽고서이다. 소설 속 주인공이 과거의 매듭을 풀기위해 친구를 찾아간 곳 핀란드. 끝없이 눈이 내리는 삼나무 숲에 둘러싸인 호수가 있고, 물결이 뱃전에 찰랑대는 소리를 들으며 벽난로가 있는 거실에 앉아있노라면, 순간이 영원 같고 영원이 순간일 것 같은 느낌. 그곳에 앉아 지나온 생을 다 내려놓고 담담하게 삶의 비의를 깨달을 수도 있으리라는 동경.

 

 그런 북유럽이 얼마 전부터 실생활에서 가깝게 살아나기 시작했다. 북유럽풍의 인테리어라는 말이 인터넷에서 넘쳐났으며 북유럽의 작가들이 미스터리나 스릴러물로 우리를 매혹시키고 있다. 이러한 때에 그저 이상향으로 존재하던 북유럽을 현실 속의 세계로 인간들이 생활하는 삶의 터전으로 사고의 전환을 가져다 준 책이 바로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이다.

 

 트렌드 및 마케팅 컨설팅 회사의 대표로 최근들어 이슈가 되고 있는 북유럽, 이케아, 창조 경제론을 주제로 많은 강의를 한 저자가 북유럽에 대한 일반인들의 높은 관심도에 호응하여 북유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펴낸 책이다.

 

 북유럽 5개 국가에 대한 소개일 것으로 예상한 것과는 달리 역사, 경제, 사회, 문화, 지역으로 나누어 국가 간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소개하는 형식이 신선하고 좋았다. 여기에 50개의 키워드를 등장시켜 다양하고 입체적인 시각에서 북유럽을 바라볼 수 있도록 틀을 짜놓았다.

 

 북유럽하면 떠오르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언어와 인종, 역사 속에서 약탈자의 이미지로 굳어진 바이킹들의 진면목, 반지의 제왕의 모티브가 된 북유럽 신화 등으로 역사를 이야기 한다.

 정부와 국민들의 공감대와 신뢰도가 잘 형성되어 세금을 많이 내도 그것이 복지수준으로 되돌아 오고 높은 남녀평등 의식을 가진 사회수준을 이야기 한다.

 어린이들의 영원한 친구 안데르센, 팝 음악의 역사에 길이 남을 록그룹 아바, 절규의 화가 뭉크, <인형의 집>으로 여성의 인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입센, <죽음에 이르는 법>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 그리고 스릴러물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소개한다.

 인지도 높은 레고, H&M, 이케아, 볼보, 로얄 코펜하겐, 일렉트로룩스들이 말해주듯이 북유럽 기업들의 경쟁력은 세계적이다.

 바이킹 전성기의 역사와 젊은이의 문화 축제로 유명한 덴마크의 로스킬데, 미국 속의 덴마크 솔뱅, 산타클로스 마을로 유명한 핀란드의 로바니에미 등 독특한 매력을 지닌 지역들을 소개한다.

 

 50개의 키워드를 아주 재미있고 쉽게 읽다보면 저 멀리 이상향으로 존재하던 북유럽이 나도 모르게 실생활 곳곳에 이미 들어와 있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된다. 이미 주위에 스며들어와 있었으나 실체를 알지 못했던 지구상의 매력덩어리, 북유럽.

 

 형형색색 다채로운 북유럽의 얼굴과 숨결과 향기를 만지고 느끼고 맡을 수 있어 즐거웠던 시간

 

 이제 북유럽은 환상 속의 이상향이 아니다

 

 높은 정치, 경제, 문화수준을 자랑하며 살아 꿈틀대는 인간들의 삶의 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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