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자들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유시 아들레르 올센 지음, 김성훈 옮김 / 살림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추리소설을 읽을 때면 늘 두 가지 감정이 사로잡히곤 한다. 추악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추적해 가는 수사관들의 능력에 감정이입 되어 손에 땀을 쥐고 가슴 두근거리다 마침내 범인을 밝혀내고 잡을 때면 통쾌감과 안도감을 느낀다. 다른 하나는 실제로 이런 범죄가 일어날까봐 두렵고 편치 않은 마음이 든다. 나날이 삭막하고 황폐해져 가는 세상, 물질만능주의의 현실에서 추리소설에서 만 보던 많은 범죄들이 실제로 저질러지게 되었지만 제발 이 책 속에서 일어난 일만은 그냥 소설로만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첫 장부터 등장하는 인간사냥, 말그대로 인간사냥꾼들이 인간을 사냥하는 것이다. 가끔 케이블 티비의 영화에서 본 적은 있지만 오로지 최상류층들이 순간의 쾌감을 위해 인간을 사냥한다는 것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반인륜적인 행위이다. 특히 살인범죄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그래도 범죄동기에 따라 동정과 안타까움을 이끌어낼 때도 있다.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닌 가진 자들이 권력과 돈을 이용하여 오직 자신들의 욕망과 스트레스를 푸는 쾌락의 도구로써 살인을 저지른다면 그래서 이들이 바로 광기어린 인간도살자들이라면 인간이기를 포기한 그들에게 이성을 지닌 인간으로서 할 말을 잃을 뿐이다.

 

 2012 배리상 최우수 작품상에 빛나는 덴마크 추리소설 작가 유시 아들레르 올센의 미결 사건 전담 특별수사반 Q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인 이 책은 특히 추리소설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서사 구조가 탄탄하여 엄청난 분량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빠져들게 하는 흡인력을 지니고 있다.

 

 현재 발생한 사건이 아닌 이십여 년 전 일어난 잔인한 오누이 살인사건 그것도 범인이 자수하여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수사반의 명콤비 칼 뫼르크와 아사드 그리고 신입 로즈가 숨겨진 배후와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현재 덴마크의 최상위 엘리트 계급의 중심인물들이 관련이 있음을 알게된다. 어마어마한 병원재벌, 유럽 패션계를 주도하는 유명 디자이너, 덴마크 주식시장의 큰손인 이들은 기숙학교 시절부터 어울려 마약, 폭행 등 잔혹하고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러 왔다. 그리고 원래는 이들과 한패였으나 부유한 인생을 뒤로하고 길거리에서 노숙하며 오히려 이들에게 복수하려는 의문의 여인 키미가 사건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뒤로갈수로 숨막히게 만드는 생생한 묘사력과 극적인 전개력은 북유렵 최고의 천재 추리소설가라는 작가의 명성이 사실 임을 말해주고 있다. 

 

 작가는 권력과 돈에 파묻혀 인간성을 잃어버린 광기어린 인간 군상과 진실을 파헤쳐 정의를 실현하려는 수사반의 대결구도를 통해 우리 삶의 진정성과 인간의 품격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갖춰야할 인간의 소양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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