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미안해
채복기 지음 / 문이당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 책제목이 더 뭉클해졌다. ‘여보 미안해’라는 이 말은 부부가 서로에게 해주는 말일 것이다. 이 책은 해피엔드가 아닌 새드엔드이다. 집을 나가버린 아버지가 결국 시신으로 돌아오게 되어버린, 작가의 에필로그를 보면 왜 작가가 이 책의 결말을 새드로 했는지가 잘 나타난다. 잊어버리고 살아왔던 아버지를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꼭 말하고 싶었다나는 작가의 말이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다. 가족은 사랑의 공동체라고 표현한다. 작가가 정의해 놓은 사랑과 좋아하는 것의 차이를 읽고 가족의 사랑이 명쾌하게 정리된다. 사랑하는 것은 모든 고통을 인내하고 끌어안는 것이고, 좋아하는 것은 상대방의 고통과 감정을 배제한체 내가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것이다. 채복기 작가가 진정으로 독자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은 가족은 사랑의 공동체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싶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대한민국이 IMF 때부터 늘 접해오던 40대 가장이 명퇴를 하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특별한 전문직종이 아닌 일반 회사에서 책상에 앉아 일만 처리하던 40대가 명퇴를 하게되고 아무리 많은 곳에 이력서를 넣어 봐도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는 현실... 결국 모아둔 돈과 퇴직금을 들고 힘찬 창업을 꿈꾸지만 경험이 없어 실패하게 된다는 이야기... 얼마 전 뉴스에서 창업이 사상 최대이며, 폐업 또한 사상 최대라는 소식을 보았다. 책의 주인공 역시 이 뉴스의 주인공이다. 있는 돈 없애고 취직은 안 되고, 결국 돌아오는 것은 가정불화이다. 이 가정불화를 이기지 못해 순간적인 가출을 하게 되고 어떻게 해서든 일어서 보려 하지만 수많은 장애물로 인해 결국을 죽음 맞이하게 되는 아버지, 그리고 두 딸을 데리고 무엇이든 해보려하는 어머니의 안타까움과 현시대가 얼마나 여성에게 박하고 여자혼자라는 타이틀이 무거운 짐이 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읽으면서 내내 이 가족 모두가 맘에 들지 않았다. 너무나 무능력한 아버지, 나약한 어머니, 맘만 앞서는 딸... 사랑의 공동체가 아닌 나약한 공동체였다. 사회가 이렇게 만들었다고 하기엔 먼가 어설픈 곳이 많다. 그러나 어쩌면 이것 또한 나약한 우리 사회의 현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가족은 어렵고 힘들 때 서로를 보듬어 안고 진정한 사랑의 고통을 끌어 않고 이겨내는 것이 아닌 좋아하는 가족에 행복을 선사하고 싶어하는 가장이 가출 전에 이미 붕괴된 가정 같아 보였다. 작가가 말했듯이 사랑과 좋아하는 것이 차이는 엄연히 틀리다.

 

책을 읽고 아버지의 소중함,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기 보다는 내가 현재 가족을 어떠한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지를 되돌아 보게 했다. 가족에게 마저 이기주의로 빠져 나를 도와주는 사람으로만 여기게 되는 붕괴되어진 가족이 되어가고 있지 않은지를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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