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 - 인류의 문화, 충돌, 연계의 빅 히스토리
타밈 안사리 지음, 박수철 옮김 / 커넥팅(Connecting)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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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이전이지만 이 출판사 관계자가 책을 칭찬하는 글을 올리며 사진에 책의 본문중 인상깊었던 구절을 담았길래 읽어보았다. 

"혈족 관계의 우월성이 무너지기 시작한 서양에서, 기계의 등장과 사기업과 회사와 법인의 출현, 즉 의도적 행동에 나설 수 있는 금전 덩어리의 출현은 동시에 일어난 현상이었다.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초래했다고 말할 수 없다. 두 가지 현상은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일어났고, 분명히 상승작용을 일으켰을 것이다. 역사를 다룰 때는 인과관계를 논하기보다 파급효과를 염두에 두는 편이 낫다."
 
경악할만한 문장이었다. 의도적 행동에 나설 수 있는 금전 덩어리'라니?  무슨 의미인지 하나도 이해되지 않아 자괴감이 들 정도였는데 영문 원서의 내용을 읽곤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


In the West, where the primacy of kinship began eroding, the rise of the machine coincided with the emergence of private enterprise, of companies and corporations, of blocks of money capable of willful action. Who’s to say which caused what? These things were all happening at the sme time in the same milieu, no  doubt reinforcing one another. When it comes to history, instead of talking about causality, we’re better off thinking in terms of ripple effects.


위에서 얘기한 '금전 덩어리'는 원서엔 blocks of money로 '대규모 자금'을 뜻한다. 'milieu'도 '장소'로 번역하는 것은 이상하다. 이정도의 번역품질이라면 이 책은 그냥 원서로 보는 편이 낫다.  고등학생이라도 의아하게 생각할 문장을 출판사 책임자는 자랑스럽게 올려놓은 부분도 생각해볼만 하다. 번역이 잘못된 것을 걸러낼 역량이 없다는 얘기다.  이미 이 출판사에서 나온 '폭군'과 '유러피언'은 수많은 오역과 오타로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런 책이 세상에 나오기전에 독자들에게 미리 알릴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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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드 2020-07-14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몹시 읽고싶었는데 번역이 엉망이군요. 원서로 읽자니 영어실력이 안되고...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