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고전 강의 - 오래된 지식, 새로운 지혜 고전 연속 강의 1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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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국의 교양있는 시민으로 살기 위한 지침서. 깔끔하게 살다 죽고 싶은 이들의 삶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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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 주식투자에서 상식으로 성공하는 법, 완전개정판
피터 린치.존 로스차일드 지음, 이건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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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린치"를 읽었다. 요즘 삼양식품을 보면서 다시 린치가 떠올랐다. 피터 린치의 책을 보면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는 필수소비재 중에서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내는 종목에 대한 투자 이야기가 많다. 실제로 피터린치는 '갭', '타코벨', '바디샵','레그스' 나 '던킨' 등의 회사로 큰 수익을 얻었다. 그리고 이런 투자 아이디어는 가족과 주위 사람들을 통해 얻었다.

P33 레그스나 던킨 도너치 같은 낯익은 업체에 투자할 때 스타킹을 신어보거나 커피를 맛보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이 행하는 것과 같은 전문적인 기업분석을 행하고 있는 셈이 된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월스트리트에서 알기 전에 당신이 먼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당신 주변에서 던킨도너츠의 프랜차이즈점이 8개나 들어서는 것을 보았다면, 메릴 린치사의 요식업 전문 분석가가 그 종목을 추천하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지 않은가?

사실 처음 읽을때는 미국과는 다르게 내수시장도 작고, 주요기업들이 이미 과점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그다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소주는 '시원'밖에 모르던 부산에서 좋은데이는 극적인 시장 점유율 변화를 보여주었다. 2006년 좋은데이가 출시되고 시내에서 젊은층 위주로 좋은데이를 많이 먹기 시작했고, 2010년 들어서부터 어르신들도 좋은데이를 먹기 시작하면서 급격히 점유율이 올라가기 시작했다.이건 엄청난 투자 기회인데도 시장은 빨리 알아차리지 못하고, 주가 상승이 미미했다. 기존 업체와 점유율 싸움을 하는시기에는 영업비용이 크게 증대 되기 때문에 이익이 빨리 늘지 않기 때문이다. 2010년에 롯데까지 부산소주시장에 가세하면서 3사가 소주를 공짜로 마구 뿌려댔기 때문이다. 이 당시 시내에서 돈 주고 소주 사먹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소주 회사들의 판촉경쟁이 마무리 되고 점유율이 안정적으로 다시 늘기 시작하면서 영업이익이 폭증했고, 주가는 이에 정말 드라마틱한 모습으로 올랐다.

 

 

언제부터인가 농심라면을 사먹는 것은 구린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던때부터 삼양식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팔도에서 출시한 꼬꼬면의 성공과 맞물려,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 역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 두제품의 성공은 역시 먹을만한 라면을 만들어 냈다는데에도 있겠지만,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농심이 "신라면 블랙" 등의 개짓을 하는 것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소비자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나가사끼 짬뽕역시 출시 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좋은 호평을 보였으나, 역시 주가는 빠르게 반응 하지 않았다. 라인 증설등의 설비비용 증가로 삼양식품의 이익 증가가 그렇게 빠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가가 제 가치를 찾아가는 것은 긴 기다림 끝의 짧은 순간에 이루어진다.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내는 히트 상품 중에 발견할 수 있는 좋은 투자 기회가 많다. 그 유행이 이익으로 반응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그 이익이 눈앞에 다가와야지만 비로소 증권업종사자들이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에 애초 관심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요즘 사업보고서 한번 읽어 보지 않고 있었다. 난 요즘 대체 멀하고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든다. 2009년에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등하던 시기에 중국, 일본인 관광객이 쏟아져들어와 중저가 상품에 대한 판매가 급증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 때 이미 나도 남포동 '미샤' 매장에 일본인들이 많은 것을 보았다. 하지만 미샤는 당연히 상장사가 아닌줄 알았고, 한참 후에야 미샤가 '에이블씨앤씨'란 이름으로 상장되어 있는 것을 알았다.

 

 

무지를 한탄할 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 후 매일 눈에 띄는 모르는 회사들의 사업보고서를 꾸준히 읽어 오던 습관도 어디로 사라져 버렸다. 음 나는 요즘 무엇을 하고 있는가..

P46 뉴턴이 " 내가 남들보다 멀리 내다본 게 있다면 그건 단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다." 라고 한 말을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았다.

새삼 이 말이 깊게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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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숏 Big Short - 패닉 이후, 시장의 승리자들은 무엇을 보는가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미정 옮김 / 비즈니스맵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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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인 투자문제부터 분석해야 했다. 모기지 채권의 여러층이나 조각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채권을 공매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주식이나 채권을 빌려야 공매도 할 수 있었는데 모기지채권들의 조각은 너무 작아서 찾을 수가 없었다. 서브프라임모기지채권시장 전체가 멸망할 것임을 확신한다 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주택을 공매도할수는 없다. 풀트홈스나 톨브라더스 같은 주택건설회사들의 주식은 공매도할 수 있었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간접적이며 위험한 방법이었다. 주가가 지나치게 오랫동안 계속 올라서 재정상태가 악화될 우려가 있었다.
 올바른 분석과 판단이 무조건 좋은 결과를 가져 주는것이 아니다. 2005년 부터 미국 주택시장에 경고를 보내는 이들이 많았고, 2006년에 근거있는 비관론이 많았고 결국 미국주택시장은 붕괴했다. 그렇지만 2006년에 미국 시장의 붕괴를 예상하고 주식을 공매도하는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레버리지 공매도자라면 아마도 2007년의 초강세장에서 아마 패배자의 모습으로 시장에서 퇴출되었을 것이고, 레버리지가 없더라도 누군가에게 성과를 평가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역시 마찬가지 였을것이다.

그러던 중 마이클은 신용부도스왑(CDS)라는 상품을 발견했다. 당시 마이클은 미국 채권시장의 발달과 1990년대 중반에 JP모건에서 개발한 최초의 기업 신용부도스왑에 관한 책을 읽고 있었다. 특히 은행들이 신용부도스왑의 필요성을 느낀 이유를 설명하는 구절이 마이클의 주의를 끌었다. 사실 제너럴일렉트릭의 부도위험을 회피하는 최상의 방법은 애초부터 제너럴일렉트릭에 대출을 해주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은행은 장기고객과의 관계가 소원해질까봐 두려워서 제너럴일렉트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과도한 대출을 해준다. 이런 상황에서 위험회피 수단으로 탄생한 상품이 신용부도 스왑이었다. 
 이번 금융위기에서 한국의 CDS 프리미엄의 태국보다 높은 것을 들면서 CDS 프리미엄의 불합리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CDS프리미엄 결국 시장의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의 높았던 것은 한국의 부도에 대한 배팅이 아니라 그만큼 한국에 투자된 자금이 많았고 그 자금들에 의한 헷지수요가 많았으나.. 금융시장의 경색으로 CDS 보험을 신규로 판매할 공급자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신용부도스왑을 구매하면 마이클의 원대한 계획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타이밍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2005년 초반 서브프라임모기지대출이 모두 부실해질 것임을 마이클은 직감했다. 하지말 이자율이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되었고 2년 동안 고정되었기 때문에 대출부실사태가 발생하기 까지는 2년이 걸릴터였다.서브프라임모기지는 거의 언제나 변동금리를 채택했지만 대체로 2년간은 고정금리 형태의 티저금리를 제시했다. 그래서 2005년 초부터 2년간 6퍼센트의 고정금리였던 모기지의 금리가 2007년에는 11퍼센트로 상승해 연쇄부도가 사태가 발생한다.
 왜 시장이 2006년이 아닌 2007년에 무너졌는가에 대해 가장 핵심을 관통하는 설명이 아닐까..

문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채권의 신용부도스왑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마이클은 서브프라임모기지채권의 신용부도스왑상품을 출시하라고 대규모 월가 회사들을 부추겨야 했다. 그렇다면 어떤 회사를 부추겨야 할까? 보험의 가치가 발생하자마자 파산할 은행에서 보험을 구매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었다. 홍수보험을 구매했으나 홍수가 발생하였을때 그 보험판매자가 떠내려가고 없는 사태에 처할수 있기 때문에 마이클은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라더스에는 전화조차 하지 않았다. 다른 회사들 보다 모기지채권시장에 더욱 깊이 관여한 회사들이기 때문이었다.
콘윌캐피털은 '차고 창설 헤지펀드' 였기 때문에 베어스턴스는 콘월캐피털에 담보를 내놓을 필요가 없었다. 결국 콘월캐피털은 베어스턴스한테서 도박 빛을 받지 못할 위험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었다. 콘월캐피털은 베어스턴스가 서브프라임모기지채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그 사업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 베어스턴스는 위험이 낮은 중개업체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기계를 돌리는 엔진으로 변모했어요." 2007년 3월 콘월캐피털은 베어스턴스에 대한 1억 500만 달러 규모의 신용부도스왑을 영국 은행 HSBC 에게서 구매했다.
 콘윌캐피털의 투자는 분명 현명한 투자였다. 서브프라임 CDS에 엄청난 기회가 있음을 알아차렸지만 거래규모가 작은 자신들과는 거래해주는 은행이 없어 겨우 거래한것이 베어스턴스였던 것이다. 그들이 그래도 대형은행인 베어스턴스를 정부가 어떻게 해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만을 하고 있었다면 그들 역시 올바른 투자를 하고도 같이 무너져 내렸을 것이다. 올바른 분석과 그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다면  그 다음 할일은 더 바보인 곳을 찾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마이클이 채권부도에 배팅하기 위해 그에 적합한 채권을 찾는데도 도이체방크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채권들을 모두 동일하게 취급했기 때문이다. 보험가액은 독자적인 분석이 아니라 신용평가기관에서 책정한 채권등급에 따라 일괄적이였다. 심지어 골드만삭스가 질낮은 모기지채권들을 나열한 긴 목록을 보내며 마음껏 골라보라고 했다. 계곡에 위치한 집의 홍수보험을 산꼭대기에 자리한 집의 홍수보험과 동일한 가격에 구매하는 것과 같았다.
 보통 공매도 투자들은 시장에 해악을 끼치는 투기자로 오인되곤 한다. 하지만 시장의 무지를 알아차리고 그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가치투자자들이다.

 2005년 6월 후반에 마이클은 골드만삭스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거래규모를 건당 1억 달러로 키울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마이클은 그 제안에 응하고 나서 골드만삭스가 최초 판매자가 아님을 알았다. 골드만삭스는 지급불능상태의 미국인들 수백만명이 주택담보대출금을 상환한다는 불확실한 가능성에 배팅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중계만 해주고 막대한 수수료 수입만 올렸을 뿐이고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더들은 15억달러에서 30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채권시장의 기준으로 봐도 숨넘어갈만한 액수였다. 마이클도 3년이 지나서야 그 기업의 정체를 알았다. 그 당사자는 바로 트리플 A등급의 보험회사 AIG, 정확히 말하자면 AIG FP  라는 AIG계열사였다
 결국 이번 금융위기로 무너져내린 회사들은 금융위기의 희생양들이 아니라 금융위기를 만들어낸 당연히 망해야 될 회사들이 망한 것, 제로섬게임의 도박장에서 결국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이는 하우스 주인일 뿐, 처음에는 하우스 주인일 뿐이였던 월가의 회사들 중 탐욕을 참지 못하고 하우스에 열광적으로 뛰어들었던 회사들이 결국 모두 망했다

채권시장에서 수익을 짜내는 월가의 최신기법은 몇가지 의문점을 낳았다. AIG FP의 트레이더들도 분명 영악하기 짝이 없었을텐데 왜 그런일을 했을까? 시장내부자들의 마음을 제일 먼저 점령한것은 " 어떻게 하면 골드만삭스처럼 할 수 있을까?" 였을 것이다. 특히 도이체방크는 골드만삭스가 제일 먼저 그와 같은 노다지를 찾아내자 수치심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골드만삭스가 GE의 증권을 좋게 평가한다고 해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아요. 하지만 무디스가 GE의 증권의 등급을 낮추면 그 여파가 엄청나죠. 그런데 왜 무디스 직원은 골드만삭스에서 일하고 싶어할까요? 그들은 자신들의 업무를 정당화할 만큼만 알고 그 이상은 모르는 사람들이였어요. 리먼, 베어스턴스, 골드만삭스 사람들이 신용평가 기관들의 모형에서 허점을 찾아내어 큰돈을 벌고 있을음 알지 못했어요
 모든 월급쟁이에게는 지금의 성과가 가장 중요하고 이런 문제는 장기적으로 큰 불균형을 낳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누적된 문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 들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다르게 볼 수 있어야만 비로소 투자자로서 바로 설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동네에서 게임을 주도하는 골목대장이었다. 반면 메릴린치는 무리에 끼게 된 것만으로도 기뻐서 다들 꺼려하는 일을 맡는 작고 통통한 아이였다. 스티브가 보기에 그들은 크랙더휩(한줄로 늘어서 손에손을 잡고 움직이다가 선두자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뒷사람들을 이탈시키는 놀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2007년 1월 말, 서브프라임모기지채권, 또는 그 채권으로 구성된 ABX 지수의 가격이 하락했다. 채권 가격은 처음에 서서히 하락하다가 급락했다. 6월초에는 채권 본래 가치의 30%이상이 소실되었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트리플 B등급 서브프라임채권들로 구성된 CDO의 가치도 당연히 하락해야 했다. 하지만 그런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2007년 2월과 6월 사이에 월가의 대형 회사들은 메릴린치와 씨티그룹의 주도하에 5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CDO를 발행하고 판매 했다. 월가 회사들 , 특히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라더스는 시장의 안정성을 증명해주는 채권시장 조사 결과를 계속 발표했다. 시장은 지상에 묶인 거대한 헬륨풍선과 같았다. 각각의 회사들은 자신이 아무리 세게 밧줄을 잡아당겨도 결국 풍선은 하늘로 올라갈 것임을 차츰 깨달았다.
 CDS투자로 서브프라임 시장 붕괴에 배팅했던 이들은 헷지펀드 운영자들이였고 CDS 투자는 매년 프리미엄 지불이라는 비용을 수반하는 투자였다. 게다가 그들에게 CDS를 판매한 상대자는 다름 아닌 세계 금융계를 주무르는 월가의 대형투자은행이였고 월가는 시장조작을 통해 그들에게 적절한 평가 이익을 제공하지 않았다. 위기는 숨긴채 호구들을 주식시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유동성의 힘으로 말아 올린 2007년의 강세장에서 그들은 엄청난 투자자들의 비난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결국 성공하게 만든 건, 자신의 투자에 대한 완벽한 믿음과 뼈를 깍는 인내 뿐이였다

 JP모건은 CEO 제이미 디몬의 지시에 따라 2006년 늦은 가을에 그 시장을 버렸다. 6월에 베어스턴스의 헤지펀드가 도산했을 때 베어스턴스의 밧줄이 끊어졌고, 풍선이 지상에서 날아 올랐다. 골드만삭스가 서브프라임 시장에서 손을 뗀 시기가 매우 흥미롭다. 골드만삭스는 2006년 12월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와 거래했던 월가 대형회사들의 트레이더들은 골드만삭스가 2007년 봄과 초여름까지도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골드만삭스는 집이 불타기 전에 집을 떠난 것이 아니였다. 다만 화재가 발생했을 때 제일 먼저 비상구로 빠져나간 다음에 문을 닫았을 뿐이다. 
 JP모건의 경우 서브프라임 시장에 씨티나 골드만에 비해 적극적으로 발을 담그지 않았고 그래서 업계 순위에서 씨티와 골드만에 밀렸었다. 하지만 그 선택이 금융위기에서 한발 비켜설 수 있게 만들었고 경쟁자가 없는 1위가 되었다. 

 허블러는 모건스탠리의 자산담보부증권 거래를 맡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회사의 배팅을 책임졌다. 모건스탠리 내부에서 서브파라임 주택담보대출은 전성기를 누렸다. 모건스탠리는 기업대출에 사용했던 금융기술을 소비자대출에 확대 적용한 선도자였다. 2004년 말, 허블러는 서브프라임모기지채권을 점차 냉소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채권의 하락에 배팅하는 기발한 방법을 찾고 싶었다. 모건스탠리는 허블러에게 자기계정거래를 할 수 있는 프랍트레이딩 그룹(GPCG)을 꾸려주었고 허블러는 트리플 B 서브프라임 CDS에 크게 투자 했다.. 이 투자는 언젠가는 2억 달러의 순수입을 올려줄 투자임이 분명했다. 그런데 성가신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와 같은 보험계약의 프리미엄이 GPCG의 단기수익을 잡아먹는다는 것이다.
 허블러는 보험 운용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트리플 A 등급 서브프라임 CDO에 대한 신용부도스왑을 일부 팔아서 프리미엄을 받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위험도가 트리플 A등급의 프리미엄은 B등급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다는 문제가 있었다. 허블러는 160억달러에 달하는 CDO의 트리플 A등급 트란셰에 대한 CDS를 판매했다. 결국 허블러의 이 거래는 모건스탠리에 90억 달러이상의 손실을 끼쳤고 월가 역사상 단일거래 최대 손실이였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있는 내용이 바로 모건스태리를 망하게 만든 이 허블러라는 사람이다. 허블러는 분명 서브프라임 시장에 대해 비관적인 올바른 방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 주택 시장의 전체 붕괴가 아닌 신용도가 낮은 시장의 붕괴만을 생각했고,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신용도가 높은 트리플A는 롱포지션을 취하고 신용도가 낮은 트리플B에는 숏포지션을 취하는 일종의 롱숏전략을 사용했고, 이후 시장의 위험을 감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평가손실을 확정지을 용기가 없어 결국 단일거래 최대손실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투자라는 것이 100번의 성공도 한번의 실수로 모든것이 무너질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완전하게 정리가 되지 않던 서브프라임 사태가 이제서야 머리속에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자본주의 세상은 모든것은 폰지이다. 그것이 정부의 허가를 받으면 금융이 되고 허가를 받지 못하면 사기가 될뿐이다. 도살장에 가장 먼저 끌려 들어가는 돼지가 되지 않을려면 결국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하고 올바르게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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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서 더 강한 기업, 스즈키
스즈키 오사무 지음, 김소운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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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오사무 회장이 사장에 취임하던 1977년,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한 신형엔진 개발실패를 딛고 알토를 출시하던 그 때부터 지금까지 스즈키의 주가는 얼마나 올랐을까. 책을 읽는 내내 스즈키의 주가 차트가 궁금했다. 5년 이상의 차트를 구할 수 없어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증권투자자들이 꿈에 그리는 그런 모습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위대한 성장을 하는 기업을 발굴하여 장기 보유하는 것, 불가능한 일이기에 더욱 가치 있는 꿈이다.
 스즈키의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점은 스즈키의 경차시장 점유율을 1위로 끌어올린 알토의 개발, 일본의 한 중소기업이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과 협력하게 된 GM과의 제휴, 그리고 글로벌 노선의 초석이 된 인도와의 만남이다. 오사무 회장은 특별한 어떤 통찰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 때의 순간에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사실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주류의 시각과 다른 곳을 보았다는 것이다. 알토를 출시하던 당시 일본은 버블이 꺼지기 전의 고도성장기에 있었고 체면을 중시하던 일본문화 맞물려 경차시장은 거의 소멸지경이였다. 경쟁자들이 경차 시장에서 철수 하던 이 때, 생활의 편리를 위한 세컨드 카의 니즈에 맞춘 저가의 알토 출시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오일쇼크로 인해 소형차 생산이 필요했던 GM과 스즈키의 제휴를 두고 스즈키가 GM에 통째로 삼켜질것이라 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었을것이다. 이에 대해 오사무 회장은 "GM이 고래라면 작은 모기와 같은 스즈키이지만 작은 모기라면 유사시에 하늘높이 날아올라 도망칠 수 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정말 멋진 말이지 않는가? 스즈키는 GM과의 제휴를 통해 자동차 개발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고 일본의 작은 자동차 기업에서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06년 버블의 끝자락에서 위기를 맞은 GM이 보유하고 있던 스즈키의 주식을 전량 현금으로 인수했다. 고래는 모기를 삼키지 못했고, 고래는 파도에 휩쓸렸으나 모기는 날아 올랐다.
 인도 시장 진출 역시, 당시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만 눈이 쏠려 있었고, 보급형 국민차 생산을 원하는 인도는 안중에도 없었다. 모두가 바라보고 있는 시장이 아닌 우리가 1등이 될 수 있는 시장에 진출하자는 생각과 노력이 스즈키를 인도시장의 최강자로 만들었다. 전체 시장에서 경차가 70%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시장에서 스즈키는 2008년 까지 시장점유율 50%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제는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인도시장의 성장에 눈을 돌려 이미 앞다투어 인도로 진출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세상은 승자독식의 세계이다. 이미 강자들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곳에 새로이 비집고 들어가려 하면 약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강자들이 바라보지 않는 것을 보아야만 비로소 약자가 아닌 강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경영에 관한 여러 이야기 중에 인상적인 것들을 이야기 해보자. 스즈키는 제조 기업 답게 캐쉬 플로우 안에서의 꾸준한 설비 투자를 가장 강조한다. 특징적인 것은 설비투자금은 3년 안에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즈키 같은 작은 기업은 10년안에 느긋하게 본전을 뽑으면 된다는 말을 하고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3년 상환의 원칙은 3년 안에 투자금 상환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없으면 아예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리고 경차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아마 효율 일것이다. 여기서 효율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야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차 기업인 스즈키에게 가장 중요한 경영 가치는 역시 '최저의 총비용' 일 것이다. 스즈키의 모든 것은 '작게, 적게, 가볍게, 짧게, 그리고 아름답게로 대변된다. 부품마다 1그램 1엔씩의 원가절감 노력이나, 모든 자원을 100% 이용 하려고 하는 기업 문화를 이끌어 내는 것은 모든 경영자들이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 회장씩이나 되어서 '1원' 아끼자는 말을 하는 것은 막상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스즈키의 기업 문화가 2009년 경기 침체기에서 일본 자동차 기업중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하는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일 것이다.
 '타타자동차'의 '나노'와 같은 초저가 자동차의 출현, '도요타'의 '프리우스' 와 같은 하이브리드 카의 성장은 경차 기업인 스즈키의 입지를 좁게 만든다. 지금 스즈키는 폭스바겐과의 제휴를 통해 다시금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과연 그들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 "삼나무는 눈의 무게에 부러지지만 대나무는 부러지지 않는다. 멈추지 않되 천천히, 대나무처럼 성장의 마디가 있는 기업이 위기에 강하다"라고 강조하던 오사무 회장의 말처럼 지금의 위기는 스즈키에게 성장의 마디일까 아니면 성장의 한계일까... 경차시장이 극도로 작은 국내에서 스즈키 자동차를 볼 일은 아마 없겠지만, 지켜볼만한 재미있는 기업을 하나 알게 되었다.. 
 책과는 관계 없는 느낌이지만 한 기업의 독점에 가까운 과점을 하고 있는 시장의 자동차 소비자로써 다양한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 일본의 자동차 소비자들이 부럽다. 그리고 중국을 필두로 하는 브릭스 국가들의 성장과 발전에 세상이 주목하고 목을 매고 있는 지금, 일본경제는 추락하고 있고 스즈키를 비롯하여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주가는 아직 2007년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나 있는 상황이다. 일본 기업들의 역량이 문제라기 보다는 엔화 강세로 인한 영향이 크다고 볼 때 일본 기업들에 좋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새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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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그들만의 방식 - 나사가 검증하고 선택한 성과창출의 법칙
찰스 펠러린 지음, 김홍식 옮김, 박기성 감수 / 비즈니스맵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창의성은 현실을 직면하는 일이 시작이다' 책을 덮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 이것이다. '긍정, 낙관, 적극적인 사고' 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책과 미디어들이 넘쳐난다.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생각이나 비판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큰 잘못인 것 처럼.
  이 책은 허블망원경 프로젝트 실패에서 시작되었다. 작은 실수로 인한 거대한 프로젝트 실패가 ' 인간역학의 실패'에서 비롯되었다는 현실 직면을 통해 사람들이 기질과 행동을 분석하여 인간역학을 개선하는 데 촛점을 맞춘것이다. 책의 요점은 기질과 천성에 따라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고 프로젝트나 조직의 규모나 성격에 따라 그에 맞는 유형을 갖춘 리더와 팀원들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그에 맞는 적용 사례와 개선 방안등을 소개 하고 있다.
 인간관계론이나 조직론을 다룬 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 재미 있는것은 공학자다운 분석을 통해 인간관계와 조직을 다루었다는 점이다. 조직의 규모가 몇몇의 뛰어난 능력만으로 모든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커지면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시스템"이다.  기괴하고 괴벽스러운 과학자들만 모여 있을 것 같은 '나사' 역시 뛰어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이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를 잘 알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사회적인 인간관계를 맺고 조직을 이루고 사는 만큼 자신의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분석해보고 자신의 조직내 위치에 따라 부족한 능력을 인식할 수 있다면 좀 더 즐거운 인간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누구나 자신이 어떤 기질을 가지고 있는지는 대략 알겠지만 개량된 분석 도구를 통해 정확히 판단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것이 부족한지를 정확히 알아야 올바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증권투자를 하기 때문인지 항상 의도적으로 비판적인 사고를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자연히 '시니컬'함이 배어나올 수 밖에 없는 나로서는 이 책에 나오는 '현실에 근거한 희망', '현실에 뿌리를 내린 낙관적인 생각'이란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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