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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몽구, 사람을 향하다 - 소통과 공감으로 읽는 우리 시대
미디어몽구(김정환) 지음, 이건범 인터뷰 / 상상너머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미디어 몽구'의 블로그를 꾸준히 구독하면서 대체 이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그는 기성언론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소외된 현실을 따뜻한 시각으로 취재했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미디어다음의 블로거 뉴스로 시작된 블로거 '몽구'는 이제 가장 유명한 1인 미디어의 선구자가 되었다. 취재에 관한 여러 에피소드들보다 더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그의 '삶의 방식과 태도'이다.
그의 블로그를 구독하게 된 것이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이정환 닷컴' 아니면 'foog.com' 을 통해 알게 된 것 같다. 가끔씩 취미로 하는 것이라 보기 힘들게 정말 꾸준히 취재기사와 영상이 올라왔다. 대체 이사람은 머하는 사람일까, 이거 돈도 안되는 일 일텐데, 생업은 따로 있는 사람일까, 참 궁금했다.
정신대 할머님들의 수요집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모금을 통해 할머님들께 희망승합차를 마련해주는 일에 앞장섰고, 김여진씨와 함께 홍대 청소노동자 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린 덕분에 그분들의 처우가 개선 될 수 있었다. 그는 스러져가는 동춘서커스 등 소외된 사람들의 대변자였다. 누구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잘 포착해 낼 수 있었던 건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취재 했기 때문일 것이다.
P108 저는 항상 사람을 향해서 찍어요. 사람들의 삶이나 사람 사는 세상... 솔직히 저는 진보나 보수, 그런 것 잘 모릅니다.
그저 따뜻한 마음을 지닌 평범한 사람들의 대변자이던 '몽구'는 '광우병 촛불 집회'를 거치면서 저널리스트로서 의식을 가지게 된다.
P128 물대포 처음 보고 너무 놀랐어요. 어린 여학생들 어르신들 다 있었고 취재진들이 있어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쏴댔죠. 물대포가 그치자 실려 가는 사람들이 속출했어요. 이게 현실인가 하고 마음이 울컥했고, 눈물이 절로 나더라고요.
용산참사, YTN 을 시작으로 한 공정 언론 수호를 위한 언론사들의 파업, '김진숙' 선생의 한진중공업 사태 등을 널리 알리는데 큰 역활을 했다. 우리의 가카께서는 사회에 대한 특별한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던 젊은이들을 좌파로 만드는 데 혁혁한 기여를 하셨다. 그 위대하심을 무엇으로 찬양할 수 있을까!
이제 '몽구'는 파업으로 YTN에서 해직된 '돌발영상'의 노종면 위원장 들과 함께 대안뉴스 '뉴스타파'를 만드는데 참여하고 있다.
P215 투쟁하는 분들보다 진짜 어려운 게 바로 저인 거 같아요. 전 수입이 진짜 하나도 없거든요. 작년 연말에도 아는 누님 두 분에게 울면서 전화했어요. 10원도 없어서 미치겠다고, 그 때 어떻게 들었는지 박대용 기자와 탁현민 교수가 트위터에 제 계좌번호와 글을 올렸다라고요. 정말 10원도 없었어요.
처음에는 블로그 상금 욕심이 있었지만 그거 말고는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다른 욕심없이 꾸준히 했어요. 이 영상을 올리면 분명히 돈이 들어오는 건데도 저는 돈 받기 위해 영상 찍는 일 한번도 안했습니다. 수중에 돈이 한 푼 없어도 절대 돈과 연관시키지 않아요. 그동안 쭉 그래왔으니까요.
어쩌면 '몽구'는 자본과 권력에 매여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신뢰를 점점 쌓아 올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돈이 없다는 것 만큼 불편한 일이 또 있겠는가.
"배고팠지만 행복한 6년이었다" 라는 단순한 한마디가 주는 울림이 크다. 보통 흔히 사용하는 '잘 산다' 라는 말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 첫번째는 ' 돈이 많다' 이고, 두번째는 '행복하게 산다' 이다. ' 잘 산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돈이 많다'가 먼저 생각나는가? 아니면 '행복하게 산다' 가 먼저 생각나는가? ' 잘 산다' 단어는 이 시대 한국인들의 멘탈리티와 가치관의 차이를 가장 잘 설명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몽구는 정말 '잘 사는' 사람이다.
미디어 몽구는 진정한 저널리스트이고, 언론인이며, 지식인이다. 요즘은 대충 책 한권만 내도 너나 할것없이 지식인이란 말을 남발한다. 그는 특정 분야에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완성도 높은 좋은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아는바와 모르는 바를 명확히 알고 있는 참다운 배움의 자세를 지녔고,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유용한 컨텐츠를 만들어 이를 많은 사람들이 널리 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을 배워나가고 이를 다시 묵묵히 실천해 나간다. 어느 대학 교수라고, 책 좀 내고 이름 좀 알려졌다고 해서 흔히 붙여주는 '지식인'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