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메라의 땅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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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혼종 3형제가 완성됐군. 공중의 왕 헤르메스, 지하의 왕 하데스, 바다의 왕 포세이돈.

p.193


어느 날, 기자 한 명이 국가에서 운영하는 연구소에 몰래 잠입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그곳에서 진행되는 연구는 바로 ‘변신 프로젝트’라고 하는데요. 서류의 내용을 보면 볼수록 놀라게 만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렴풋한 소리가 들리는 검은 문 안쪽에서 마주한 것은 더욱더 엄청나다고 하는데요. 괴물…!!!!


​프로젝트 담당자인 진화 생물학 교수, 알리스 카메러 박사는 연구부 장관이자 대학 동기인 뱅자맹 웰스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데요. 그녀가 계획한 프로젝트, 변신 프로젝트는 바로 호모 사피엔스라는 단일종으로 유지하고 있는 인류에 대한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닥칠 다양한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인간과 동물의 혼종을 탄생시키는.. 박쥐, 돌고래, 두더지와 인간의 조합..!! 하늘과 바다와 땅이군요. 그런데, 인류가 받아들일까요? 이런 혼종.. 아니 괴물을..! 


너무나도 진보적인 프로젝트였을까요? 그녀는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공간, 우주로 보내집니다. 그곳에서 새롭게 시작하는데요. 지구와 고립된 그곳에서 그녀는 결국 공중의 왕 헤르메스, 지하의 왕 하데스, 바다의 왕 포세이돈을 탄생시킵니다. 드디어 성공한 변신 프로젝트..!! 이제 지구로 돌아갈 순간이 왔는데요. 역시나 그녀의 예상처럼,, 아니 예상보다 빠르게 인류의 멸망이 눈앞에 놓여있군요. 제4차 세계대전..!!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냉정한 AI는 놀라운 반응속도로 핵폭탄을 주고받았다는군요. 새로운 인류가 활약할 수 있으니 기뻐해야 할까요? 사피엔스의 멸망에 슬퍼해야 할까요?




우리가 사피엔스에 대해 열등의식을 느끼는 건 사실이에요. 우린 정통성을 지니지 못했다는 기분이 들죠. 우리를 창조한 건 자연이 아니라.. 어머니니까.

p.303


지하 세계와 산꼭대기에서 기적과 같이 인류의 존재는 지속됩니다. 그리고 혼종 3형제는 각자의 왕국을 만들기 시작하는군요. 인간의 DNA를 가지고 있지만, 나머지 절반은 각기 다른 동물의 DNA를 가진 이들.. 서로 다른 습성과 다른 특징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은 한 명의 과학자에 의해 탄생한 형제였지만, 결국에는 합칠 수 없는 서로 다른 존재였나 보네요.


​성장하고, 질투하고, 경쟁하고, 무시하면서.. 이들 역시나 인류가 경험했던 과거를 고스란히 되풀이하는 듯하네요. 이제 지구는 4개의 존재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나갈 듯합니다. 기존의 지배자라고 자부했던 사피엔스와 신인류로 창조된 에어리얼, 디거, 노틱..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길 바라봅니다. 그녀의 희망처럼 말이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번 책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얼마 전 다른 책에서 읽은 내용이 떠오르네요. 지구상의 동물의 대부분, 아니 거의 모든 동물들은 인간이 기르는 가축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인간의 편의와 안녕을 위해 가장 우수한 품종에 한정되어 번식되고 사육되는 동물들.. 이 글을 읽고 정말 깜짝 놀랐는데요. 아니,, 무섭더라고요.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행해지는 이 모든 것들이 언젠가 엄청난 피해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죠.


그런 미래를 위해 우리에게 정말로 키메라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에 반영하기에는 너무 늦을 듯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언제나 새로운 주제로 놀라운 질문을 던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였지만, 이번 작품은 충격적이네요. 창밖의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을 보면서 조금 더 생각하게 만드는 sf 소설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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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정 허균 - 화왕계 살인 사건
현찬양 지음 / 래빗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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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탐할 탐에 바를 정! 정의를 바로 세우고 하나뿐인 정답을 탐하는 것이 바로 탐정이라 할 수 있느니라.

p.47


외국에서 유입된 추리소설에 푹 빠져서 스스로를 탐정이라고 칭하는 주인공. 구암 허준 선생의 아들인 허균이라고 하는데요. 말만 그럴듯한 것이 아니라 뛰어난 관찰력과 비상한 머리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네요. 첫 만남에서 아무도 이야기해 준 적이 없는 다양한 것들을 맞춰버립니다. 혹시 선무당이 아닐까 싶은 정도로 말이죠. 


​그런 그가 눈이 반짝반짝해지는 것이 딱 2가지 있었다는데요. 첫 번째가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네요. 설렁탕과 나주곰탕이 어떻게 다른 지를 설명하고, 흔하지 않은 소고기 육회와 유밀과를 즐기며, 음식에 대한 자부심에 논쟁을 하다가 맛난 음식 하나에 녹아버립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바로 사건인데요. 뭔가 수상한 기운이 느껴지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추리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즐거워 보이네요. 정말.. 식탐정이 분명합니다. 




훌륭한 탐정 옆에는 언제나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기 마련이겠죠? 누구보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나, 누구보다 부족한 손재주로 인해 살아있는 이를 다룰 수 없는 의원, 허균의 친구이자 동료이자 가족인 이재영은 죽은 이를 검시하는 일을 맡게 되는데요. 사건은 언제나 죽음으로 시작하기 마련..!! 그의 지식은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식탐정 허균을 바로잡는 역할까지..


​그리고, 이들의 전담 찬모로 발탁된 당돌한 16세 소녀 작은년도 크게 한몫을 하는데요. 똘똘하기도 하지만 당차고 빠릿한 솜씨는 탐정 조수로 훌륭하기만 하네요. 또한 알 듯 모를 듯 비밀에 쌓인 범인을 잡기 위해 여럿이 함께 하는데요. 이들 모두의 노력과 지혜와 도움이 과연 효과를 발휘했을까요?





​알면 알수록 범인은 오리무중이고 사건은 점점 심각해져 갑니다. 다양한 꽃과 지위를 연결해놓은 유행가가 요즘 장안의 화제라고 하는데요. 연꽃은 군자, 살구꽃은 소인, 해당화는 기생,, 그리고 모란은 화중왕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범인은 바로 이런 꽃이 나타나는 표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화양계.. 뭔가 수상한 조직이 아닐까 싶은데요. 범인을 잡아야만 합니다. 기녀 애생이도 죽고, 용의자였던 나주 곰탕집 숙주도 죽고,, 누군가 살인을 하고 다니네요. 과연 누가..? 분신사바하, 귀신을 불러 물어보기도 합니다. 저 멀리 유배를 가서 또 다른 시체를 만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범인은 누군가요? 살해 동기는 무엇인가요? 더욱더 궁금해지는 이야기.. 진실은 바로..!!!!





​조선 시대 역사적인 인물과 사건들, 그리고 그 당시의 다양한 음식들을 등장시키면서 매력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네요. 게다가 뛰어난 감각과 실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만드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감히 조선의 셜록과 왓슨 콤비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랍니다. 설마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는 건 아니겠죠? 더 많은 사건을 마주하고, 더 많은 정답을 찾으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거든요. 오랜만에 만난 매력적인 추리소설.. 사회파 미스터리나 심각한 살인범이 나오는 이야기에 힘드셨다면, 이번 기회에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아참! 너무 맛난 음식 이야기에 배고파질 수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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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앤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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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분명 무슨 일이 있었다. 머릿속에 그려지진 않지만, 느낌이 그렇다. 빰 안쪽을 깨물었던 것처럼 입안이 아프고, 혀에 금속성의 싸한 피 맛이 남아있다. 속이 매스껍고 머리가 띵하다.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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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덜컹.. 매일 아침저녁 출퇴근을 위해 타는 완행열차에서 바라보는 아담한 집 한 채. 그리고 가끔씩 보이는 그 집에서 살고 있는 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면..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싶으신가요? 다정한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내가 만드는 아름다운 드라마는 어떠세요? 아니면 하루의 고단함을 서로에게 위로받는 에세이는 어떨까요? 아니면,, 반전 가득한 스릴러..!!




제이슨과 제스.. 이들은 매일 통근열차를 타고 지나면서 보이는 한 집에 살고 있는 부부인데요. 진짜 이름은 아니랍니다. 간간이 보이는 그들의 다정한 모습과 외모를 보면서 주인공이 만든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생기지 않았던 일들, 우울증으로 마시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중독이 되어버린 술, 그런 그녀와 이혼하고 바람을 피우던 다른 여자와 결혼한 전 남편, 이들이 살던 집에 들어와서 살고 있는 그 여자와 아기, 근무 시간의 음주로 인한 해고까지.. 이런 그녀의 과거를 보상하기 위한, 아니 위로받기 위한 한편의 TV 드라마 같은 느낌이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이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죠.


​어느 날 퇴근길에 제스가 제이슨이 아닌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의 키스까지.. 과연 누구인 걸까요? 다정한 제이슨을 그렇게 배신하면 안될 텐데.. 알려줘야 하는 걸까요? 경고해야 할까요? 그날도 한 모금씩 마신 술로 인해 뭔가 기억이 나지 않는 일이 있었는데요. 생각이 날 듯하면서도 희미한 이미지들.. 전 남편은 자신에게 연락하지 말라며 경고하고, 그의 아내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경찰에 신고합니다. 제스는 실종되어 돌아오지 않고, 제이슨에게 그날의 키스를 이야기하기 위해 주인공은 거짓말을 하고 만남을 가지는데요. 




알코올중독으로 뒤죽박죽한 기억들, 그리고 이성보다 감성으로 하는 행동들은 점점 그녀를 믿을 수 없게 만듭니다. 전 남편을 잊지 못해서 연락하고 찾아가는 그녀의 행동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네요. 제스의 실종에 관심을 가지며 의심스러운 참견을 하는 그녀의 오지랖도 참 대단하네요. 하지만,, 뭔가 있는 듯합니다. 사라진 그녀의 기억 속에 말이죠. 사라진 그녀는 어떻게 된 걸까요? 아니 그녀는 누구에 의해 사라진 걸까요? 엄청난 폭우가 끝나고 발견된 그녀의 시체.. 그리고 모두가 범인이 아닐까 의심되는 단서들.. 뭐가 진실이고? 뭐가 비밀이고? 뭐가 진짜일까요?


영화로 봐야할까 했는데, 원작 소설을 먼저 읽었는데요. 결론은.. 합격입니다! 아니, 성공적인 선택이었네요. 알코올중독자라는 캐릭터를 활용해서 독자도 주인공도 진실을 알지 못하게 만드는 상황 설정과 미련해 보일 수도 있지만 끝까지 자신을 믿으려고 하는 주인공,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나가는 전개까지.. 정말 이 여름날에 추천하고 싶은 읽기 좋은 스릴러 소설이었답니다. 영화로 어떻게 만들었을까도 궁금해서 찾아봐야겠네요. 이번 주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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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캐리어 안에 든 것
듀나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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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요즘 한국 sf 소설을 이끄는 많은 작가들,, 특히 여성작가들의 인기가 대단한 듯한데요. 천선란 작가를 비롯해서 김초엽 작가와 청예 작가 등등 모두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작품과 작가 이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 먼저 한국 sf를 개척하고 이끌었던 작가를 떠올리는 분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바로 30여 년째 꾸준히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듀나 작가.. 저 역시나 다양한 작품으로 만나봤던 작가였고, 너무나도 인상이 깊었던 작품들이었기에 다섯 손가락 안에 넣곤 한답니다. 바로 그런 그녀의 새로운 소설집이 나왔다고 하는데요. 당연히 손 번쩍 들고 만나봤답니다.





우린, 그러니까 나는 너희들이 다 성장한 어른이라는 걸 믿을 수 없어. 너희들이 얼음 공을 만들려고 우주를 가로질러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진짜로 믿으라는 거야?

p.33 / 그깟 공놀이


어떻게 이런 설정이 가능한 거죠? 어떻게 이런 상상력을 가질 수 있는 걸까요? 어떻게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거죠?? 외계 우주선과 교전 중에 파괴되면서 안드로이드로 백업된 단 한 명의 승무원, 라리사 진. 그녀가 만난 외계인 튜바는 행성의 물을 얼음공을 만드는 놀이에 빠져있다고 하는데요. 이번에는 지구의 물을 얼음공으로 만들겠다며 점점 다가오는 중이랍니다.


인간인지 기계인지.. 왜 지구인들을 위해 이렇게 해야 하는지.. 혼란의 주인공은 이들 외계인, 튜바의 정체를 알게 되는데요. 그리고 이들의 물리칠 방법도 알게 되는데요. 하지만,, 과연 지구의 수천 명의 인간과 인공지능 시민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음악에 이어 예술과 자연을 이해하기 시작한 튜바들의 다음은 무엇일까요? 완벽한 열린 결말인 이야기였지만, 수많은 가능성 때문에 더욱더 놀라웠던 sf 단편소설이었는데요. 너무 재미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들..!!

이상한 세상으로 파견을 간 주인공. 그녀는 고려 공화국 요원이었는데요. 그곳에서 만난 놀라운 이야기 <거북과 용과 새>에서 들려주는 새로운 인연과 경험,, 그런데 이를 풀어나가는 방법이 너무 독특합니다. 편지 같으면서도 보고서 같은 구조 덕분에 의심보다는 진실로 읽게 되네요. 또 다른 이야기 <항상성>에서는 국가를 다스리는 의원들은 AI라고 하는데요. 스스로에 대한 기본권은 토의할 수 없는 AI 의원들,, 그런데 이들은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요? 독립적인 인격체인가요? 그 밖에도 많은 이야기들, 새로운 시선들, 놀라운 매력들이 가득이네요.







읽다 보니 듀나 작가의 sf 소설이 매력적인 이유를 조금 더 알겠더라고요. 조금은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아니,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변주라고 해야 할까요? 조금만 바꾸면 지금 이 시대에 벌어지는 일들과 다르지 않아 보였답니다. 인간의 삶을 파고드는 과학, 누군가를 해하고 이익을 취하려는 이기심, 새로운 존재와 개념을 이해하고 판단해야만 하는 새로운 세상..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어찌 보면 여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일까요? 조금은 비틀어진 이야기에 매력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그녀의 파란 캐리어 안에 무엇이 들어있나 궁금합니다. 그녀의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놀라운 이야기들이 아직도 수없이 담겨있을 듯했거든요.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만나보고 싶어졌답니다. 아직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들이겠지만요. 그녀의 눈과 머리와 손을 거쳐야만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겠지만 말이죠. 기다릴 수가 없네요. 다음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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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디바이디드 : 온전한 존재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4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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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하지만 이제 때가 된 것 같구나. 이 기계를 세상에 내놓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 하지만 이 프린터는 다른 모든 사건들을 엮어 내는 바큇살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거야.

p.35


점점 사회는 날카로워집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도망이 아닌 전쟁을 시작합니다. 각자의 방법으로 말이죠. 하지만, 세상은 그런 10대들, 도망자들, 범법자들로 인해 더욱더 몰아붙이기 시작하는데요. 새로운 법안들이 상정됩니다. 현금을 받기 위한 자발적 언와인드, 범죄자의 뇌만 버리고 나머지 부분은 언와인드, 청소년전담국이 부모의 동의 없이 10대 범법자를 체포하고 결정해버리는 언와인드.. 이 모든 것들이 허락되는 새로운 세상이 조금씩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네요. ​


그리고, 이보다 한발 앞선 이들도 있었는데요. 생체 지표 추적기를 이용하여 숨어있는 10대들의 색출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하비스트를 만들어서 거대한 지하 시장을 형성하기도 하고, 언와인드된 신체 조각들을 연결해서 탄생한 존재를 전쟁의 소모품으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생명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기술이고, 누구를 위한 행복이고, 누구를 위한 법인 걸까요?




언와인드가 가능하게 만든 기술을 개발했던 노벨상 수상자 젠슨 라인실드의 또 다른 기술이 드디어 먼지 쌓인 창고에서 빛을 보려나 봅니다. 살아있는 누군가의 신체도, 누군가의 배신과 아픔과 슬픔과 죄책감이 담긴 장기가 아닌.. 줄기세포로 만드는 3D 프린팅 기술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


아니,, 이것만 있으면 10대 청소년들이 언와인드될 이유가 없었고, 잔인하고 잔혹한 일들이 필요 없었고, 모든 이들이 행복할 수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좋은 기술은 왜 여기에 숨겨져있었던 걸까요? 젠슨 라인실드는 어째서 역사 속에서 존재 자체가 삭제되어 버린 걸까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공개해야겠죠? 다행히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제작된 프린터는 잘 보관되어 있었으니까요. 다만,, 누군가의 실수로 떨어졌고, 그 충격으로 부서지긴 했지만 말이죠. 이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소설의 마무리는 어마어마하게 거창하지 않네요. 부모가 언와인드 서명을 했다는 것을 알고 도망치다 경찰에게 진정탄을 쏘면서 유명해진 코너, 명예로운 언와인드를 하는 십일조였지만 코너에게 인질로 잡혔던 레브, 이들의 사건으로 혼란스러워진 현장을 탈출한 리사, 다양한 이들의 신체와 장기 조각들로 만들어진 최초의 리와인더 인간 캠, 코너가 보살피고 이끌던 아이들이 거주했던 무덤에서 함께했던 헤이든, 그리고 우연처럼 인연처럼 이들과 만났고 도망치고 아파하고 응원했던 많은 이들..


​이들 모두의 작은 노력들.. 아니 세상을 향한 목소리와 변화를 위한 용기가 모이고 모이면서 멋진 결말을 만들어버렸네요. 각각의 숫자는 단순히 처리해야만 하는 존재일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 숫자들은 더해지고 곱해지면서 어마어마해질 수 있기에 말이죠. 새로운 세상에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들은 많지만, 이들이 있기에,, 아니 이들이 함께 있기에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무려 4권으로 이루어진 장편소설이었지만 매력적인 이야기에 푹 빠져서 금방 완독해버렸네요. 흥미로운 주제와 다양한 인물들, 그리고 궁금하게 만드는 사건들과 멋진 결말까지.. 오랜만에 재미나게 읽은 sf 소설책이었답니다. 기나긴 여름에 읽어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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