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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는 핑계고 인생을 배웁니다 - 공부가 인생에 태클이 되지 않는 삶을 위한 안내서
조이엘 지음 / 섬타임즈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우리 아이를 서울대 보낼 수 있는 비법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저라면 지금이라도 모든 것을 뒤로하고 후다닥 달려가서 받아오고 모셔오고 배워오고 싶은데요. 바로 그 모든 방법이 바로 이 책에 담겨있다고 하더라고요. 30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학습 단점과 고질병을 찾아내서 치료했다는 조이엘 작가의 모든 결과물이자 공부 핵심을 담아놓았다고 합니다. 상위 1%부터 꼴찌, 수포자, 소심하거나 찐 사춘기인 아이들까지 함께 했던 다양한 사례들과 함께 말이죠.
그런데 곰곰이 표지를 보다 보니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공부가 인생에 태클이 되지 않는 삶을 위한 안내서..? 국영수는 핑계고 인생을 배운다고요..? 서울대 보내는 방법이라고 했는데 인생 이야기만 자꾸 언급하는 듯합니다. 정말 공부법 맞나요? 혹시 낚시인가요? 약간 수상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강남과 목동에서 잘나가던 과외 선생이었다고 하니 믿고 읽어봅니다. 그런데.. 충격과 공포, 그리고 놀라운 깨달음까지..

공간도형 능력을 타고난 아이는 따로 있다. 수학 재능을 가진 아이는 극소수다. 중위권, 하위권 아이들을 위한 공부법은 따로 있다. 대부분 아이들에게 양치기는 나쁜 전략이다. 영어는 번역이 아닌 독해를 해야 한다. 선행도 아이의 능력에 따라 스케줄을 잡아야 한다. 한번 보고 두 번 보고 계속 보면서 누적해야 한다.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너무나도 객관적인 의견들이 하나 가득이네요. 그런 이것만 알면 서울대 성공인가요? 아쉽게도 이것이 전부는 아닌 듯하네요.
제대로 된 공부법을 모르기 때문에,, 각자에게 맞는 공부법을 만나지 못해서,, 마땅한 롤모델도 없어서,, 환경에서 오는 심리적인 문제들로 인해서,, 너무나도 다양한 이유와 원인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문제를 차분하게 파악해서 정리하고 인도해 주는 것이 바로 그의 역할이었다고 하는데요. 맛난 군것질 먹고, 등산도 하고, 바닷가로 산책도 하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면서 말이죠. 그러면서 조금씩 조금씩 자리 잡는 공부법..! 그리고 인생을 대하는 태도까지..

인생이 망했다는 불안감에 맹목적으로 공부에 집중했던 종수의 머릿속에는 딱 3가지뿐이었다고 하네요.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이었다는데요. 바로 처방에 들어갑니다. 주중 국영수 수업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2주 가까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네요. <노신평전>, <아름다운 바람개비>, <크리스퍼가 온다> 등등.. 내면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줄 이야기들, 그리고 지적 대화까지..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았던 연희와 다빈이와의 소통은 일본이라는 것에서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고학력의 집안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심각했던 연희와 소심한 성격으로 주변 친구들의 상황에 자주 흔들렸던 다빈이.. 이 아이들과 만든 공감대는 역사와 철학으로 이어지면서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키울 수 있었다고 하네요. 암기하고 문제 풀고 개념 공부가 전부가 아닌, 바로 이게 진짜 공부법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리고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역할이지 않을까도 싶네요.

다양한 저서를 통해서 신박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하나 가득 들려주었던 조이엘 작가다운 이야기가 담겨 있는 에세이였네요. 특별한 그만의 가르침과 뚜렷한 판단법, 그리고 명확한 공부법은 있었지만 서울대로 직행하는 비법은 역시나 없었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조금만 더 하면 될 거 같은데,, 열심히 하면 될 텐데 왜 안 하는 건지,, 학원이 문제인가 동네가 문제인가,, 이제는 이런 조바심과 걱정이 아닌, 우리 아이를 조금은 제대로 이해하고 살펴볼 수 있을 듯하네요.
하지만, 조이엘 작가가 들려주는 하나하나 다른 아이들을 위한 진짜 공부법, 그리고 진짜 인생 수업이 너무나도 부러운 건 어쩔 수가 없네요. 결과보다 그 과정이.. 이런 인생 멘토를 만나서 학창 시절을 보낸 아이들이 너무 부럽더라고요. 저는 너무 늦었네요. 다음 생을 노려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조이엘 작가에게 연락 한번 해볼까요? 우리 아이 좀 만나달라고 말이죠. 혹시..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