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까지 다섯 걸음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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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녀 사냥에 등장한 진짜 마왕

/ 100년을 되돌릴 것인가? 인생 투표

/ 좀비 바이러스 초기 감염자

/ 고향으로 돌아가버린 외계인

/ 우주시대의 초인

/ 영원히 사랑하게 만드는 약물

/ 그리고.. 다양한 짧은 소설들!!


그 중에서 가장 재미났던 단편은 부정, 절망, 타협, 수용, 사랑이라는 부제목들로 이루어진 묶음들의 첫 번째 작품들이었답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였지만,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었거든요. 서로 다른 관점에서, 서로 다른 시간에서, 서로 다른 이들의 이야기가 하나의 선상에 놓여있었는데요. 연결되는 듯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이야기, 하지만 그들 모두의 입장에서는 주인공인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났답니다. 그리고 부제목들과 딱 연결되는 그런 이야기들.. 


소행성이 충돌 예정인 지구. 너무 늦게 그 사실을 알아버렸지만, 모든 역량을 모아서 지구를 탈출하기 위한 우주선을 만들기로 하는데요. 선택되지 못한 이들의 반란은 성공할까요? 부부는 함께 선택되기를 원할까요? 살아남은 이들은 유토피아를 만들까요? 남겨진 이들은 어떤 마무리를 준비할까요? 그리고.. 과연 우주선 탑승이 진정한 승리이자 행복이자 성공일까요?





최근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 이후 다양한 이들의 인터뷰를 담은 <먼저 온 미래>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장강명 작가의 sf 소설집..?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너무 궁금한 마음에 기다릴 수가 없더라고요. 짧은 소설집이라고 하던데, 언제 이런 소설들을 썼을까도 궁금했고,, 어떤 미래를 보여줄 지도 궁금했고,, 종말이라는 제목에 눈길도 가고,, 너무나도 다양한 이유로 펼쳐볼 수밖에 없었던 장강명 작가의 소설집이었는데요. 역시나 재미납니다. 역시나 장강명 작가네요. 


사실 단편소설이 아닌 짧은 소설집이라고 적혀있었지만 이렇게나 짧은 스무편의 이야기들이 담긴 책인지는 몰랐는데요. 하지만, 짧은 이야기 안에 기승전결이 아주 촘촘했답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재미나면서도 논리정연하게 들어있더라고요. 빠르게 몰입해서 완전히 집중할 수 있는 sf 소설이었답니다. 9월의 책추천에 분명히 들어갈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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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느린 작별
정추위 지음, 오하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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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심호흡하자, 심호흡. 절대로 흥분하면 안 돼. 그이는 환자잖아.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일부러 그럴 수도 없는 상태야. 침착해야 해. 침착해.

p.69


대만 베스트셀러로 많은 이들의 함께 눈물을 흘리게 했다는 에세이.. 이런 책소개 때문에 궁금해진 책을 만났는데요. 치매로 말을 잃어가는 배우자를 마주해야만 했던 그녀가 기록한 돌봄에 대한 솔직한 마음과 생각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더라고요. 마지막까지 함께 하기로 했던 사랑하는 이가 조금씩 조금씩 사라져 가는 것을 바라만 봐야 하는 시간들에 대해..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천천히 무너져가는 배우자를 돌봐야 하는 시간에 대해.. 무거운 마음과 아픈 감정들이 담겨있을 듯해서 조금 망설이긴 했는데요. 마냥 고개를 돌려버릴 수만 없는 이야기였기에 한 장 한 장 읽어보았답니다.




은퇴를 앞둔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그녀에게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 닥치는데요. 평생을 함께 했고, 앞으로 남은 생도 함께 하리라 생각했던 남편 푸조가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네요. 언젠가부터 뭔가를 까먹고, 방향 감각도 사라지는 그를 보면서 그냥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구나 했는데.. 설마 했던 것이 현실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를 돌보기 위해 조기 은퇴를..


하지만, 남편의 상태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나빠지기만 했다네요. 화장실에 들어가서 3시간 넘게 목욕을 하고, 한밤중에 일어나서 산책을 가자고 하며, 산책을 나가서는 형네 집에 가야 한다며 고집을 피우거나 집에 안 가겠다며 다시 돌아나간다고 하네요. 한밤중에 그녀의 영역이었던 부엌에서 온갖 접시를 다 꺼내기도 하고, 커피를 내리고 내리고 또 내리면서 집안 가득 커피잔을 가져다 놓기도 하고, 휴지란 휴지는 전부 주머니에 넣어놓기도 한다네요. 하루도.. 아니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 그녀는 괜찮은 걸까요?



푸조와 내가 수십 년간 함께 걸었던 길을, 나는 지금 홀로 용감하게 걸어나가는 중이다.

p.186


함께 산책을 하고 드라마를 보고 식사를 하면서도, 각자의 취미 생활을 즐기는.. 남편과 함께 하는 은퇴 후 생활을 생각했던 그녀는 이제 혼자 걸어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3년 동안 남편을 돌보면서 제대로 잠을 잘 수도, 제대로 먹을 수도, 제대로 일상을 보낼 수도 없었기에 망가진 그녀의 몸과 마음을 이제는 조금씩 치유하고 있다네요. 훌륭하게 자란 딸의 응원과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 속에서 말이죠.​


남편 푸조는 어떻게 되었냐고요? 전문 요양시설에서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단독 돌봄에 공동 돌봄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포기했다는 죄책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게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환자인 남편에게도.. 그가 의지하고 기대야 하는 아내에게도.. 그녀의 이야기에는 상실의 슬픔과 아픈 마음도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한 그녀의 사랑이 더 돋보이지 않았나 싶네요. 과연 우리도 그녀처럼 할 수 있을까요?




치매는 걸리기 전으로 절대 돌이킬 수 없는 병입니다. 따라서 모든 증상이 곧 하나의 과정이라고 봐야 합니다.

p.172


노화는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겁니다. 하지만, 시간에 따라 천천히 예상할 수 있는 변화이기에 마음의 준비도 하고 삶의 태도도 맞춰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녀의 남편처럼 준비할 시간도 없이 다가온다면.. 사랑하는 가족이기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마주해야 한다면.. 점점 사라져 가는 상대방을 지켜만 봐야 한다면.. 과연 어떨까요?


힘들겠지만 가능하지 않을까? 읽기 전에는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요.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차마 자신 있게 답할 수가 없네요.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 관계는 마음을 무겁게 할 테고, 예측할 수 없는 삶은 몸을 지치게 만들 테고, 상대방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은 정신을 헤집어놓을 테니까요. 이제라도.. 아니 지금부터라도 스스로를 조금 더 돌아봐야 할 듯합니다. 나 혼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 예상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나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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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 - 어느 문외한의 뉴욕 현대 예술계 잠입 취재기
비앙카 보스커 지음, 오윤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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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예술은 선택이다. 안일함을 거부하는 선택이다. 더 풍요롭고 더 불편하고 더 영혼을 강타하고 더 불확실한 삶을 살겠다는 선택이다. 무엇보다, 더 아름다운 삶을 살겠다는 선택이다.

p.439


공중 화장실에서나 보았던 소변기를 가져와서는 미술품이라고 전시하고, 자신의 똥이 담긴 통조림이 예술이라 말하고, 바나나 하나를 벽에 테이프로 붙여놓고 전시회를 개최하는.. 하지만, 이런 것이 바로 동시대 예술이라며 열광하며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하는 세상.. 이해할 수 있으신가요? 도대체 무엇이 예술인 걸까요? 도대체 사람들은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작품에 열광하는 걸까요? 무엇이 중요한 것이고, 누가 선택하는 것이며,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 걸까요? 간혹 이런 생각을 하곤 했는데요. 저만 그런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평범한 기자였던 그녀는 직접 그 세계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질문에 대한 답을 직접 찾아보기로 했다네요. 과연 찾았을까요?




​논리적으로 우리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예술을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매달리는 걸까? 예술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든지, 예술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말하는 예술가들,, 게다가 예술이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일부라고 주장하는 과학자들까지.. 이들이 말하는 예술은 내가 아는 것과 다른 것일까요? 효용적으로 살았다고 생각했던 내가 모르는 비밀이 있는 걸까? 이해의 단계를 넘어선 그들의 이야기는 저자에게 새로운 질문을 남겼다고 하네요.​


나도 저렇게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미술계 사람들이 말하는 안목, 어렵게 갈고닦아야만 트이는 시야를 얻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아무도.. 그 누구도 그녀의 질문에 답을 주지 않았다고 하네요. 저널리스트였던 그녀에게는 특히나.. 갤러리 흰 벽 뒤에 숨겨진 비밀에 대해서 말이죠. 그래서 그녀는 그 안으로 직접 들어가 보기로 했다고 합니다. 뉴욕 미술계에 초대받지 못한 이방인이었지만 말이죠.



정말로 이런 세계가 존재하는 걸까요? 그녀가 처음 발을 들인 곳은 작은 갤러리였다고 하는데요. 무슨 비밀 아지트도 아니고, 독특한 자신만의 신념을 가진 갤러리스트는.. 한마디로 정의하거나 설명이 불가능하네요. 그리고 그가 말하는 예술계는 이상한 나라입니다. 갤러리의 목적, 그들만의 기준, 미술품에 대한 관점, 맥락으로 파악하는 가치, 자신을 내보이는 방법, 그들만의 문화까지.. 특권층이라는 건가요? 아니면 예술이란 것이 원래 이런 걸까요? 아트페어는 한마디로 열정과 열광이 공존하는.. 그리고 가식과 거짓도 함께 하는 공간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하지만, 그곳에서 그들과 부딪치고 시간을 함께하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과정에서 그녀는 조금씩 예술에 대한 안목이 생기는 듯하네요. 색 하나에 민감하고 붓질 하나에 고민하고 아이디어 하나로 존재하는 예술가들을 만나면서 말이죠. 그리고 그들을 만들고 그들을 선택하고 그들을 성장시키는 많은 과정과 사람과 시간들을 알게 되면서 말이죠.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준비하고, 전시회 오픈 행사에 참여해 보고, 아트 페어에 참여하고, 직접 미술품을 팔아보고, 미술관에서 경비원으로도 일하면서.. 모두가 말렸고, 누구도 환영하지 않았고, 아무도 명확한 답을 알지 못하는 그곳에서 그녀가 마주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예술 작품을 보는 방식이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예술을 본다는 것은 그리 단순한.. 단지 하나의 물건을 마주하는 것이 아닌 그 수많은 과정과 고민과 배경과 미래까지 봐야만 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네요. 


정말 동시대 미술을 하는 작가와 갤러리와 큐레이터와 미술관.. 관련된 모든 이들이 이런 모습으로 이런 예술이라는 세계를 만들고 유지하고 구성하고 있을까 싶긴 했는데요. 비밀이 가득한 그들만의 세상? 그녀의 잠입 취재에 꽤 당황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덕분에 저는 재미나게 읽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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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의 땅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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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혼종 3형제가 완성됐군. 공중의 왕 헤르메스, 지하의 왕 하데스, 바다의 왕 포세이돈.

p.193


어느 날, 기자 한 명이 국가에서 운영하는 연구소에 몰래 잠입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그곳에서 진행되는 연구는 바로 ‘변신 프로젝트’라고 하는데요. 서류의 내용을 보면 볼수록 놀라게 만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렴풋한 소리가 들리는 검은 문 안쪽에서 마주한 것은 더욱더 엄청나다고 하는데요. 괴물…!!!!


​프로젝트 담당자인 진화 생물학 교수, 알리스 카메러 박사는 연구부 장관이자 대학 동기인 뱅자맹 웰스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데요. 그녀가 계획한 프로젝트, 변신 프로젝트는 바로 호모 사피엔스라는 단일종으로 유지하고 있는 인류에 대한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닥칠 다양한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인간과 동물의 혼종을 탄생시키는.. 박쥐, 돌고래, 두더지와 인간의 조합..!! 하늘과 바다와 땅이군요. 그런데, 인류가 받아들일까요? 이런 혼종.. 아니 괴물을..! 


너무나도 진보적인 프로젝트였을까요? 그녀는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공간, 우주로 보내집니다. 그곳에서 새롭게 시작하는데요. 지구와 고립된 그곳에서 그녀는 결국 공중의 왕 헤르메스, 지하의 왕 하데스, 바다의 왕 포세이돈을 탄생시킵니다. 드디어 성공한 변신 프로젝트..!! 이제 지구로 돌아갈 순간이 왔는데요. 역시나 그녀의 예상처럼,, 아니 예상보다 빠르게 인류의 멸망이 눈앞에 놓여있군요. 제4차 세계대전..!!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냉정한 AI는 놀라운 반응속도로 핵폭탄을 주고받았다는군요. 새로운 인류가 활약할 수 있으니 기뻐해야 할까요? 사피엔스의 멸망에 슬퍼해야 할까요?




우리가 사피엔스에 대해 열등의식을 느끼는 건 사실이에요. 우린 정통성을 지니지 못했다는 기분이 들죠. 우리를 창조한 건 자연이 아니라.. 어머니니까.

p.303


지하 세계와 산꼭대기에서 기적과 같이 인류의 존재는 지속됩니다. 그리고 혼종 3형제는 각자의 왕국을 만들기 시작하는군요. 인간의 DNA를 가지고 있지만, 나머지 절반은 각기 다른 동물의 DNA를 가진 이들.. 서로 다른 습성과 다른 특징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은 한 명의 과학자에 의해 탄생한 형제였지만, 결국에는 합칠 수 없는 서로 다른 존재였나 보네요.


​성장하고, 질투하고, 경쟁하고, 무시하면서.. 이들 역시나 인류가 경험했던 과거를 고스란히 되풀이하는 듯하네요. 이제 지구는 4개의 존재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나갈 듯합니다. 기존의 지배자라고 자부했던 사피엔스와 신인류로 창조된 에어리얼, 디거, 노틱..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길 바라봅니다. 그녀의 희망처럼 말이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번 책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얼마 전 다른 책에서 읽은 내용이 떠오르네요. 지구상의 동물의 대부분, 아니 거의 모든 동물들은 인간이 기르는 가축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인간의 편의와 안녕을 위해 가장 우수한 품종에 한정되어 번식되고 사육되는 동물들.. 이 글을 읽고 정말 깜짝 놀랐는데요. 아니,, 무섭더라고요.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행해지는 이 모든 것들이 언젠가 엄청난 피해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죠.


그런 미래를 위해 우리에게 정말로 키메라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에 반영하기에는 너무 늦을 듯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언제나 새로운 주제로 놀라운 질문을 던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였지만, 이번 작품은 충격적이네요. 창밖의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을 보면서 조금 더 생각하게 만드는 sf 소설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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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정 허균 - 화왕계 살인 사건
현찬양 지음 / 래빗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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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탐할 탐에 바를 정! 정의를 바로 세우고 하나뿐인 정답을 탐하는 것이 바로 탐정이라 할 수 있느니라.

p.47


외국에서 유입된 추리소설에 푹 빠져서 스스로를 탐정이라고 칭하는 주인공. 구암 허준 선생의 아들인 허균이라고 하는데요. 말만 그럴듯한 것이 아니라 뛰어난 관찰력과 비상한 머리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네요. 첫 만남에서 아무도 이야기해 준 적이 없는 다양한 것들을 맞춰버립니다. 혹시 선무당이 아닐까 싶은 정도로 말이죠. 


​그런 그가 눈이 반짝반짝해지는 것이 딱 2가지 있었다는데요. 첫 번째가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네요. 설렁탕과 나주곰탕이 어떻게 다른 지를 설명하고, 흔하지 않은 소고기 육회와 유밀과를 즐기며, 음식에 대한 자부심에 논쟁을 하다가 맛난 음식 하나에 녹아버립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바로 사건인데요. 뭔가 수상한 기운이 느껴지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추리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즐거워 보이네요. 정말.. 식탐정이 분명합니다. 




훌륭한 탐정 옆에는 언제나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기 마련이겠죠? 누구보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나, 누구보다 부족한 손재주로 인해 살아있는 이를 다룰 수 없는 의원, 허균의 친구이자 동료이자 가족인 이재영은 죽은 이를 검시하는 일을 맡게 되는데요. 사건은 언제나 죽음으로 시작하기 마련..!! 그의 지식은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식탐정 허균을 바로잡는 역할까지..


​그리고, 이들의 전담 찬모로 발탁된 당돌한 16세 소녀 작은년도 크게 한몫을 하는데요. 똘똘하기도 하지만 당차고 빠릿한 솜씨는 탐정 조수로 훌륭하기만 하네요. 또한 알 듯 모를 듯 비밀에 쌓인 범인을 잡기 위해 여럿이 함께 하는데요. 이들 모두의 노력과 지혜와 도움이 과연 효과를 발휘했을까요?





​알면 알수록 범인은 오리무중이고 사건은 점점 심각해져 갑니다. 다양한 꽃과 지위를 연결해놓은 유행가가 요즘 장안의 화제라고 하는데요. 연꽃은 군자, 살구꽃은 소인, 해당화는 기생,, 그리고 모란은 화중왕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범인은 바로 이런 꽃이 나타나는 표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화양계.. 뭔가 수상한 조직이 아닐까 싶은데요. 범인을 잡아야만 합니다. 기녀 애생이도 죽고, 용의자였던 나주 곰탕집 숙주도 죽고,, 누군가 살인을 하고 다니네요. 과연 누가..? 분신사바하, 귀신을 불러 물어보기도 합니다. 저 멀리 유배를 가서 또 다른 시체를 만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범인은 누군가요? 살해 동기는 무엇인가요? 더욱더 궁금해지는 이야기.. 진실은 바로..!!!!





​조선 시대 역사적인 인물과 사건들, 그리고 그 당시의 다양한 음식들을 등장시키면서 매력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네요. 게다가 뛰어난 감각과 실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만드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감히 조선의 셜록과 왓슨 콤비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랍니다. 설마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는 건 아니겠죠? 더 많은 사건을 마주하고, 더 많은 정답을 찾으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거든요. 오랜만에 만난 매력적인 추리소설.. 사회파 미스터리나 심각한 살인범이 나오는 이야기에 힘드셨다면, 이번 기회에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아참! 너무 맛난 음식 이야기에 배고파질 수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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