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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소음 - 두 사람을 위한 시 다산어린이문학
폴 플라이시먼 지음, 에릭 베도스 그림, 정지인 옮김 / 다산어린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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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이 책이 궁금했어요.

즐거움과 소음은 참 안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찰떡 같이 어우러지다니.

시에서만 허용되는 감각적 유희겠지요.

표지를 본 첫느낌은 문학과지성사(죄송합니다^^:) 시선집이 생각났는데

자세히 보면 범상치않게도(?) 나비가 탬버린을 치며 날아가고 있어요.

이 나비를 따라가면 연두와 초록 창 너머의

즐거운 소음으로 가득한, 자연의 세계에 초대받아 입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부제가 두 사람을 위한 시, 인 이유는 이 책의 특이한 배열 덕분이에요.

한 쪽이 두 단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한 단씩 맡아

위에서부터 한줄 한줄 읽으면서 내려가다보면

둘이 같이 읽기도 하고

마치 두 갈래의 물길이 잠시 합쳐졌다가

또 따로 멈추어섰다가

다음 호흡에 흘러흘러 다시 만나는 것처럼

따로 또 같이 시를 낭송할 수 있거든요.





자벌레들이 두손으로 책을 펼쳐들고

빠져들듯이 독서하고 있는 면지를 지나면

여러 곤충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어요.

(본문에 등장하는 친구들이라 발견하고나면 나중에 더 반갑답니다)


흑백의 그림이라 한눈에 금방 찾아지진 않아요.

어떤 곤충들이 보이는지 아이와 숨은그림찾기 하는 기분으로 탐색하다보면

이 안에서도 한참 머물러 이 얘기 저 얘기 하게 되네요.



소금쟁이

하루살이

메뚜기

반딧불이

책다듬이벌레

나방의 세레나데

물벌레

구멍벌

매미

꿀벌

물맴이

진혼시

집귀뚜라미

번데기의 일기




스포일러가 될까봐 일부러 잘 보이게 찍진 않았지만..

평소에 다른 동시집에서 접하기 힘든 소재를 다루기도 하고

곳곳에 스릴감, 긴장감으로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시 재미없다고 하는 아이들 다 데꾸와!!!)


각각 곤충의 목소리로 표현되어

친근하고 의인화된 느낌이지만

아름답지만 냉혹한 자연의 세계 현실 반영이라고 할까요..





원래는 이 책을 아이와 같이 읽으려고 했는데

자기는 읽는 것보다 듣는 게 좋다고 해서

남편을 데려다 둘이 같이 읽어주었어요.

평소에 같이 책 읽는 일이 드문 우리 가족이

<즐거운 소음>으로 하나 되네요.


눈으로만 읽는 것보다

낭송해서 읽을 때 구절 하나하나 더욱 몰입되었고

가족 나란히 누워 함께 낭송하고 듣는 것은 더욱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이 말로는 마치 성당 미사에 온거 같았다고 했는데

표현하긴 어렵지만 저도 좀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낭송할 때의 어투 때문인지

아니면 말을 다 끝맺지 않고 다른 사람이 문장 일부를 마저 낭독하는 방식이 그랬을 수도 있고요.

아무튼 가족 독서로 매우 추천합니다.

내용이 길지 않으니

한 꼭지씩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아이도 어른도,

곤충이 더욱 친밀하게 느껴지실거에요.




이 책은 제이그림책포럼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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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그렇게 왔다 - 나는 중증장애아의 엄마입니다
고경애 지음, 박소영 그림 / 다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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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자 한글자 내 마음과 같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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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나고 말았다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보내온 두 편의 시각 기록물
노라 크루크 지음, 장한라 옮김 / 엘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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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한국어판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나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쟁이 나고 말았다.

D와 K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전쟁의 한가운데에 내동댕이쳐졌다.


책의 원제는 Diaries of War.

부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보내온 두 편의 시각 기록물이다.


나의 의지나 계획과 무관하게 나와 내 소중한 이들의 인생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정말 엿같은 (험한 표현 죄송합니다) 기분일테지만.. 그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고 헤쳐 갈지는 개인의 선택이 남았고, 어떻게든 자기 삶의 주도권을 찾고자 D와 K는 애쓰고 있었다.


둘다 복잡하고 상반된 정체성을 지녔지만

우크라이나 기자로 활동하는 K가 즉각적이고 물리적인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면, 러시아인 예술가인 D는 보다 내밀하고 심적인 전쟁을 겪고 있었다.



양쪽 상황 모두, 삶이 전쟁 같이 느껴진 내 특수한 경험이나 보편적인 인간 감정을 이입해서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고

(하지만 글을 읽는 것만으로는 절대로 현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저 약간의 어스름한 느낌이라도 함께할 수 있기를... )

한편으로는 이건 예측하거나 막을 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닌,

실은 인간(들)의 결정으로 말미암은 정치적 사건이기에

내 감정을 이입하기보다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 그 자체에 집중해서 읽으려 노력했다.

***

냉혹하게 교차되는 이 기록물을 읽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겠다고, 또는 안 하겠다고 결단을 내리면 다른 사람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작가의 말이 뇌리에 맴돈다.


세상의 모든 불의와 부조리, 불행에 개인이 맞설 수는 없겠지만 내 마음이 가는 곳을 잘 살펴보면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 조금만 불편을 감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 전쟁에서도, 학급내 따돌림이나 다른 여러 사회적 이슈들도 방관자로 있을지, 좀더 적극적인 행위자로 있을지는 선택의 영역이 된다.

물리적으로는 훨씬 심각한 고난을 겪고 있는 K가 심적으로는 D보다 단단하고 행복해보였다.

(D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D 나름의 노력을 하지만 이상적 방향과 현실의 틈새에서 더 무기력한 느낌..)





아래는 특히 와닿았던 문구들.

28. K.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36. K. 예전에는 가족끼리 모이는 게 따분하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그게 너무나 그립다.

59. D. 내가 결국 어디에서 살게 되건, 계속 이런 기분이 들 거라는 사실을 잘 안다. 내가 있는 곳은 바꿀 수 있지만, 이런 기분은 바꿀 수가 없다.

69. D. 빅토르 최(중략)가 부른 노래 <나는 변화를 원한다>는 2020년 벨라루스 시위 때를 포함해, 변화의 상징이 되었다.

미래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74. K. 그저 죽지 않는 것이 내 계획이다.

81. D. 우크라이나가 파괴되고 있는 와중에, 이 가게 안에는 고장난 걸 수리해줄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이 많네.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

96. K. 더이상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지만, 그렇다고 이 전쟁을 멈추고 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97. D. 예술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멀어질 수 있게 해준다. 적어도 잠시 동안은 말이다.

99. D. 사람들은 그 시기를 떠나보내지 못한 것 같았고, 그때의 경험을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일에 곧바로 적용했다.

102. K.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끔찍한 일을 들려줄 때는 잘 울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 가족들에게 정서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얘기할 때면,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다.

110. K. 나는 예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우리 가족을 아끼고 있다. 그들의 유별난 면을 받아들이는 게 수월해졌다.

120. K. 고작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달려야 하는 것이다.

122. K. 냉소는 뇌가 정서적으로 손상을 입지 않도록 우리를 보호해준다.

126. K. 이런 외출은 전쟁과 우리의 미래에 관한 암울한 생각에 갇혀 있지 않도록 해준다. 작년은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전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최악의 순간은 바로 행복한 순간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을 때다. 마음속에서 이미 죽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다.

127. D. 전쟁은 설령 내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주위 사람들을 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내게 가르쳐주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얘기를 더 자주 하기 시작했다. 전쟁이 나기 전에는 그런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D와 K 모두가 목격자다. 이 전쟁에서 인간이 치르고 있는 희생을 이해하려면
바로 이런 개인적인 목소리를 기록하는 일이 중요했다.
정치적 사건이 펼쳐지는 순간 추출되고 만 그들의 시간들 말이다. (중략)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이 전쟁으로 인해 국경 양쪽에 생겨난 두 서사의 냉혹한 대비를 기록하고,
둘을 양 페이지에 맞붙여둠으로써 D와 K의 다면적 정체성과 경험을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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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법칙 바람그림책 139
박종진 지음, 오승민 그림 / 천개의바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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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싸개부터 시선을 확 잡아끄는 그림책, 

<초원의 법칙>이에요. 

얼핏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초원의 이미지 그대로입니다. 



광활한 하늘 아래 드넓은 들판에, 

멀리서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아요.

구름이 흘러오고, 흩어지고, 바람에 쫓기고, 달아납니다.

영원할 것 같은 풍경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고 있겠죠. 

가로로 펼쳐서 보면 그 느낌이 배가됩니다.

( 아이맥스 영화관에 동물의 왕국 다큐멘터리 보러 온 느낌, 저만 받았나요..? ) 




겉싸개를 벗겨내면 원래의 표지는 이렇게나 강렬합니다. 

형형한 두 눈이 내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지켜보는 듯해요. 

(엄마가 지켜보고 있다..?!) 

평화로워보이는 큰 그림 안에

실은 동물들의 쫓고 쫓기는 삶과 죽음이 담겨 있습니다. 




사슴이 뛰고, 표범이 쫓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뛰고

먹고 살기 위해 쫓습니다.

쫓기는 사슴의 눈이 클로즈업해서 그려져 있어요. 

절박해 보이기도, 내심 초연해 보이기도 해요.

정체절명의 순간에 탕! 소리가 나고

이번에는 표범이 자동차와 총으로 무장한 사람들에게 쫓깁니다. 



페이지마다 다 보여드리고 싶을 만큼 

(와이드 화면으로.. ㅎㅎㅎ) 

생동감 넘치는 장면이 많아요. 

자동차가 굴러떨어지고, 새들이 푸드덕 날아오르고,

표범이 저 멀리서 경계하며 지켜보는 모습이 영화처럼 펼쳐집니다. 


아까 위풍당당하게 표범을 쫓던 사람들은

자동차를 잃고 패잔병처럼 터덜터덜 초원 밖을 향합니다.

해가 곧 질 것 같아요. 



밤이 되자 초원은 문명의 이기를 잃은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한 곳이 되었어요.

하늘의 별은 저렇게 아름다운데, 지상의 빛은 초원에 난입한 사람들에게 그리 친화적이지 않습니다. 

이 또한 그저 초원의 법칙일 수도 있겠네요. 


총소리에 순찰차가 달려오고, 

사람들은 야생동물 보호법 위반으로 체포되어 

초원 밖으로 구출(!)되어 나가는데.. 

약육강식의 자연의 세계에서 법과 질서로 다스리는 인간 사회로 옮겨져 법의 심판을 받겠지요? 



자동차와 총의 도움을 받아 무뎌져 있을 뿐이지만,

사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기에 위협이 있으면 공포를 느끼고 적극적으로 삶을 도모합니다.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초원의 법칙은 

한편으로는 자연을 벗어날 수도, 완전히 녹아들어 살수도 없는 인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 같기도 해요.


삶과 죽음이 자연스레 교차하는 저곳에서는

누군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게 조금 더 쉬울까요.

뛰고 쫓고 쫓기는 데 바빠서 우울할 틈이 별로 없을까요. 


조금 약하게 태어나도 무리 안에서 보호받고 사랑받고

조금 느리고 부족함이 있어도 기다려주고 도와줄 수 있는 건 

인간 사회의 미덕이고 지향점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참 다행이었다고 생각하는 저이지만 

행복과 편안함, 안정감을 항상 누리고 사는 게 

의식적으로 지향하고 감사히 노력할 수는 있어도 

나의 당연한 권리라는 생각은 내려놓으려고 해요.


초원의 법칙과 따로 또 같이 가는 인간이니까, 

대신 다른 생명의 불필요한 죽음에 일조하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려고 합니다. 


***


이 책은 예스24 펀딩을 통해 출판된 그림책이라고 해요. 

주관적인 감상을 두서없이 적었지만 

이 책이 궁금한 다른 제이님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천개의바람 출판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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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의 모든 것 - 나를 살리는 내 몸의 전투력
헤더 모데이 지음, 최영은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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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투병 중에 접한 책이 바로 <면역의 모든 것>이다.
나는 홀린 것처럼 읽어나갔다.

면역에 대해 자칫 딱딱한 이론서가 될 법한 내용을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게
적절한 예시와 비유를 들어 위트있게 설명하고

천편일률적인 (~가 면역에 좋다더라)가 아닌,
4가지 면역유형에 따라 나의 유형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짤 수 있어서 좋았던 책.



비단 우리 가족처럼 특수 케이스가 아니더라도

코로나 시대에 바이러스 감염, 항균, 소독, 집단 면역 등은 “밥먹었니”만큼이나 일상 속에 스며든 어휘가 되었다.



바이러스에 맞서 싸우는 우리몸 최전선의 면역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개념을 정확히 알고 나면 왜 누군가는 가볍게 지나가는 바이러스가 기저질환을 가진 누군가에게는 이리도 치명적인지 등 면역을 둘러싼 여러 궁금증이 해소될 것이다.


이 네 가지 면역유형은 하나가 두드러지게 확인되거나
현실적으로 두어가지가 같이 나타날 수도 있대서 납득.




아기가 아픈데 나까지 아프면 안되지 싶어서
다른 가족들 건강 챙길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읽어보니 그게 다가 아니었다.


병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라는 구호처럼
아픈 아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의료진을 믿고
지켜보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머리를 크게 맞은 듯했다.


병원에서 해주는 것은 수치에 따라
몸에(암세포에게)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항암제를 넣어주지만
그 약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은
내 몸의 면역부대를 어떻게
관리해왔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 될 터이다.


나와 우리 가족을 지키는 내 안의 힘
맹신하지도 과신하지도 말며
착실하게 단련시켜서 스스로를 지키자.


멀리 미루어 두었던
나의 책임과 도리를 일깨워주는 듯했다.



벽에 똥칠하지 않고
오래오래 함께 행복하고 싶은 친구에게
이책을 구매해서 선물로 보냈다.



양가 부모님께도 보내드리고 싶고
함께 건강하고 싶은 얼굴들이 떠오르는 책.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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