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법칙 바람그림책 139
박종진 지음, 오승민 그림 / 천개의바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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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싸개부터 시선을 확 잡아끄는 그림책, 

<초원의 법칙>이에요. 

얼핏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초원의 이미지 그대로입니다. 



광활한 하늘 아래 드넓은 들판에, 

멀리서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아요.

구름이 흘러오고, 흩어지고, 바람에 쫓기고, 달아납니다.

영원할 것 같은 풍경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고 있겠죠. 

가로로 펼쳐서 보면 그 느낌이 배가됩니다.

( 아이맥스 영화관에 동물의 왕국 다큐멘터리 보러 온 느낌, 저만 받았나요..? ) 




겉싸개를 벗겨내면 원래의 표지는 이렇게나 강렬합니다. 

형형한 두 눈이 내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지켜보는 듯해요. 

(엄마가 지켜보고 있다..?!) 

평화로워보이는 큰 그림 안에

실은 동물들의 쫓고 쫓기는 삶과 죽음이 담겨 있습니다. 




사슴이 뛰고, 표범이 쫓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뛰고

먹고 살기 위해 쫓습니다.

쫓기는 사슴의 눈이 클로즈업해서 그려져 있어요. 

절박해 보이기도, 내심 초연해 보이기도 해요.

정체절명의 순간에 탕! 소리가 나고

이번에는 표범이 자동차와 총으로 무장한 사람들에게 쫓깁니다. 



페이지마다 다 보여드리고 싶을 만큼 

(와이드 화면으로.. ㅎㅎㅎ) 

생동감 넘치는 장면이 많아요. 

자동차가 굴러떨어지고, 새들이 푸드덕 날아오르고,

표범이 저 멀리서 경계하며 지켜보는 모습이 영화처럼 펼쳐집니다. 


아까 위풍당당하게 표범을 쫓던 사람들은

자동차를 잃고 패잔병처럼 터덜터덜 초원 밖을 향합니다.

해가 곧 질 것 같아요. 



밤이 되자 초원은 문명의 이기를 잃은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한 곳이 되었어요.

하늘의 별은 저렇게 아름다운데, 지상의 빛은 초원에 난입한 사람들에게 그리 친화적이지 않습니다. 

이 또한 그저 초원의 법칙일 수도 있겠네요. 


총소리에 순찰차가 달려오고, 

사람들은 야생동물 보호법 위반으로 체포되어 

초원 밖으로 구출(!)되어 나가는데.. 

약육강식의 자연의 세계에서 법과 질서로 다스리는 인간 사회로 옮겨져 법의 심판을 받겠지요? 



자동차와 총의 도움을 받아 무뎌져 있을 뿐이지만,

사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기에 위협이 있으면 공포를 느끼고 적극적으로 삶을 도모합니다.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초원의 법칙은 

한편으로는 자연을 벗어날 수도, 완전히 녹아들어 살수도 없는 인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 같기도 해요.


삶과 죽음이 자연스레 교차하는 저곳에서는

누군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게 조금 더 쉬울까요.

뛰고 쫓고 쫓기는 데 바빠서 우울할 틈이 별로 없을까요. 


조금 약하게 태어나도 무리 안에서 보호받고 사랑받고

조금 느리고 부족함이 있어도 기다려주고 도와줄 수 있는 건 

인간 사회의 미덕이고 지향점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참 다행이었다고 생각하는 저이지만 

행복과 편안함, 안정감을 항상 누리고 사는 게 

의식적으로 지향하고 감사히 노력할 수는 있어도 

나의 당연한 권리라는 생각은 내려놓으려고 해요.


초원의 법칙과 따로 또 같이 가는 인간이니까, 

대신 다른 생명의 불필요한 죽음에 일조하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려고 합니다. 


***


이 책은 예스24 펀딩을 통해 출판된 그림책이라고 해요. 

주관적인 감상을 두서없이 적었지만 

이 책이 궁금한 다른 제이님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천개의바람 출판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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