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는 지켜야 할 자존심 인터뷰 특강 시리즈 4
진중권.정재승.정태인.하종강.아노아르 후세인.정희진.박노자.고미숙.서해성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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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오랜만에 반가운 책을 만났다. 진보논객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존심에 대해 입을 모았다.  그 안에는 늘상 들어온 진보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새롭게 태어나고 있었다.

자존심.  [명사]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

진보적으로 사는 삶이 어려운 이유는, 일상적인 폭력이 만연해있기 때문이다. 순간순간 우리는 선택을 하며 살아야하는데 - 사실 선택이 주어지는 것 같지도 않으나 -그 순간 많은 타협들이 우리의 진보적 선택을 가로막는다.

이는 살아오면서 학습해온 타협의 편리성 때문이기도 하며  그 일들이 그렇게 자존심을 싸우며 대항해야할 만큼 싸울만해 보이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이래서 민주의 탈을 쓴 정부는 더 잔악하다. 뭔가 마땅치는 않는데 딱히 공격할 뭔가가 보이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 침투하여 순간순간의 타협과 비굴을 강요한다.
 
여러 혁명들이 가능했던 이유는 상황이 비일상적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그렇다고 많은 혁명인들의 성과를 비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성이라는 것은 사람을 나른하게 만든다. 또 쉽게 합리화하게 만든다.

또 그런 거센 반발이 가능했던 이유는 반해야할 세력이 워낙 가시적으로 막강했기 때문이 아닐까.
 
책 안에 그런 구절이 있었다.
적은 돈을 받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많은 돈을 받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보다 더 일을 잘한단다. 자신이 그런 적은 돈에 양심을 속이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상황을 견디지 못해 아예 그 거짓말을 믿어버린다는 것이다.
 
지금 사람들이 그렇다. 순간순간 작은 강요와 폭력 앞에서 자신을 한두번 꺽고 난 사람들이, 작은 폭력에 자신이 굴했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해 아예 자신을 속이며 사는 것은 아닐까. 신자유주의 사회의 자본가는 교묘하게도 싸울 의지도 들지 않으면서도 굴하고  나면 자존심이 상해버리는 정도의 폭력만을 쓰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이다.

 권력가들은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그들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많은 기술을 터특해나가고 있다. 좋게 말해, 우리 국민들은 너무 순진하다. 라고 했지만.

사실은 우린 바보처럼 속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슬픈 건,
속이는 것도 바로 우리라는 것이다.

속고 속이는 사이에 스스로 지쳐 자신을 내던지지 말자.

인생은 속고 속이는 잔혹한 사기극이 아니지 않은가.

균형있고 객관적인 판단으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몸부림칠 수 있는 "자존심"이 필요하다.

그 것이 바로 우리의 자존심을 지켜줄 마지막 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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