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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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은 2형식이다"는 기획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기존의 복잡한 기획 논리를 벗어나, 주어와 보어로 이루어진 '2형식 문장'의 단순한 구조에서 기획의 본질을 탐구한다. 즉, 기획이란 'A는 B다'라는 명확한 정의를 세우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기획의 방향성과 목적이 분명해진다고 주장한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기획을 어렵고 거창한 작업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개념으로 풀어낸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획을 방대한 자료 조사와 복잡한 전략 수립으로 생각하는데, 저자는 이를 단순한 문장 구조로 정리함으로써 기획의 본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특히 기획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또한, 저자는 실용적인 사례와 예시를 풍부하게 제공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기업의 브랜딩 전략, 제품 기획, 마케팅 캠페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2형식 기획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책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군더더기 없는 명확한 문장을 강조하며,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좋은 기획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책이 모든 기획의 정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기획의 본질을 명확히 정의하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구체적인 실행 방법이나 세부 전략에 대한 내용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기획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하지만, 이미 기획 업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기본적인 내용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은 2형식이다"는 기획을 복잡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유익한 책이다. 기획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명확한 정의에서 시작된다는 저자의 주장은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보다 효과적인 기획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 기획의 본질을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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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계곡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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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알렉산더 하워드의 『시간의 계곡』은 인간의 상실과 애도,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내릴 수 있는 선택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동쪽에서는 20년 후의 미래, 서쪽에서는 20년 전의 과거가 흐르는 마을이라는 독창적인 설정을 통해, 소설은 단순한 시간 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철학적 사유를 담아낸다.


주인공 오딜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었음에도 과거나 미래를 방문하는 것이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동쪽 마을에서 온 방문객이 사랑하는 에드메의 부모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의 신념은 흔들린다. 에드메의 예정된 죽음을 알게 된 그는 그녀를 구할 것인지, 아니면 시간의 질서를 유지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설은 운명과 자유 의지, 그리고 슬픔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하워드는 단순히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차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마주한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은 오딜의 선택을 따라가며 스스로 답을 찾게 된다.


이 작품은 가즈오 이시구로, 테드 창, 무라카미 하루키와 비교될 정도로 문학적 완성도가 높으며, 시간과 숙명,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담고 있다. 또한, 감정적으로도 강렬한 울림을 준다. 특히, 애도라는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 현실적이면서도 아름다워, 같은 상실을 경험한 독자라면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의 계곡은 단순한 시간 여행 소설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상실과 그로 인한 슬픔을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가 있는지를 묻는 작품이다. 철학적 사유와 감성적 몰입을 동시에 선사하는 이 소설은, 인생의 선택 앞에서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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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 눈사람 펑펑 1 팥빙수 눈사람 펑펑 1
나은 지음, 보람 그림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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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눈이 소복이 쌓인 팥빙수산 꼭대기, 그곳에는 신비한 눈사람 ‘펑펑’이 살고 있다. 그는 눈과 얼음을 깎아 마법 같은 안경을 만들어내는데, 이 안경을 쓰면 과거와 미래,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마법은 따로 있다. 손님의 고민을 귀 기울여 듣고,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건네는 펑펑의 마음이야말로 안경점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야기는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손님들이 ‘눈사람 안경점’을 찾아오며 전개된다. 수상한 발자국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아이, 소풍 날씨가 걱정되는 친구,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싶은 아이 등 펑펑의 손님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고민은 단순하지만, 펑펑은 마법 안경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깊이를 전해준다. 독자들은 안경을 쓰고 진실을 마주하는 인물들의 성장 과정에서 공감과 위로를 얻는다.


펑펑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짧은 팔다리 때문에 실수를 하기도 하고, 손님에게 받은 먹기 힘든 재료들로 난감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긍정적인 태도와 다정한 마음은 언제나 반짝반짝 빛난다. 이는 독자들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작은 실수도 성장의 과정임을 일깨운다.


책에 담긴 따뜻한 문장들은 마치 포근한 눈처럼 독자의 마음을 덮어준다. “작은 추억이 모이면 행복한 기억이 되기도 해. 작고 가벼운 눈을 뭉치면 커다란 덩어리가 되는 것처럼.” 이처럼 섬세하고 따뜻한 문장들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또한, 친구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며, 진심을 담아 관계를 쌓아가는 존재임을 일깨운다.


팥빙수 눈사람 펑펑은 단순한 동화가 아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마음을 나눌 때 비로소 세상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마법 안경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을 함께하며 독자들은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얻게 될 것이다. 어린이 뿐만 아니라 동심을 간직한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는 감성 가득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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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하우스
전지영 지음 / 창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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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영의 첫 소설집 타운하우스는 ‘보이지 않는 위협’에 대한 불안을 집요하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표제작 말의 눈을 비롯한 여덟 편의 이야기는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균열의 순간들을 차분하고도 예리한 문장으로 포착한다.


학교폭력, 가족 간의 긴장, 사회적 침묵과 은폐 같은 소재들은 익숙할 수도 있지만, 전지영은 이를 단순한 선악의 문제로 소비하지 않는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명확하게 나뉘지 않으며, 진실은 때때로 시야에서 벗어나 있다. 쥐, 언캐니 밸리 같은 작품은 현실의 불안을 생생하게 불러일으키면서도, 독자에게 확신을 주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특히, 소설집을 관통하는 ‘물’의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타운하우스의 천장에서 떨어지는 누수, 해무가 자욱한 바다, 비 오는 연못 같은 장면들은 마치 천천히 스며드는 불안을 시각화한 듯하다. 인물들은 이러한 불안 속에서 혼란을 겪고, 때로는 이를 외면하거나 묵인하려 한다. 그러나 결국 그 틈을 통해 현실이 스며들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균열이 드러난다.


전지영의 문장은 간결하지만 묵직하다. 감정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독자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든다. 이 책을 덮고 나면 한동안 잔상이 남아 떠오를 것이다. 타운하우스는 우리가 외면했던 현실의 틈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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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복직합니다 소설Q
박서련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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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 작가의 신작  "마법소녀 복직합니다" 는 전작 *『마법소녀 은퇴합니다』*의 후속작으로, 마법소녀라는 독특한 소재를 현실적으로 풀어내며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이번 작품은 은퇴했던 마법소녀가 복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사회문제를 다루고, 인간적 성장과 상상력을 담아냈다.


작품은 기존 마법소녀물의 정형성을 깨뜨리고 현대인의 불안과 고민을 반영한다. 주인공은 빚과 주거난, 청년실업 같은 현실의 문제들에 직면하면서도, 자신의 능력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마법소녀로서의 역할을 재발견한다. 특히 ‘사랑의 힘으로 사람들을 돕는’ 그녀의 모습은 우리가 가진 잠재적인 선의를 일깨운다.


작중 세계관은 전작보다 한층 정교해졌으며, 청년실업과 사이비 종교 등 현실적인 이슈들을 위트와 유머로 풀어내며 몰입감을 높인다. 인물 간의 섬세한 감정선과 유머러스한 대화는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속도감 있는 전개는 독자를 책 속으로 끌어당긴다.


박서련 작가는 독특한 설정과 재기 넘치는 문체로 독자에게 새로운 ‘마법소녀’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은퇴와 복직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대인의 삶에 필요한 회복과 재발견의 메시지를 전하며, 누구나 사랑과 도움의 힘으로 마법소녀가 될 수 있음을 일깨운다.


마법소녀 복직합니다는 사회와 개인의 경계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영감을 주는 작품이다. 매력적인 세계관과 공감되는 이야기를 통해, 이 소설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우리 모두의 마법 같은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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