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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후쿠
김숨 지음 / 민음사 / 2025년 9월
평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억을 15세 소녀 요코의 ‘몸’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10년에 걸친 치열한 증언 청취와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단순한 역사 기록을 넘어, 말로 다 담지 못한 고통과 침묵을 문학적 언어로 옮겼다.
‘간단후쿠’라는 원피스형 옷은 단순한 복장이 아니라, 소녀들의 존재와 생존을 상징하며, 벗어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과 몸의 고통을 드러낸다. 요코와 동료 소녀들의 각기 다른 생존 방식, 내면의 상상과 갈등, 서로를 지탱하는 연대는 극한 상황에서도 개인의 존엄과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군표’를 모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는 장면 등은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의 삶과 애착이 끊임없이 이어짐을 상기시킨다. 김숨은 단어 하나, 침묵 하나까지 세심히 다듬어 소녀들의 목소리를 살리고, 전쟁의 폭력과 상처를 현재와 연결된 기억으로 재현한다.
간단후쿠는 역사적 사실을 넘어 인간의 고통과 존엄을 깊이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