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에 배우는 글쓰기 - Visual Writing
강병재 지음 / 북포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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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글쓰기가 징글징글해질 때가 있었다. 그것은 이력서에 딸린 자기소개서를 쓸 때였다. 나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학교 다닐 때는 다른 이에게 보여주는 것도 좋아했고 주는 것도 좋아했다. 즉, 자작 글을 작성한다는 의미에서는 아주 집중모드로 작업할 수 있었다. 이렇게 따지니 자기소개서도 즐거운 작업이 되어야 하는 게 맞지 않는가. 하지만 자기소개서라는 양식 종이, 특히 지원동기와 입사 후 포부 코너가 되면 왠지 모르게 손가락에 쥐가 쫙 올랐다. 빨간 원고지 줄을 쳐다볼 때와 마음가짐부터 틀렸다. 이러다보니 자기소개서 쳐다보기도 싫었던 적이 많았다. 그래서 글자를 쳐다보면서 아주 짜증이 솟구칠 때가 많았다. 넣어봤자 전화가 안 오는 곳이 태반이니까. 아마 나를 포장하는 일에 서툴렀거나 아예 그런 재주가 없었음이리라.

글쓰기 관련 책을 한 두 번 본 것도 아니지만 어째서인지 양식적 글쓰기는 당최 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글쓰기 책에 매달리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이것을 뛰어넘지 못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 학원에 간다고 해서 뭐 더 좋아질 것도 아니었다. 내 심리적인 문제와 나를 돌아보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쓰기 책을 통해 내 문제점을 짚어나가기로 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한 단계 성장하였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를 돋보이게 할 줄 아는 스킬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즐거이 두 시간을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이력서로 인한 스트레스와 짜증은 될 대로 되란 식의 글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짜증나는 거다!” 아니면 “놀고 있네, 자기네도 돈 벌라고 들어간 주제에!”라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이런 식의 글쓰기는 면접관들의 눈에 찰리 없었을 것이다. 감정적 글쓰기로 나는 마구 내질러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읽으면서 느낀 건 ‘책이 참 분석적이다.’라는 것이다. 예문을 함께 제시해 이해를 돕고 있어서 그런지 책이 참고서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왠지 내가 학원에서 강의를 듣는 느낌이랄까? 또한 위에 시계와 경과 시간이 적혀있음을 통해 내가 얼마나 읽었고, 얼마나 시간이 경과하였는지 계산해 보았지만 책을 빨리 읽지 못하는 나에겐 시간이 오버되어 있었다. 아, 빨리 읽고 캐치하는 것도 능력이라는데 그것도 안 되는 것이었다. 괜한 자괴감이 밀려왔다. 굴하지 않고 다시 한 번 읽었고 이 책을 통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더욱 신중히, 조금이라도 더 생각하고, 정리하여 쓰는 사람이 되고자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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