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단칸방.
가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추천 게임으로 보던 게임이었는데,
책으로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플레이해봤습니다.
작은 단칸방에서 무릎을 모으고 앉아있는 주인공(편의상 단이라고 부르겠습니다.)을 볼 수 있었는데요.
꾸준하게 말을 걸고 환경을 개선해주면서 단이가 변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 따뜻해지는 게임이었습니다.
책에서는 단이의 이야기를 더 자세하게 볼 수 있을거란 기대를 가지고 책을 폈습니다.
책 표지는 작가님의 그림과 예쁜 폰트로 제목이 적혀 있었습니다. 단칸방에서 바깥을 내다보는 주인공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표지를 보고 꼭 책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단이의 공허한 듯한 표정이 정말 외로움을 가득 담고 있는것 같았거든요.
책의
책의 마지막에서 단이는 행복을 찾았을까요.
단칸방으로 들어가는 중.
책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단이가 해주는 이야기와 단이의 꿈 일기입니다. 단칸방에 찾아가서 나누는 이야기는 때로는 두서없지만 그만큼 마음 속 이야기를 해준다는 느낌이 들어 더 좋았습니다. 담담하게 오늘은 이랬어, 그때는 저랬어. 앞으로는 뭘 하고 싶어. 작은 단칸방에 등 기대고 앉아 두런두런 얘기하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꿈 일기는 조금 더 개인적인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꿈에서 보는 두려움, 추억, 희망들. 가감없이 내보여주는 이야기에 저의 내면에 있는 것들도 얘기하고 싶어졌습니다.
거울을 보고 천 번 만 번 같은 말을 하면 진짜 그렇게 된다고.
그렇게 단이도 스스로에게 말한거겠지요.
난 괜찮아. 괜찮다고. 하지만 마음 속에는 여전히 아픈 내가 있습니다.
아픔에 익숙해졌지만 아프지 않은건 아니니까요.
아주 깊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저에게 위의 글은 아주 소중한 사람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너무 좋은데, 저는 스스로를 지탱하기에도 힘든 사람이라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기가 힘들었었거든요. 아마 읽는 사람마다 떠오르는 것이 다르겠죠?
읽다보면 마음 한 구석에 잠들어 있던 기억 조각들이 공기 중에 부유하는 먼지처럼 떠올라 단이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듣는게 아니라 내 얘기도 하나 둘 내려놓기 시작했습니다. 또 책 속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단이의 주변에 함께 해주는 꽃과 거북이와 고양이가 단이에게 어떤 기쁨을 주는지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었습니다.
비 내리는 단칸방은 단어에서 주는 안정감, 고요함, 아늑함이 저 자신을 편안하게 해줬습니다.
책이 일방적으로 내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단이가 해주는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을 통해 내 얘기를 함께 늘어놓는 것 자체에서 힐링을 얻게 됐습니다.
'잘 가.' 는 또다른 만남을 위한 인삿말이죠.
새로운 기억을 가지고 책을 볼 때마다 단이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다음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