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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으로부터 - 감히 그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사랑을 위해
오스카 와일드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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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와일드의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데도 큰 깨달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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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마들린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7
루드비히 베멀먼즈 글 그림, 이선아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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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마들린느,

사랑받고 싶은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기를 원한다. 특히 스스로 자립할 수 없는 어린 아이들일수록 부모나 선생님 등 어른들의 보살핌, 관심과 사랑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 되기 때문에 사랑받기를 원하는 마음이 더 간절하다. 그래서 유아기를 지나 온 성인이라면 형제자매 간에는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고자, 친구들 간에는 선생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고자 하는 갈등이 빈번하게 일어남을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바보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글을 쓴다.

-루드비히 베멀먼즈-

 

 

작가가 마흔이 되던 1939년에 첫 출간을 시작한 씩씩한 마들린느는 여전히 아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94년 시공사에 의해 초판 1쇄가 시작된 이래 현재는 56쇄에 이르렀다. 이는 아이들을 위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던 베멀먼즈의 마음이 아이들에게 와 닿았기 때문이 아닐까.

주인공 마들린느를 표현하는 형용사는 ‘씩씩하다’이다. 굳세고 강하며 자립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씩씩하다’라는 표현에 어울리는 아이는 흔하지 않다. 원제가 『Madeline』(1939)였다는 점에서 ‘씩씩한’이라는 형용사는 한국에서 번역되어 나올 때 변형된 것이지만 특별히 ‘씩씩한’이라고 명명할만큼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 외국 작품의 경우 국가의 문화와 정서를 반영하여 작품의 제목이나 표지 그림이 바뀌기도 한다. 옐라 마리의 『나무』는 일본에서는 『나무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이수지의 『그림자놀이』는 한국판과 미국판의 표지가 서로 다르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번역의 차이라기 보다 작품에 대한 해석의 차이라 생각된다.
 첫 표지에서부터 앞을 향해 나란히 걸어가는 아이들, 선생님과는 달리 마들린느는 뒤를 혹은 그림책 밖의 독자를 응시하고 있다. 그래서 선생님이 알려 준 방향대로 걸어가면서 뒤를 쳐다 볼 생각을 하지 않는 대부분의 평범한 아이들에게는 마들린느는 ‘씩씩한 마들린느’가 된다.

여기는 프랑스 파리입니다. 덩굴로 뒤덮인 오래된 기숙사에 열두 여자아이가 두 줄 나란히 살고 있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 줄 나란히라는 표혅은 열두 여자아이가 어른들이 알려 준 규칙과 규율을 지키며 안전을 보호받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다. 아이들을 보호하는 기관, 보육원이나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이동해야 할 때는 꼭 줄을 서서 다녀야 함을 강조한다. 두 줄을 서서 움직여야만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음을 말해주고 교실 벽면 곳곳에 줄서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표어를 붙이곤 한다. 질서를 지킨다는 것은 어른들의 사회를 배우고 익히는 과정으로 중요한 것이지만 자칫 질서라는 테두리에 기대어 의존적인 모습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마들린느는 다르다. 책의 면지에서는 열두 여자아이 중 한 명으로서 마들린느가 아니라, ‘마들린느를 보여준다. 다른 친구들과 비슷한 차림새를 하였지만 마들린느는 독립적인, 친구들과는 다른 인물이다. 마들린느는 쥐를 보고도 무서워하지 않았고, 추운 겨울날에도 씩씩하게 얼음을 지쳤으며 동물원의 호랑이를 보고도 코웃음을 치는, 그래서 친구들과 클라벨 선생님을 놀라게 하는 아이이다.

더구나 마들린느는 어른들이 정해 준 테두리를 벗어나는 용기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맹장 수술을 해서 어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니 얼마나 부러운 대상인가. 어른들에게 보호 받으면서도 어른들이 정해 준 테두리에 의존하지 않는, 자신을 솔직하게 내보일 수 있는 천진한 마들린느. 마들린느는 친구들이 갖지 못한 스스로 나아가는 씩씩함과 어른들의 애정을 한 몸에 받고 있기 때문에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마들린느는 제외한 열 한 명의 여자아이는 병문안을 다녀 온 후 부러움을 느끼고 맹장 수술을 해 달라고 선생님께 부탁하게 되는 것이다.

열두 여자아이 중 마들린느는 특별하다. 씩씩하고 솔직하며 용감하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는 누구라도, 어른이든 유아이든 마들린느의 씩씩함에 부러움을 느끼고 동일시하게 될 것이다. 씩씩한 마들린느가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은 것 같아 시원함을 느끼면서 말이다.

씩씩한 마들린느를 처음 보고 한 편의 Cartoon을 보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표지에서 보여지는 날카로운 선과 절제된 색이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내용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는 Cartoon에 가깝다고 느낀 것은 베멀먼즈의 그림 때문이다.

날카로운 선과 절제된 색은 자칫 거친 느낌을 주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그의 그림이 어린이다운 순수함을 잘 표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선명한 선은 대상을 명확하게 그려내며 절제된 색은 이야기의 호흡을 조절하며 부드럽게 이끌어나간다.

시각은 선택적이기 때문에 독자는 톤이 다운된 노란 배경색을 뒤로 하고 선명한 선에 시선을 집중시키며 이야기를 읽게 된다. 사실적이지만 단순화 된 그림이 위쪽에 크게 자리 잡고 있고 간결한 글이 아래쪽에 놓인 면들이 병렬적으로 배치되어 있어 독자들은 편안하게 호흡하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편안한 리듬은 마들린느가 아픈 부분에서 달라진다. 한 면이 두 개의 그림으로 분할되어 화면을 펼쳤을 때 4개의 장면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흰색, 노란색의 배경색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이야기의 호흡을 빠르게 한다. 특히, 이러한 색의 사용과 함께 동적인 선은 이야기의 반복적인 리듬 안에서 평온하다 못해 지루해지기 쉬운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사선으로 굽은 의사 선생님의 등은 마들린느의 상태의 심각함을 잘 보여준다.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겼을까봐 걱정되어 달려가는 선생님의 모습을 사선으로 아주 길게 그려 선생님의 마음이 다급함을 보여주어 독자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한다.
  작가는 선, 색의 사용 뿐만 아니라 곳곳에 프랑스 파리의 관광 명소를 그려 넣어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미국인으로 귀화한 작가가 프랑스 관광 명소를 그려 넣은 것은 프랑스에 휴가를 갔다가 쓴 작품이었기 때문인데, 말광량이 ‘마들린느’는 베멀먼즈가 여름휴가차 프랑스 서부 해안에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하였던 당시에 구상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그 당시 옆자리에 맹장염으로 입원한 꼬마가 있었는데 수녀님이 그 꼬마에게 수프를 가져다 주는 것을 보면서 어린 시절 어머니가 들려주던 수녀 학교의 생활을 떠올려 그린 것이다. 작가의 관광객으로서의 호기심은 독자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어 색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림책의 앞 면지와 뒷 면지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그림은 콩코드 광장이다.<마들린느> 시리즈 중 마들린느와 개구쟁이』에서는 콩코드 광장을 표지에 등장시킨다.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콩코드 광장은 루이 16세와 그의 왕비 마리앙투와네트의 결혼식이 거행된 곳이며 그들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곳으로 역사적 의미가 깊어 프랑스를 방문한 이나 프랑스를 방문하고 싶은 이들은 알고 있는 장소이다.

  마들린느와 친구들이 비가 오는 날 산책을 하는 장면의 뒷 배경으로 그려진 건물은 노트르담 성당인데 한눈에 보아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였음을 알 수 있다.
  『씩씩한 마들린느』의 표지 또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에펠탑임을 한 눈에 알아차릴 수 있도록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표지를 넘기는 순간 프랑스 여자아이 마들린느의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읽게 된다. 그래서 책에 등장하는 배경의 그림들이 프랑스 관광지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며 그 곳을 추억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다.
  『씩씩한 마들린느』가 주는 즐거움은 다양하다. 꼬마 주인공 마들린느와 친구들의 솔직한 마음 뿐만 아니라 사실적인 배경 묘사와 함께 인물의 심리를 드러내는 주관적인 선과 색채들이 엮어내는 리듬 또한 즐거움을 준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고 싶었던 마음과 내 마음대로 놀고 싶고, 나 혼자서 무언가를 결정하고 싶었던 마음이 갈등했던 경험은 누구라도 있을 것이다. 『씩씩한 마들린느』는 그 갈등을 유쾌하게 날려주는 책이다. 그래서 마들린느처럼 씩씩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싶고, 솔직한 모습으로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가진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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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유로 세대
안토니오 인코르바이아.알레산드로 리마싸 지음, 김효진 옮김 / 예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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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euro는 대략 100만원이다.
신문에 의하면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젊은이들의 연평균 소득이 2500만원에 이르고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실상은 천유로 세대와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가볍게 책을 집었다.
이 책은 표지처럼 가볍게 읽힌다. 밀라노에서 100만원으로 생활하는 건전한(?) 젊은이들의 일상이 테마이기에 무거울 수가 없다. 물론 제목에 걸맞게 모든 것을 돈으로 수치화하여 생활하는 주인공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지만 아주 억지스럽지는 않다.

빠듯한 생활이지만 대도시 밀라노에 살고 있으며

정직원이 되고 싶지만 그러기엔 여러 어려움이 많은
그렇다고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삶을 갈구하는
천진난만하지만 이해타산이 빠른 이탈리아의 젊은이들.

이 이야기가 내 가슴에 파고드는 것은 그들과 내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인터넷상에서 무료로 공유되었던 소설이 전 세계에 이름을 걸고 팔리게 된 것도 나와 같은 동세대들이 이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라고 느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럼, 실용서적처럼 처세술을 제시하면서 해답을 제시하고 있을까? 라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해답! 그런 것은 애초부터 없다. 책의 말미에 정말 1000유로 세대인 두 저자가 사회가 젊은이들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부연하고 있지만 난 그 점은 동의하지 않는다.
과거 경제가 여유로웠던 부모 세대에 비해 경쟁이 생활화 된 현대 사회를 되돌려 과거로 돌아간다는 것은 무리라 생각된다. 현대에 길들여 키워졌다면 현대사회의 병폐를 극복해야 하는 것도 1000유로 세대인 우리의 과업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고
읽으면서 나의 현실을 되돌아 보게 되고
읽으면서 세상을 조금 더 넓게 볼 줄 알게 된다면
그게 좋은 소설이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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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왈로테일
이와이 슌지 지음, 남상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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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가볍고 적당히 무거운 일본 단편 소설이다.  장편 소설이라고 쓰여 있지만 스토리가 간략하게 뛰어가면 전개되는 이야기이기에 아주 짧게 느껴진다.

 일본에서 살아가는 이방인들의 뒷이야기이지만 결코 지저분하거나 더러운 느낌이 아니다. 자잘하고 어둡지만 따뜻한 정이 있는 뒷골목 이방인들. 엔타운이라 불리지만 결코 엔을 끝까지 숭배하지는 않는다. 어둠 속에 다가온 꿈의 그림자를 실수-얼떨결에 일본인을 죽여버렸던 과거의 일- 때문에 놓쳐 버리게 되지만 결코 미련은 없다. 오히려 욕망이 사라진 뒤 맛보는 평화와 여유.

그리고 그 여유에 감춰진 엔타운들의 엔화찾기의 비밀. 우연한 살인을 다루고 있지만 마치 복수극이라도 벌인 듯 통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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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반양장)
트리나 포올러스 지음 / 시공주니어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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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치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란 것이 과연 나만의, 온전히 나만의 것일까?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대학교 4년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나는 온전히 나일수 있었을까? 어느새 나도 모르게 스며든 비교라는 생활의 양식. 내가 가진 가치도 비교라는 필요악이 만들어낸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서태지의 노래 가사처럼 친구들을 이기고 앞으로 앞으로 전진.... 책 속의 애벌레는 일등 지상주의와 명품주의 등 차별화된 이상을 꿈꾸는 우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비판하고 있다. 끝 없는 욕망이기에 그 도달점도 끝 없고 허망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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