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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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외관.

 


이 책을 관통하는 것은 아픔이다. 작가는 초능력을 소재로 해서 개인적인 아픔과 시대적 아픔을 기막히게 잘 연결시켰다. 하지만 그가 그리고자 한 아픔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현실적인 얘기인데도 그렇다. 독자인 나와 작가가 시대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작가의 캐릭터 처리에서 그 문제를 찾았다.

 

작가는 캐릭터를 떨구어 놓고 나중에 묘사하는 식이다. 이러다 보니 우매한 독자(나를 말함)는 이해력 난조에 빠졌다. 특히 심했던 것은 강토라는 캐릭터이다. 강토를 등장시킬 때, 형이라는 호칭을 붙여놓았다. 누가 봐도 남자라는 게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렇게 남자로 알고 읽었는데 좀 지나더니 여자란다. 내 입에서 “여자였어?”라는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광고인지 드라마인지, 거기서 나오는 대사를 내가 책을 보면서 똑 같이 따라할 줄은 몰랐다.

 

독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캐릭터 등장 초기부터 복선을 깔던가, 복선 같지도 않은 것을 여자라고 밝혀지는 바로 전 페이지에 깔아놓으면 뭐하는가. 선재의 경우도 그렇다. 간호병의 이름을 처음에 밝혀 놓았으면 됐지, 뒤에 가서 밝혀 놓을 건 뭐람. 주인공인 정훈이 간호병과 어울릴 때 이름을 몰랐으면 이해를 하겠다. 그 당시에 알았을 이름이 대학교의 학생회관에 가서야 선재라고 튀어 나온다. 죽은 약혼자 이수형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자잘한 것들이 모여서 이해력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책을 몇 장 넘기다가 다시 앞으로 되돌아가서 읽어야 했다. 집중하기 힘들었다. 개연성도 문제가 되었다. 일례로, 쌍둥이를 피해서 달아나다가 어느 대학교 교문이 나와서 들어가 보니, 제대후 소식을 모르던 선재 형이 있었다. 이걸 상징성이라거나 소설적 장치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그나마 정훈의 엄마에 대해서는 책 전체를 통해서 구구절절 언급했기 때문에 끝부분에 가서 편지로써 어느 정도 마무리가 잘 되었다고 본다.

 

 

 

띠지를 분리한 상태.

 

 

 

책의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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