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명화 속 식물 365
박은희 지음 / 블랙잉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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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을 너와 함께할래, [하루 한 장 명화 속 식물 365]

 

일상은 항상 바쁘게 흘러가고 따라서 마음도 늘 분주하다. 일정에 쫓기고 시간에 등 떠밀려 어느덧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이 오면 무언지 모를 허무함마저 밀려온다. 그러고 보니 각종 sns와 유튜브를 바쁘게 돌려가며 도파민을 느끼려 노력했는데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피로함이 의문스럽다.

 

[하루 한 장 명화 속 식물 365]는 이런 우리에게 작은 정원과 안온함을 전해주는 위로가 된다. 이 책은 보태니컬 아티스트인 저자가 선정한 명화 365점을 소개하는 콘셉트로 기획되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냥 명화가 아니라 식물이 담긴 명화가 실려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평소 명화에 관심이 많았거나 식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선물 같은 책이다. 올컬러 제본으로 명화 속 식물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길 수 있으며, 페이지당 저자가 간단히 덧붙인 코멘트를 통해 해당 명화와 관련한 토막 상식 등을 얻을 수 있다. 1227일 자 페이지에 저자가 덧붙인 코멘트, ‘당신이 자연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모든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게 될 것이다가 특히 책의 콘셉트와 맞물려 인상 깊다. 하루에 한 페이지가 책정되어 있으며 나만의 기록을 짤막하게 남길 수 있는 공간도 있으니 일기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작된 새해는 어느덧 첫 달의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것처럼 우리의 일상도 거스를 수 없는 속도로 흘러가겠지만, 그 흐름 속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포착하는 것은 각자에게 주어진 몫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조용하게 책 속의 그림을 바라보다 보면 오늘 쌓인 온갖 번잡함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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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움직인 문장들 - 10년 차 카피라이터의 인생의 방향이 되어준 문장
오하림 지음 / 샘터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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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불현듯 찾아와 안겼네, [나를 움직인 문장들]

 

누군가 글을 쓰면 이 세상에 문장이 생겨난다. 그러니 문장들의 탄생에는 그 누군가가 기여했다. 하지만 그렇게 탄생한 문장들이 거꾸로, 종종 우리를 움직이기도 한다. 10년 차 카피라이터인 저자가 고르고 모은 문장들을 담은 책, [나를 움직인 문장들]은 그렇게 기획되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문장 헤맨 만큼 자기 땅이 된다’, 헤매느라 이제는 지쳐버린 이들에게 이보다 더 든든한 힘을 줄 문장이 있을까, 드라마 <안나>의 포스터 카피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씁니다’, 가볍게 휘갈긴 메모보다 일기장에 꾸겨 넣은 문장들은, 실은 한 번 더 정제된 상태라는 비밀이 있다. 윤종신의 인스타그램이 출처인 불안해서 안심이다. 불안은 에너지니까’, 무기력하게 엎드려 있다가도 이런 게 지속되면 자신이 망가질지 모른다는 불안은 그렇게 뭐든 계획을 세우게 만들었다. 책에 담긴 수많은 문장들은 저자의 생각으로 날개를 달고 내 일상에 침투한다. 언뜻 보기에 그냥 읽고 흘려버릴 수 있던 말들이지만, 문장과 함께 살아온 저자에게 안겨 더 풍부하게 색이 입혀져 독자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최근 몇 년간 내 일상 속에서 불쑥 나타나곤 하는 문장이 하나 있다. ‘노력과 운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한 번은 꼭 와요.’ 누가 한 말인지, 어디서 들은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문장은 그렇게 힘이 된다. 노력을 한다고 하고 있는데, 원하는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아 불안해지더라도 아직 운이 닿지 않아 그런가보다, 그럴 시기가 아직 오지 않았나보다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참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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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세계의 놀라운 건축물
피터 알렌 지음, 한성희 옮김, 박재연 감수 / 런치박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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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이야기들과 사람, 그렇게 시대를 담은 그들, [그림으로 보는 세계의 놀라운 건축물]

 

여행이 주는 여러 즐거움 중에 새로운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익숙했던 시야에서 벗어나 평소에 보지 못한 것들을 보게 되면 아, 이래서 여행을 왔지, 하고 저절로 혼잣말을 하게 된다. [그림으로 보는 세계의 놀라운 건축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 세계의 온갖 신기한 건축물들을 책장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마흔 개의 건축물을 눈이 즐거운 색감의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소개하고 있는 책의 본문에는 각각의 건축물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짤막한 설명이 담겨 있다. 또한 한국의 건축물을 대표하여 수원 화성이 소개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다른 건축물에 비해 국내 독자들이 실제로 가봤을 가능성이 높은 이 건축물이 과연 책에서 어떤 일러스트와 설명으로 어떻게 표현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독일의 바이에른에 있다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소개하는 페이지가 가장 인상 깊다.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하는 이 성은 디즈니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등장시킨 성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이야기로도 이미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다.

 

건축물은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관습, 그리고 보유하고 있던 기술과 추구하던 이상향을 다분히 반영하는 것으로, 단순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떠나 사유하는 사람들에 따라 깊이 있는 영감과 이야기를 제공한다. 이 책은 올컬러 인쇄를 제공하고 있으며, 참고가 될 만한 역사적 사실의 간단한 브리핑, 그리고 무엇보다 동화책에 나와도 무방할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를 실어 독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책의 첫 부분, 시작하는 글에 적힌 건축은 시간과 장소를 말하는 동시에,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어야 한다라는 말처럼, 우리의 건축물은 우리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갑자기 깊어진 겨울을 향해가는 요즘, 따스한 곳에서 편안한 자세로 이 책을 펼쳐 들고 낯선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건축물을 음미하며 시공을 뛰어넘어 여행을 떠나는 색다른 시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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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 속 세계사 - 129통의 매혹적인 편지로 엿보는 역사의 이면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 최안나 옮김 / 시공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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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전해지리라, 운명의 편지들이, [우편함 속 세계사]

 

언제부터인지 거리에 서 있는 우편함을 바라보지 않게 되었다. 별로 쓸 일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놓여 있던 우편함이 하나둘 없어지기 시작한 탓인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SNS와 이메일, 휴대폰 문자 메시지 등 편지를 대신해 상대방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편지라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과거보다 멀어진 존재라는 점이다. 편지로 우리는 마음을 전해왔다. 또 꾹꾹 눌러쓴 손글씨는 보는 것만으로도 상대가 어디에 있든 또렷한 형상으로 낚아채 눈에 또 마음에 선하게 떠올리게 만들었다. [우편함 속 세계사]는 이런 편지를 주고 받았던 역사 속 인물들과 편지를 보낸 상대의 관계를 소개하고 그 편지를 실은 특별한 기획의 편지 모음집이다.

 

책의 구성은 편지를 보낸 날짜와 보낸 사람, 받는 사람, 그리고 그 둘의 관계를 설명한 간단한 본문에 이어 주인공인 편지가 직접 등장하는 식이다. 편지를 쓰게 된 배경을 설명해주는 점이 편지를 읽기 전 독자의 이해를 도와 특히 좋다. 437개의 편지 속에서 우리는 목차가 말해주듯 사랑, 가족, 창조, 용기, 발견, 여행, 전쟁, , 파괴, 재앙, 우정, 어리석음, 품위, 해방, 운명, 권력, 몰락, 작별이라는,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18개의 주제들을 마주한다. 2018524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가 북의 김정은에게 보냈다는 편지와 1775730일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테레지아가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보낸 편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두 편지는 각각 분명한 목적을 담고 상대에게 전해졌지만 얻어낸 결과는 사뭇 달랐다. ‘만나는 순간을 매우 기대하고 있었습니다라고 편지의 서문을 열지만 곧 미국의 것이 워낙 막강하고 강력해서라며 은근한 제힘의 과시와 위협을 담아 결국 받는 사람이었던 김정은이 공식적인 화해 서신을 보내게 되는 것으로 제 역할을 다했던 전자와 달리, 후자는 부디 불행이 너를 집어삼킬 때까지 내가 살아 있지 않기를이라며 딸에게 드리우는 어두운 그림자를 걱정하며 호되게 어린 왕비를 꾸짖은 마리아 테레지아가 그러나 나는 죽는 날까지 널 다정하게 사랑할 게다로 끝내 숨길 수 없는 모정을 녹여 편지를 끝맺었지만 결국은 딸 마리의 비극적인 운명을 되돌리지 못한 공허한 외침으로 남는다.

 

다시 생각해보니 몸만 두고 마음이 상대에게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는, 편지의 다른 정의를 언젠가 본 기억이 난다. 역사 속에 남은 수많은 편지들은 그렇게 상대에게 여행을 떠나는 것도 모자라 그 유명함과 깊은 의미로 시간을 거슬러 후세에 남아 전해졌다. 우리에게 전해진 이 책의 편지들도 읽는 사람에 따라 각기 푸릇한 새 의미를 얹어 또 다른 기억으로 특별한 옷을 입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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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산책 - 일본 유명 작가들의 산책잡담기 작가 시리즈 3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외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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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에 사랑을, 두 걸음에 고독을, [작가의 산책]

 

많이는 아니지만 책 앞머리에 실린 이 산문집의 주인공들이 쓴 책을 몇 권 읽어보긴 했다. 조금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책들도 있었음을 떠올리다가 벚꽃이 그려진 표지의 산뜻함에, 그 희한하게 느껴지는 괴리감에 잠시 주춤하다 책을 읽어내렸다. 다행히도 이 책에 실린 산문들은 전에 읽었던 그들의 작품만큼은 무겁지 않았다.

 

와카야마 보쿠스이의 어느 날 점심은 벚꽃이 지는 걸 실감한 작가가 갑자기 먹을거리를 챙겨 무작정 산으로 나선, 아주 짧고 평범한 어느 하루의 몇 시간을 그린 글이다. 이 글에 큰 사건은 없다. 갑자기 산행을 떠남, 그리고 갑작스레 소나기를 맞이함이 사건이라면 사건이다. 작가는 별것 없는 주위 풍경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열심히 관찰하며 세밀하게 써 내려간다. 글의 장르 특성상 역자의 글솜씨도 어느 정도 반영이 되었겠지만 그래도 원글의 작가가 어느 정도로 꼼꼼히 그날의 시간을 글에 눌러 담았는지는 예상이 되고도 남는다. 그렇게 비가 살짝 온 산의 풍경에서는 마른 풀에서 새빨간 꽃이 피어나고 솔잎 끝에서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며 바다는 빛나고 잔물결은 살랑거린다.

이렇게 자신이 사는 일본의 어느 곳을, 파리를, 베네치아를, 잘츠부르크를 그들은 산책하며 저마다의 시선으로 풍경을 사색한다. 산책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던 작가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무거운 시간도 글을 쓰고 난 뒤 어느 시점에 와서는 조금이라도 무게를 덜 수 있었기를 바래본다.

 

작가들의 산책 잡담기라는 깨알 같은 부제처럼 산책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주가 된 이색 콘셉트의 책이 반갑다. 그들의 산책만큼 우리 중 누군가가 할 오늘의 산책도 여운 가득한 시간으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오카모토 가노코의 복숭아가 있는 풍경에서 본 마지막 글귀를 떠올려본다. ‘인간은 괴로워도 예술로 구원받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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