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로 센세의 일본어 메뉴판 마스터 마구로 센세의 일본어 시리즈
나인완 지음, 강한나 감수 / 브레인스토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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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단어들과 먼저 떠나는 일본 식도락 여행, [마구로센세의 일본어메뉴판마스터]

 

우리에게 가까운 나라 일본을 찾는 사람들은 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엔저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일본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유독 늘었다는 소문이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목적은 각자 다양할 것이다. 그중 유독 일본의 먹을거리를 사랑해, 오직 그것을 목적으로 설레며 일본행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그들이 모두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상황에서 가지는 않을 것이다. 애써 시간과 돈을 투자해 맛있는 목적을 이루려 가게에 도착했는데, 메뉴를 보고 어떻게 주문해야 할지 막막해지는 상황? 충분히 가능하다. 바로 그런 상황을 대비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메뉴판 마스터라는 뚜렷한 콘셉트로 기획되고 그 기획에 충실하게 쓰인 책이다. 먼저 일본의 식문화와 술문화를 간단하게 살펴보고 본격적으로 가상의 캐릭터 마구로센세와 일본에서의 식도락 여행을 시작한다. 초밥, 고기, 우동/소바/라면, 덮밥/튀김, 전골, 카페, 이자카야, 야키토리야로 챕터가 구성되어 있다. 본문은 올컬러 제본으로 되어 있으며 컷 만화 구성으로 독자가 가볍게 접근하기 좋다. ‘어서 오세요(いらっしゃいませ)’, ‘혼자이신가요(一人様ですか)’처럼 가게에 들어섰을 때 종업원과 처음 나누게 되는 필수적인 대화도 수록되어 있다. 참치, 연어, 방어, 고등어, 전갱이, 송어 등, 한국어로는 물론 잘 알고 있으며 평소 식당에서 거침없이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외국어로는 짐짓 생경해 보일 수 있는 단어들을 앞에서 소개한 챕터의 구분대로 잘 정리해 놓았다. 특히 추천 메뉴는 뭔가요(おすすめはなんですか)’라는 말 등은 알고 있으면 실제 상황에서 정말 유용할 듯하다. 가게에서 주문을 하고, 식사를 한 다음 계산까지 마치는 전 과정을 재미있는 상황을 섞어 실제로 사용하면 좋을 법한 문장들로 엮었다.

 

알아보기 쉽도록 간결하게 그려놓은 귀여운 음식 그림과, 또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읽을 수 있도록 단어에 일일이 한글 발음을 붙여놓았다는 점을 이 책만의 장점으로 꼽고 싶다. 일본어를 잘 모르는 사람 말고도, 일본어 학습은 어느 정도 진행되었지만 음식 관련 용어에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반길 만한 책이다. 아무리 보아도 맛있는 여행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남겨진 저자의 마지막 코멘트, 그 목적은 충분하고도 충실히 달성되고도 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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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명화 속 식물 365
박은희 지음 / 블랙잉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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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을 너와 함께할래, [하루 한 장 명화 속 식물 365]

 

일상은 항상 바쁘게 흘러가고 따라서 마음도 늘 분주하다. 일정에 쫓기고 시간에 등 떠밀려 어느덧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이 오면 무언지 모를 허무함마저 밀려온다. 그러고 보니 각종 sns와 유튜브를 바쁘게 돌려가며 도파민을 느끼려 노력했는데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피로함이 의문스럽다.

 

[하루 한 장 명화 속 식물 365]는 이런 우리에게 작은 정원과 안온함을 전해주는 위로가 된다. 이 책은 보태니컬 아티스트인 저자가 선정한 명화 365점을 소개하는 콘셉트로 기획되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냥 명화가 아니라 식물이 담긴 명화가 실려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평소 명화에 관심이 많았거나 식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선물 같은 책이다. 올컬러 제본으로 명화 속 식물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길 수 있으며, 페이지당 저자가 간단히 덧붙인 코멘트를 통해 해당 명화와 관련한 토막 상식 등을 얻을 수 있다. 1227일 자 페이지에 저자가 덧붙인 코멘트, ‘당신이 자연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모든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게 될 것이다가 특히 책의 콘셉트와 맞물려 인상 깊다. 하루에 한 페이지가 책정되어 있으며 나만의 기록을 짤막하게 남길 수 있는 공간도 있으니 일기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작된 새해는 어느덧 첫 달의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것처럼 우리의 일상도 거스를 수 없는 속도로 흘러가겠지만, 그 흐름 속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포착하는 것은 각자에게 주어진 몫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조용하게 책 속의 그림을 바라보다 보면 오늘 쌓인 온갖 번잡함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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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움직인 문장들 - 10년 차 카피라이터의 인생의 방향이 되어준 문장
오하림 지음 / 샘터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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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불현듯 찾아와 안겼네, [나를 움직인 문장들]

 

누군가 글을 쓰면 이 세상에 문장이 생겨난다. 그러니 문장들의 탄생에는 그 누군가가 기여했다. 하지만 그렇게 탄생한 문장들이 거꾸로, 종종 우리를 움직이기도 한다. 10년 차 카피라이터인 저자가 고르고 모은 문장들을 담은 책, [나를 움직인 문장들]은 그렇게 기획되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문장 헤맨 만큼 자기 땅이 된다’, 헤매느라 이제는 지쳐버린 이들에게 이보다 더 든든한 힘을 줄 문장이 있을까, 드라마 <안나>의 포스터 카피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씁니다’, 가볍게 휘갈긴 메모보다 일기장에 꾸겨 넣은 문장들은, 실은 한 번 더 정제된 상태라는 비밀이 있다. 윤종신의 인스타그램이 출처인 불안해서 안심이다. 불안은 에너지니까’, 무기력하게 엎드려 있다가도 이런 게 지속되면 자신이 망가질지 모른다는 불안은 그렇게 뭐든 계획을 세우게 만들었다. 책에 담긴 수많은 문장들은 저자의 생각으로 날개를 달고 내 일상에 침투한다. 언뜻 보기에 그냥 읽고 흘려버릴 수 있던 말들이지만, 문장과 함께 살아온 저자에게 안겨 더 풍부하게 색이 입혀져 독자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최근 몇 년간 내 일상 속에서 불쑥 나타나곤 하는 문장이 하나 있다. ‘노력과 운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한 번은 꼭 와요.’ 누가 한 말인지, 어디서 들은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문장은 그렇게 힘이 된다. 노력을 한다고 하고 있는데, 원하는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아 불안해지더라도 아직 운이 닿지 않아 그런가보다, 그럴 시기가 아직 오지 않았나보다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참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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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세계의 놀라운 건축물
피터 알렌 지음, 한성희 옮김, 박재연 감수 / 런치박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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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이야기들과 사람, 그렇게 시대를 담은 그들, [그림으로 보는 세계의 놀라운 건축물]

 

여행이 주는 여러 즐거움 중에 새로운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익숙했던 시야에서 벗어나 평소에 보지 못한 것들을 보게 되면 아, 이래서 여행을 왔지, 하고 저절로 혼잣말을 하게 된다. [그림으로 보는 세계의 놀라운 건축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 세계의 온갖 신기한 건축물들을 책장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마흔 개의 건축물을 눈이 즐거운 색감의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소개하고 있는 책의 본문에는 각각의 건축물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짤막한 설명이 담겨 있다. 또한 한국의 건축물을 대표하여 수원 화성이 소개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다른 건축물에 비해 국내 독자들이 실제로 가봤을 가능성이 높은 이 건축물이 과연 책에서 어떤 일러스트와 설명으로 어떻게 표현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독일의 바이에른에 있다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소개하는 페이지가 가장 인상 깊다.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하는 이 성은 디즈니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등장시킨 성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이야기로도 이미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다.

 

건축물은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관습, 그리고 보유하고 있던 기술과 추구하던 이상향을 다분히 반영하는 것으로, 단순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떠나 사유하는 사람들에 따라 깊이 있는 영감과 이야기를 제공한다. 이 책은 올컬러 인쇄를 제공하고 있으며, 참고가 될 만한 역사적 사실의 간단한 브리핑, 그리고 무엇보다 동화책에 나와도 무방할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를 실어 독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책의 첫 부분, 시작하는 글에 적힌 건축은 시간과 장소를 말하는 동시에,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어야 한다라는 말처럼, 우리의 건축물은 우리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갑자기 깊어진 겨울을 향해가는 요즘, 따스한 곳에서 편안한 자세로 이 책을 펼쳐 들고 낯선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건축물을 음미하며 시공을 뛰어넘어 여행을 떠나는 색다른 시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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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 속 세계사 - 129통의 매혹적인 편지로 엿보는 역사의 이면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 최안나 옮김 / 시공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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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전해지리라, 운명의 편지들이, [우편함 속 세계사]

 

언제부터인지 거리에 서 있는 우편함을 바라보지 않게 되었다. 별로 쓸 일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놓여 있던 우편함이 하나둘 없어지기 시작한 탓인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SNS와 이메일, 휴대폰 문자 메시지 등 편지를 대신해 상대방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편지라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과거보다 멀어진 존재라는 점이다. 편지로 우리는 마음을 전해왔다. 또 꾹꾹 눌러쓴 손글씨는 보는 것만으로도 상대가 어디에 있든 또렷한 형상으로 낚아채 눈에 또 마음에 선하게 떠올리게 만들었다. [우편함 속 세계사]는 이런 편지를 주고 받았던 역사 속 인물들과 편지를 보낸 상대의 관계를 소개하고 그 편지를 실은 특별한 기획의 편지 모음집이다.

 

책의 구성은 편지를 보낸 날짜와 보낸 사람, 받는 사람, 그리고 그 둘의 관계를 설명한 간단한 본문에 이어 주인공인 편지가 직접 등장하는 식이다. 편지를 쓰게 된 배경을 설명해주는 점이 편지를 읽기 전 독자의 이해를 도와 특히 좋다. 437개의 편지 속에서 우리는 목차가 말해주듯 사랑, 가족, 창조, 용기, 발견, 여행, 전쟁, , 파괴, 재앙, 우정, 어리석음, 품위, 해방, 운명, 권력, 몰락, 작별이라는,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18개의 주제들을 마주한다. 2018524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가 북의 김정은에게 보냈다는 편지와 1775730일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테레지아가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보낸 편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두 편지는 각각 분명한 목적을 담고 상대에게 전해졌지만 얻어낸 결과는 사뭇 달랐다. ‘만나는 순간을 매우 기대하고 있었습니다라고 편지의 서문을 열지만 곧 미국의 것이 워낙 막강하고 강력해서라며 은근한 제힘의 과시와 위협을 담아 결국 받는 사람이었던 김정은이 공식적인 화해 서신을 보내게 되는 것으로 제 역할을 다했던 전자와 달리, 후자는 부디 불행이 너를 집어삼킬 때까지 내가 살아 있지 않기를이라며 딸에게 드리우는 어두운 그림자를 걱정하며 호되게 어린 왕비를 꾸짖은 마리아 테레지아가 그러나 나는 죽는 날까지 널 다정하게 사랑할 게다로 끝내 숨길 수 없는 모정을 녹여 편지를 끝맺었지만 결국은 딸 마리의 비극적인 운명을 되돌리지 못한 공허한 외침으로 남는다.

 

다시 생각해보니 몸만 두고 마음이 상대에게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는, 편지의 다른 정의를 언젠가 본 기억이 난다. 역사 속에 남은 수많은 편지들은 그렇게 상대에게 여행을 떠나는 것도 모자라 그 유명함과 깊은 의미로 시간을 거슬러 후세에 남아 전해졌다. 우리에게 전해진 이 책의 편지들도 읽는 사람에 따라 각기 푸릇한 새 의미를 얹어 또 다른 기억으로 특별한 옷을 입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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