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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육아 - 내가 가장 좋아하고, 기분 좋은 방식으로
이연진 지음 / 웨일북 / 2022년 2월
평점 :
표지부터 은은한 향이 날 거 같은
따스한 느낌이 나는 책을
손에 쥘 때부터 온기가 퍼지는 느낌이 났어요. 이 예감같은 느낌은 책을 읽을수록
더 진해졌지요.
취향 육아라...
'어떤 취향을 가진 작가가
어떤 육아를 한 걸까?'
하는 의문과 함께 떠오른 건
'내 취향은 뭐지?' 였고
잠시 생각에 젖었어요.
취향...
하고 싶은 마음이나 욕구 따위가 기우는 방향
'내 마음이 기우는 그것을 찾는 거!!
이 책이 주는 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책장을 넘겼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여느 육아서와 다른 매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보통의 육아서, 교육서는
성공한 선배맘님들이나 교육자들, 전문가들, 교육적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 주는 방법들, 팁들이 가득한데
이 책은 엄마로서 가져야할 기본적인
모성애에 초점을 맞춰 지쳐있는 모성애를 달래고, 꽃향기 나는 글로 아로마테라피 해주시고, 따뜻한 온기담은 차를 호록호록 마시며 몸에 온기를 담을 수 있도록 글을 써주셔서 오감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너무나 문체들이 시적 감성들로 훨훨 피어올라 처음엔 곱씹어 읽어나가니 책장이 더디게 넘겨졌어요.
그런데
“우와~이 책 뭐지?”
이런 말이 머릿말 풍선처럼 계속 둥둥 뜨더라고요. 그 정도로 그 간 읽었던 수많은 육아서, 교육서와 달라서
색다르면서도 다양한 그림, 시, 영화 들이 녹아들어 육아적 마인드와 깨달음들로 연결되어 스무스하게 흘러가니 더욱 감동적이였어요.
'프랑스어 영어 문학과 교육을 전공하신 작가님의 그간 느껴온 문학적 소양들이
육아와 연결되어 흘러나오니 깊이가 남다르구나!!' 하는 것도 느꼈고,
'깊이 있고 긴 호흡으로 이렇게 육아를 할 수 있구나!'
느리고 여유있으나 가만히 있지 않는 육아로
매일을 급급히 스케줄에 계획에 사교육에 학원에 겹겹이 치여 사는 아이들과 뚝 떨어져서 시간의 흐름을 천천히 부여잡고자 하는 이연진 작가님의 교육관이 어쩌면
그래서 더 자세히 깊이 보고 담을 수 있도록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드니
마음에 여유가 확 생기더라고요.
느린것이 속도가 느린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것이라는 것!!!
저 또한 빨리 스쳐가는것보다
천천히 자세히 보며 하루를 담을 수 있도록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 심심해서 책을 들고 책과 놀도록 시간을 주는데 그런 모습이
어쩌면 닮아있어서인지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저를 토닥이게 되더라고요.
문학적 소양이 작가님 덕분에 풍부해져서 너무나 좋았어요.
빨간 머리앤, 랭보의 시, 칼 라르손,
메리 카사트, 에두아르 마네, 메리 카사트, 앙리 루소, 고흐 그리고 영화들까지
설명들으며 보니 달리보이고
"이렇게 보고 느끼는구나"
하고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예술은 어렵고 주관적 장르라
해석하는것도 다 달라
오히려 정답만을 찾는 교육에 익숙한 일반인으로서는 생소하고 낯설고 어렵다고만 느꼈는데 아니란걸 <취향 육아>를 통해 알게 되었어요.
오해한 게 미안할 정도였어요.
전 책 읽으면서 사실 표시하는 걸 별로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취향 육아> 는 손이 절로 표시를 하고 있었어요.
어쩌면 오늘의 할 일을 아는 것보다
오늘의 기분을 아는 쪽이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p.26
음식이 몸을 만들어간다면
감각과 기분은 마음을 지어나가는 것.
p.27
누군가를 사랑하고 보살핀다는 건
자신의 삶을 전심으로 사랑하고 기뻐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얻는 일이라 나는 믿는다.
아이로 인해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건 돌고 돌아 바로 나였다.
누구의 아내도, 엄마도, 딸도,
며느리도 아닌,
여기 한 사람.
p.37
<취향 육아>를 읽으면서
<어린이라는 세계>에세이 책이 생각나더라고요. 육아에 초점을 맞춘 에세이집 느낌도 났어요.
평소 쓰지 않는 단어들이 많아서
오랜만에 사전검색을 좀 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저는 더 재밌었어요.
다른 책 읽을때는 못 느꼈던 바라
새로운 자극을 주더라고요.
표현력이 너무 좋아서 빵굽는 냄새가 퍼져나오는 것 같고, 찻잔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걸 보기라도 한 것처럼
그리고 같이 마주한 느낌마저 들 때가 있어 본의 아니게 상상력이 발동되니
판타지 같은 느낌도 순간 들어
피식 웃기도 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저도 책과 차 한잔, 대화의 시간을 루틴하게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지금의 이 모든 느낌들이 아이들 뇌리에 추억으로 쌓이고 새겨져 집, 가족이란 모습이 평생가는구나~~ 생각하면 더 없이 소중하다는 걸 스며들듯 느끼게 해줘서 참 고마웠어요.
이런식의 감동은 손꼽히는데 만날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기쁘던지요.
뒤쪽에 그림이 선물처럼 첨부되어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모아보기보다는
그 부분에서 같이 볼 수 있게 되어있는게 편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면 그 부분에서 글을 다시 한 번 읽어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다 읽고 그림만 또 넘겨봐도 괜찮았어요.
이연진 작가님의 취향과 생각을 이렇게도
공유해주시니 감사하고 참 좋아 감동적이였어요.
"엄마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기분 좋은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는 말이 눈에 확 들어왔는데 취향이 참 중요함을 깊이 간직하며 제 취향을 잘 꺼내봐야겠다는 생각을 거듭 했어요.
그저 참고 견디며 버티는 것이 육아가 아니라 엄마도 위로받을 그리고 기분전환할 무엇이 꼭 필요함을 알려주셨어요.
전 사실 무엇을 할 때 좋은지...
기분이 좋은지 조차 모르면서 육아를 했어요.
그래서 제 자신의 취향부터 찾아야 할 거라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취향 육아>를 통해서 힌트를 많이 얻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뭘 할 때 즐거운지 궁금했었거든요.
저도 유일한 취미라면 독서인데 육아를 ㅎㅏ고 있으니 제 관심사라 아무래도 육아서, 교육서 위주로 읽게 되더라고요.
작가님은 어떤 책으로 기분전환을 했는지, 또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교육이 궁금했어요.
이연진 작가님께서 위안을 얻은 책, 그림, 영화, 시들은 저에게 긍정적이고 신선한 자극을 주셨고, 문학적 시야도 확장시켜주셨고, 교육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시네요.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나로 인한 영향력이 어마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위로받으며 충전해 육아를 위한 기본적인 마인드, 미처 닿지 못한 생각들, 당연히 여겨왔던 베이스를 다시 여미는 시간의 책이였어요.
진짜 좋았어요. 강력히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