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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공주 대 검지대왕
신형건 지음, 강나래 그림 / 끝없는이야기 / 2020년 12월
평점 :
신형건 시인은 초.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시 여러편이 실린 시인으로 '얼른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과 '다시 아이가 되고 싶은 어른들'에게 주는 시를 쓰고 있다.
제목부터 재치가 묻어나는 시집이였어요.
제목에 이끌려 시인의 생각이 어떻게 묻어나 있을까 궁금증과 기대감으로 아이와 함께 시를 읽었어요.
그냥 동시집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깊이가 있어서 놀랬어요.
일상의 모습이 다채롭게 담겨있어서
읽을때마다 '아 그래^^'하며 감탄사가 나왔어요.
생활 속 디테일한 부분까지 캐치하셔서
이렇게 글로 옮기시다니 신기하기도 했어요.
표정이 있는 시라고 소개되어 있던 문구가
완벽히 이해되었어요.
1부에서 저는 '그 말, 그소리' 가 인상깊었고
저희 큰 아이는 '오리들 감기 걸린 날'이 인상 깊었다고 했어요.
카톡새의 카톡울림속에서 목소리를 죽이고
대화창속에서 ㅋㅋㅋ ㅎㅎㅎ로 표현하며 억지웃음을 지어내는 세상에 대한 일침들이 가득했어요. 무의식적으로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시를 통해보니
아차 싶었어요.
저희 아이는 아직 초2라서 사람들이 뺏어온 털로
오리들이 춥고 사람이 따뜻한거 보니 오리가 너무 불쌍하다며 '아~~진짜네 오리가 너무 춥겠네' 하며 공감했어요.
2부에서는 단연 '엄지공주 대 검지대왕' 이였고
저희 아이는 '구두주걱'을 뽑았어요.
엄지공주 딸과 검지대왕 아빠의 휴대전화 문자 말씨름~~~~누가 이길까요?
여러분은 엄지족인가요? 검지족인가요?
이 시집을 읽고 생각해보시는 시간을 가지시는 건 어떨까 싶네요.
저는 엄지공주타법이라 이 글에서 웃음도 나고
재밌었어요.
구두주걱은 짧은데 강렬해서 아이가 재밌어했어요.
모든 시들이 하나같이 공감대를 자아냈어요.
디지털 세상속에서...
스마트폰 세상 속에서...잘 적응해가는 현대인
그들이 낳은 진풍경들을 세세하고 감각적으로 표현해놓았어요.
점점 더 말을 잃어가고 모든 관계들을
스마트폰 창속에 가둬놓고 그 속에서
무언가 열심히 하지만
결과적으론 차단된 프레임 속
삭막을 뒤덮은 먹구름을 보지못하는
사람들에게 던지고픈 쓴소리를 재치있게 옮겨놓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마트폰 굴레속에서 나와서
좀 더 관계의 다양성을 직접적으로 경험할려는 노력을 같이 하고싶도록 이끄는 시집이 아니였나 싶어요.
아이와 함께 곱씹으며 몇 번이고 읽어 보면 좋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