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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 한국 공직사회는 왜 그토록 무능해졌는가
노한동 지음 / 사이드웨이 / 2025년 1월
평점 :
강렬한 인상의 제목, 그에 걸맞는 책소개에 이끌려 책을 들었다.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세부적인 내용들, 문제의 핵심을 지적하지만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화가 인상깊었다.
저자가 책을 준비하며 얼마나 많은 시간 고민하며 지우고 쓰기를 반복하였을 지 느껴지는 글이다. 글의 구성이 치밀하고, 내용이 구체적이다. 방대할 수 있는 공직사회 현황에 대한 이야기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하여 뜬구름 잡는 식의 허망한 논의를 피했다.
다양한 문제점을 폭넓게 지적하지만, 그 안에서 공직사회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비난만 하는 것이 아닌 대안과 대책을 함께 제시한다. 어쩌면 공직자로서 잘 훈련된 보고서 스킬이 작품에 묻어 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나는 저자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이제 공직사회를 나와 소위 정글이라 부르는 사회에서 첫발을 딛는 저자를 응원하고자 한다. 전업 작가의 길을 간다면 다음 작품을 구매하고 싶게 하는 글이다.
학교를 나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능력 있고 존경할 만한 이들이 하나 둘 떠나가는 것을 본다. 그렇다고 무능력한 사람들만 조직에 남는 것은 아니겠지만, 능력 있는 구성원을 품지 못하는 조직의 비효율성과 변화하지 않으려는 관성을 목격할 때마다 함께 좌절한다. 실망하는 마음에 퇴근 길 소주 한 잔을 하더라도, 어김없이 다음 날이면 출근 길에 오른다. 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 조직에 남아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나 역시 조직의 타성에 묻어 그냥 그렇게 흘러 가는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일까?
저자 처럼 날카로운 시선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Bullshit job이나 가짜노동은 공직 사회에만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