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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 ‘외곽주의자’ 검사가 바라본 진실 너머의 풍경들
정명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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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외곽주의자’, ‘이끼 같은 사람’ 이런 글자들에 끌려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을 각자는 다른 의미로 정의하겠지만, 나는 자신의 한계를 파악하고, 포기하며, 인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의 나는 모든 일에 자신이 있었고, 사람들의 중심에 내가 있었다.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성장하면서 나보다 더 잘 하는 사람, 더 많이 아는 사람, 월등히 뛰어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이후의 삶은 뒤쳐지지 않기 위해, 도태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맥이 탁 풀리는 지점이 있었다.

‘그래 여기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한계인가 보다. 이제 인정하자. 내가 주인공일 수 있는 공간은 여기까지다.’

세상만사 많은 경우가 그렇겠지만, 인정이 힘들지 그러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렇다고 인생을 어영부영 살자는 것이 아니다. 인사이더가 있다면 아웃사이더가 있는 것이 세상사 아닌가? 중심인이 아닌 주변인이면 뭐가 어떻다는 것인가? 나는 ‘다정한 외곽주의자’일까 하는 의문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검사라는 직업. 모두가 선망하는 ‘사’자가 들어간 직업을 가진자. 그 안에도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주변인이 있고, 그래도 괜찮다고 외치는 저자 같은 이가 있다.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든 비슷한가보다.

한꼭지 한꼭지 신기한 느낌으로 읽었다. 주변에서 접하기 힘든 직업 군이니까. 다 읽고 책장을 덮는 지금 이 순간, 다정함 여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행복한 외곽주의자가 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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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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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하게 잘 읽히는 책이다.

다만 아쉬운점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익숙한 이야기들의 조합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비슷한 느낌의 책이나 영화가 많다. 그만큼 인류의 소멸과 결국은 인간이 기계문명에 대한 통제를 잃게 될 것이라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나 역시 인류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결국 소멸하고 말 것이라 여기는 부류이다. 지구의 긴 역사 속에서 인류만큼 짧은 시간에 많은 자원을 고갈 시킨 종이 있을까 싶다. 철저히 종족우상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은 인간 이외의 것을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으로 구분한다. 해충과 익충. 예쁘고 귀여운 애완동물과 공포를 야기하는 동물.

이로운 것 v.s. 해로운 것

이분법적 사고는 지구의 많은 생물과 무생물을 소멸 시켰다. 지구의 환경은 척박하게 변화해 가고 있다.

지구에서 인류의 역사는 언제까지 일까?

삶을 영위하며 배출하는 쓰레기 문제나 지속 가능성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많은 문제들이 경제적 논리로 좌지우지 되는 과정을 보면, 인공지능이 아니더라도 결국 인간은 소멸의 길을 걷게 되지 않을까 한다.

이전에 읽었던 무라타 사야카의 ‘소멸세계‘가 떠올랐다. 효율성과 경제성만이 남게된 사회…. 인류에게 남겨진 미래는 유토피아일까 아니면 디스토피아일까? 내가 인류의 미래에 남기게 될 족적은 어떤 기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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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가미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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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처음 접하는 구병모 작가의 작품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같은 작가의 ‘파과’와 이 작품의 책 표지가 범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작가가 좋은 이야기 꾼이라는 것이다. 이야기의 맥락이 흐트러지지 않고, 적당한 긴장을 유지하며, 클라이막스로 이르며 앞서 열거해 두었던 이야기들이 하나로 매끄럽게 연결된다. 이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같이 거대한 바다의 품에서 하나로 묶인 이야기가 된다.

반지하 셋방이 홍수로 잠겨 어른들의 역겨운 욕심으로 오염된 ‘더러운 물’ 속에 있던 소년, 같힌 물이자 죽음의 물인 ‘호수’를 지나 ‘강’에 이르고 마침내 짠내 나는 ‘바다’에 이른다.

죽음의 그림자와 함께 하는 소년, 죽음은 그의 삶과 맞닿아 있고, 가족이라 여길 수 있는 사람들의 마지막 죽음의 흔적을 찾기 위해 바다를 배회하한다. 여러 죽음이 그를 스쳐가지만, 여전히 ‘삶’을 이어가는 인간과 물고기의 어디쯤에 존재하는 곤.

세상은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작가는 모두가 행복할 수 없는 세상의 모습을 이 작품을 통하여 투영하고 있다. 가족은 모두 ‘행복’, ‘단란’할 것이라는 오만한 편견. 모든 사람이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수준의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를 강요하는 사회. 우리 사회는 ‘보통’이라는 것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사회는 ‘욕심’과 ‘욕망’으로 가득차 타인의 고통을 외면한다.

작품을 읽는 내내 탄식을 자아낸 지점은 작가가 한 문장 한 문장을 얼마나 오랫동안 쓰고 지우며 고민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끝으로 작품의 한 구절을 언급하고자 한다.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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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도쿄기담집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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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다운 기담

거창하지 않다. 소름 돋지 않는다. 그렇다고 큰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일상에서 일어날법한, 뒤 돌아서면 길게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책을 읽는 동안 일본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나 어린 시절 보았던 미국 드라마 ‘환상특급’이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이야기가 좋다. 거창한 판타지는 애초에 비현실적인 요소를 안고 있다. 소소하지만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상상은 설레임을 선사한다.

‘그래, 이런 게 하루키 이야기였어.’

책장을 덮으며 즐겁게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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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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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J. 튜더의 전작 ‘초크맨’을 접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후속작 ‘애니가 돌아왔다’를 읽게 되었다. ‘초크맨’의 표지가 워낙 인상 깊었기때문에 서점을 오가며 흥미롭게 지켜보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읽어볼 기회가 없었다.

‘애니가 돌아왔다’는 표지나 북트레일러, 혹은 책 서두의 삽화가 호기심을 자극하여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역설적이지만 완독 후에는 표지와 삽화 및 북트레일러가 한심해 보인다. 책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왜 저런 그림을 넣었고, 북트레일러를 저런식으로 만든 것인지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책을 펼쳐보게 만들었던 부분은 저자를 제2의 스티븐 킹으로 소개하는 저자 소개가 한 몫을 했다. ‘스티븐 킹’.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과 기대감을 갖게 하는 흥행 보증수표. C. J. Tudor에게 그런 수식어가 붙어 있다면 한 번쯤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책의 내용은 많은 부분에서 ‘스티븐 킹’의 ‘애완동물 공동묘지’를 연상하게 하였다. 적당한 흡입력과 적당한 긴장감, 그리고 너무 비약하지 않는 개연성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다. 이야기의 앞뒤가 잘 맞고, 전개가 어색하지 않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전체적으로 전형적인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직은 ‘스티븐 킹’에 비견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잠재력 측면에서 ‘스티븐 킹’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는 않은 작가이다. 무엇보다 ‘초크맨’을 출간할 때 이미 ‘애니가 돌아왔다’의 집필이 완료되어있었다는데, 책의 말미 번역자의 글을 따르면 잇따른 후속작 역시 완성되어 번역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스티븐 킹의 다작성까지도 닮은 모습인가보다. 작가가 대필작가(문하생)을 둔 것이 아닌가 하는 호기심을 일게 하는 대표적 작가, ‘스티븐 킹’과 ‘히가시노 게이고’... ^^ 다작을 하면서도 참신하며 작품의 질을 잃지 않는 이야기 꾼들이다. C. J. Tudor가 더욱 성장하여 이 두 사람의 반열에 오르기를 기대해본다. 동시대에 뛰어난 이야기 꾼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큰 혜택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전자책으로 읽었다. 내용 중 저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어귀들이 본문과는 다른 폰트로 작성되어 눈에 쉽게 뜨인다. 궁금하여 종이책을 찾아보니, 종이책에는 italic type으로 처리 되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italic 보다는 전자책과 같이 다른 폰트로 처리하는 것이 가독성이 좋은 것 같다.

끝으로 작품 중 글귀 몇 개를 남긴다.

‘희망으로 가득했던 인생. 하지만 모두의 인생이 그렇다. 희망이다. 확약은 아니다. 우리는 미래에 우리 자리가 마련돼 있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예약만 되어 있을 뿐이다. 그 자리가 경고나 환불도 없이, 얼마만큼 가까이 왔는지에 상관없이 당장이라도 취소될 수 있는 게 인생이다. 경치를 감상할 시간조차 없이 달려왔더라도 말이다.’

‘나는 가끔 인간을 진정으로 나이 들게 하는 것은 세월의 흐름이 아니라 아끼는 사람들과 사물들의 소멸이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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