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책 표지에 이끌려 읽게 된 책.내용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제목과 표지 그림이 마음에 들어 페이지를 넘기게 되었다.이야기는 거창하지도, 긴장감이 있지도, 그렇다고 몰입도가 높지도 않다. 하지만, 시종일간 ‘잔잔함’이 있다. 마치 넓은 바다에 고요한 파도가 일고 선선한 해풍이 불어오는 해질녘과 같은 느낌이랄까.도서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읽어 나갔기 때문에, 처음에는 의례 장편 소설이려니 했다. 첫 소챕터 ‘성인식’이 끝나고 다음 챕터와 이야기의 연결점이 보이지 않아 그제서야 도서 정보를 찾아보았다. 단편집. 이 도서는 작가 오기와라 히로시의 단편집이다. 표제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하나의 단편 에피소드이다. 따라서 어떤 챕터부터 펼쳐 들던 이야기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단편집의 장점은 이런데 있는 것이 아닐까?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이 있다면 다음 장으로 건너 뛰면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이 책을 만약 어린 나이에 읽게 되었다면 지금과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후회로운 지점이 있다.‘누구나 시곗바늘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겠죠.’이 땅을 거쳐 갔던 수많은 존재 역시 마찬가지 회한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았을까?로버트 프로스트(Robert Lee Frost)의 ‘가지 않은 길’이 생각 나는 작품이었다.이 생의 마지막 날이 되었을 때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후회하며 삶을 되돌아보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