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달의 궁전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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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통하여 폴 오스터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글을 읽는 동안, 읽고 난 후 든 생각은 폴 오스터라는 작가가 대단한 이야기 꾼이라는 것이다.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숨죽여 몰입하게 하는 긴장감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읽는 내내 책에서 손을 때지 못하도록 하는 대단한(?) 입담이 있다.

‘달의 궁전‘은 주인공 마르코 스탠리 포그의 자의식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그는 이름에서부터 우연(?)이 연속된다. 포그라는 성은 공무원의 실수로 지어지고, 마르코는 단순히 어머니가 좋아하는 이름이라서, 스탠리는 할아버지의 이름에서 왔다. 이름이 갖는 의미나 특별함이라는 것은 없다. 단순히 출생신고를 하기 위하여 우연(?)으로 조합된 것이 그의 이름이 된다.

책의 서두에서 부터 작가는 이후 대단한 우연이 시작될 것임을 예고한다. ^^

토머스 에핑의 이야기를 옮겨 적으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그의 이야기가 진실인가 아닌가는 중요치 않다는 포그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이 글의 진위 자체가 크게 중요치 않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달‘은 생명, 탄생, 자궁, 소멸 등을 상징한다. 달의 차고 기울어짐은 한 생애를 의미하기도 한다.

포그는 작품의 서두에서 건물 사이를 통하여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달의 궁전‘을 발견한다. 그리고 작품 말미에서 ‘미국적 아름다움‘으로 대변되는 가가호호의 불이 켜지고 노란 보름달이 떠오르며 작품을 마감한다.

포그는 스스로의 아버지라는 생의 출발점을 알지 못하였고, 그로부터 기인한 삶의 공허를 안고 살아간다. 공허를 메우기 위한 - 자의식을 채우기 위한 - 방황과 일탈이 이어진다. 베트남 전이 한창이고 히피즘이 유행이던 6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하였기에 어울리는 설정이다.

엄청난 우연을 통하여 토마스 에핑 - 솔로몬 바버 - M.S. Fog에 이르는 3대의 비밀이 밝혀지게 된다. 이 사람들은 모두 부족함과 공허함을 가지고 생을 살았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비극적인 인생을 살아왔다.

세대를 이어가는 인간의 삶은 달과 같이 초승달 - 보름달 - 그뭄달로 이어지는 차고 기움의 반복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폴 오스터는 세대의 이어짐을 ‘달‘에 비유하며, 세대간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그의 다른 작품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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