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오베라는 남자 - 50만 부 돌파 기념 리커버
프레드릭 배크만 / 다산책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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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홀로 남겨진 고집불통 영감의 이야기

고민없이 으뜸으로 꼽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Disney의 UP이라는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이 시작되고 노인의 과거를 보여주는 장면은 몇 번을 다시 보아도 눈물 짓게한다. 세계 일주를 꿈꾸지만, 번번이 저금통을 깨야 하는 일이 생기고, 아이를 원하지만 갖지 못한다.

많은 부분 ‘오베라는 남자’와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낯설지 않았고, 가슴 따뜻하게 다가왔다. 우리에게는 각자의 ’추억’이 있고, 현실은 나의 바람과 관계 없이 벌어진다. 우리는 그저 주어진 삶을 묵직하게 살아가는 것일뿐…

오베는 고집 불통에 무뚝뚝한 성격의 남자이다. 변화 보다는 반복되는 일상에 편안함을 느낀다. 상당부분 나의 성격과 유사하여 놀랐다. 루틴화 된 삶. 예측이 가능한 삶.

어린 오베는 일찍이 세상의 외톨이가 된다. 너무나 어린 소년에게는 낯설고 삭막한 ‘현실’이라는 상황이 버거웠을 것이다. 그 속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오늘 하루도 큰 탈 없이 버텨내었다는 안도감을 주지 않았을까?

세상을 홀로 살아가던 외톨이에게 온전히 자신을 이해하는 한 여성이 나타났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이해받고 싶은 마음은 처음부터 없었다. 한 사람, 내가 사랑하는 한 사람에게만 이해 받으면 그만이다. 그런 그녀가 세상을 떠난 후의 삶은 그에게 반복되는 일상의 큰 균열이었을 것이다.

서두에서도 밝혔던 것처럼, 내게는 ‘UP’의 다른 이야기 버전 처럼 다가와 즐겁게 읽었다. 웃다가 울다가…

끝으로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자 한다.

- 시간은 묘한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바로 눈앞에 닥친 시간을 살아갈 뿐이다. 며칠, 몇 주, 몇 년.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중 하나는, 아마도 바라볼 시간보다 돌아볼 시간이 더 많다는 나이에 도달했다는 깨달음과 함께 찾아올 것이다. 더 이상 앞에 남아 있는 시간이 없을 때는 다른 것을 위해 살게 될 수 밖에 없다. 아마도 그건 추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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