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의 선수되기 성장 소설성장 영화, 성장 만화, 성장 시뮬레이션 게임 등은 들어 보았지만 성장 소설은 낯설다.영화의 러닝타임은 상대적으로 짧다. 2시간 남짓의 시간을 화면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화는 성장 이야기로도 지루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성장 이야기만으로 4백 페이지 정도의 장편소설을 채운다면 이야기가 다르지 않을까?박상은 영악하게(?) 이 부분을 중편으로 커버했다. 이 정도 분량이라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작품을 읽는 내내 박상이 이야기 하는 ‘선수’라는 것이 ‘생활의 달인’을 연상 시켰다. 우리 각자는 자신의 삶을 풀어가는 ‘선수’다. 각자의 영역에서 십수년의 일상의 반복은 우리를 ‘선수’의 경지로 끌어 올린다.주인공 신광택은 선수라는 용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단순한 투지와 경쟁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걸 걸고 멋진 승부를 펼치는 사람들’직업에 귀천이 있지 않고, 지위의 높고 낮음이 있지 않다. 다만 자신의 삶에 찌들고 휘둘리며 생활인으로 남을 것인가, 본인의 직업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선수’로 남을 것인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우리는 각자에게 물어야 한다.무념무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경지에 올랐을 때, 우리는 스뽀오츠 정신을 발휘하여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작품은 현재와 과거가 교차되며 서술된다. 현실 세계의 주인공은 스뽀오츠 정신을 이해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병마를 이겨 내고자 하는 아저씨와 음주 대결을 펼친다. 선수 대 선수로서... 그리고 과거의 이야기가 일반인에서 선수로 그리고 스뽀오츠 정신에 대하여 깨달음을 얻어가는 서사이다.박상의 작품을 처음 접했다. 필력이 좋은 작가다. 작품의 소재는 지극히 하찮고 보잘 것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쾌활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웃으며 작품을 즐길 수 있다. 드라마 스페셜과 같은 단편 드라마를 본 느낌이었다.작가는 넘어지고 무릎이 깨지고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우리를 따뜻하게 보듬는다. 우리 각자는 자신의 영역에서 ‘선수’라면서...우리 모두는 서로 있어야 할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며 스뽀오츠 정신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