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와 생명의 불 - 살만 루슈디 장편소설 문학동네 청소년 15
살만 루슈디 지음, 김석희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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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화라고 불러야 할까? 어른이 읽어도 좋을, 아이가 읽어도 그것도 나쁘지 않은

책으로 일단 정리하려 한다. 작가는 살만 루슈디이다. 이 이름이 낯설다면 악마의 시

어떠한가. 바로 그 작가가 살만 루슈디다. 그 책과 이 작가에 얽힌 이야기는 그가 쓴

그 어떤 책보다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번에 이 작가의 진짜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아들을 위해 지은 소설이라고 한다. 늦둥이 아들에게 들려주기 위한 이야기.

그 이야기 속에는 분명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중요하고 멋진 것들이 숨어

있지 않을까. 살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어떤 것이라던가, 미처 말하지 못하면 무척

서운할 듯 하여 이 책을 빌려 적어둔 무언가...그런 것이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동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한다고

해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읽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모습을 변모시킬 수 있는

마력을 지니고 있음이 분명하니까. 아이의 모험담으로 읽을 수도 있을거다. 아버지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생명의 불을 찾아떠난 한 아이의 여행이라는 단순한 형태로.

하지만 소년이 생명의 불을 손에 넣는 과정에서 놓칠 수 없는 여러 가지 것들을 더불어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유명한 고전의 잔재일수도 있고, 오마쥬의 형태가 아닐까

싶었을 정도로 생각나게 하는 어떤 책의 흔적일수도 있다. 그리고 메시지가 있다.

그 메시지는 책의 곳곳에 숨어있는데, 다른 책이었다면 그냥 스쳐지나갔을 문장이었을게다.

하지만 아들을 위해, 나이 많은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위해 썼다는 그 부연설명으로 인해

특별하게 다가오는 문장들이 분명 있었다. 그리고 그런 문장들이 이 책의 스토리를

풍부하고 만들어준다. 게임의 방식을 차용하고 있어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했다는

게 보이는데 거기에서 약간의 무리함이 보인다. 그건 분명 아이의 방식이지,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른의 방식이 아니었으니까. 무릎을 굽혀서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했다는 데

아이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기는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그렇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좋았을텐데 훌륭했을텐데 아쉽기도 했다. 말장난이 많은 것 같다. 언어적 유희라고 불러야

할까. 그런 부분들에 번역주가 좀 더 풍부했다면 책의 재미가 더해지지 않았을까.

지금 궁금한 건 역시...이 책이 아이들에게 얼마만큼 매력적이냐에 대한 것이다.

아이라면, 아이의 시선이라면 이 책에서 어떤 멋진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까.

이 작가의 명성을 알고 있고, 이런저런 사전 지식으로 이 책을 읽은 나로서는 결코 찾아내지

못한 보석같이 반짝이는 것들이 있을텐데...그런 것들을 찾아내지 않았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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