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토노트 1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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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존재들에게 있어 `죽음`이란 의미는 그 개체 수만큼이나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어떤 존재들에게는 죽음이 두려움과 공포의 의미로 다가올 것이고, 또 다른 이들에게는 호기심이나 사색의 대상이 될 수도 있으며, 현자나 깨달은 사람에게 있어서는 삶의 또다른 형태, 하나의 과정, 윤회의 전환점 등등으로 해석되어지기도 한다.

대개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서 말하거나 생각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보통때에는 아예 그런 개념조차 없이 살아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죽음이라는 대상에 집착하는 것은 확실히 이상할 수 있지만, 명상이나 사색 또는 독서 등의 간접체험을 통해 접근해보는 것 역시 별 이상할 건 없다.

삶이 중요한 만큼 죽음 역시 그러하다. 나중에 언젠가 죽음이 찾아 왔을때 평소 거기에 대비하고 있던 사람과 그렇지 않았던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잘 죽는 것은 잘 사는 것과 같은 가치를 가진다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죽음이 윤회의 전환점이든 다음 생의 시작점이든간에 일단 이번 생에서는 절대적으로 마지막을 뜻한다.

잘 살았는가의 여부와 상관 없이, 돈이 많았든지 아니든지, 다른 대상들과의 연관이 끊어진 상태로 모든 것이 끝인 그런 상태이다. 이런 생각들이 잠시 동안 뇌리속을 흘러가는 그 순간에는 일종의 홀가분함을 느껴볼 수 있다. 내가 죽었는데, 다른 무엇이 중요하단 말인가! 그런데, 한가지 확실한 건 그래도 그것이 끝이 아니다. 죽음이라는게 가지는 더 큰 의미는 바로 도대체 그 뒤에는 뭐가 있을까라는 화두에 봉착하는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살아있는 사람이 갈 수 없는 곳들 가운데 `영계`는 가장 신비롭고도 두려운 영역이다. 동시에 동서고금을 통해 끊임없이 수많은 말들이 전해지는 근거지이기도 하다.

그러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직접 `임사체험`을 통한 경험담을 말하는 이들도 있고, 깊은 명상 등의 수양을 거쳐 깨달음을 기록으로 남긴 이들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 같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보다 과학이 발달된 세상에서는 증명이 가능할 것인가? 그렇다고 보이진 않는다. 영계는 그만큼 만만치 않다.

원래, 일이라는 것은 뜻하지 않게 엉뚱한 곳에서 진행되고 이루어지는게 그 속성인가. 물론 죽음과 영계에 심취한 어떤 1인의 집념이 있긴 했지만, 막다른 곳처럼 느껴지던 곳에서 갑자기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은 - 이런 걸 돌파구라고 그러지 - 영계 탐사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닌 모양이었다.

`타나토노트`라는 것은 그리스 어(語)로 죽음이라는 `타나토스(thanatos)`와 항해자의 의미인 `나우테스(nautes)`를 합친 말로 즉, 저승을 항해하는 영계 탐사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들 주요인물들의 영계 탐사와 함께 저자는 미지의 대륙인 `영계 지도`를 그려나간다.

영계 탐사라는 것은 워낙 파급력이 큰 사건이기 때문에 지대한 관심과 새로 드러나는 뉴스에 일희일비하는 우매한 대중들 속에서 그들은 영계의 종착점을 향해 계속 나아간다. 그들의 여행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이며 그 결과는 또한 어떠할 것인가.

저자는 단순한 여행만이 아니라 이 영계 탐사를 통해 사람들이 이 세상에 오는 이유와 목적, 돌아가는 장소, 그리고 환생과 더불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추구할 만한 `가치`들에 대해 광범위하게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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