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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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어쩌다 하필 오늘밤 이 책을 읽게 된건지. 언제나 받았던 스트레스가 오늘 유난히 버거웠던 날이었다. 평소보다 조금 더 했지만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고 처음 겪는 일도 아니었는데 힘들었고 지쳤다. 잘 버텨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감에 명상을 하고, 짧은 낮잠을 자고, 좋은 노래를 듣고, 그렇게 흘려버리려고 했다. 언제나와 같이. 어쩌다 읽게 된걸까.
친구에게서 이번년도 최고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떻게 소설이 그렇게 좋을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충동적으로 구매한 책이었다. 아마 나 혼자서는 절대 안 골랐을 책이다.
고조모, 증조모, 할머니, 엄마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왜 인지 모르게 내 마음을 콕콕 찔렀다. 내가 느끼는 나와 비슷한 느낌이다. 힘듦을 표시 안하고 자란 아이, 내색하지 않는 아이, 언제든 버려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아이, 사랑이 그리웠던 아이, 평범을 원했던 아이, 애써 잘 지내는 아이. 이건 내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의 이야기 인걸까. 너무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럽다. 중간에 고니가 떠나는 이야기는 왜 들어있었던 걸까. 모든게 자꾸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결국에는 조금씩 나아가는 엄마처럼, 할머니처럼, 지연이처럼, 나도 그럴수 있는걸까. 결과보다 과정이 너무 마음에 많이 남아 아픈책이다. 생각이 많아진다.
갑자기 할머니가 보고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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