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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들 - 뿌리 깊은 트라우마를 극복한 치유의 기록
캐서린 길디너 지음, 이은선 옮김 / 라이프앤페이지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캐나다 토론토에서 25년간 임상심리학자로 일하다,
50세에 작가로 전향한 캐서린 기디너 박사의 신간으로
25년간 잊을 수 없던 4명의 내담자와의 상담 기록을 정리한 책이다.
그들은 정신적인 관점, 심리적인 관점에서
정신적인 전쟁의 흉터가 남았지만 이겨낸 사람들로
중독이나, 심한 정신질환 없이 힘든 환경을 극복하여
저자가 영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피터는 아동학대 대물림의 희생자였다.
그의 어머니는 그를 유년기 시절 내내 다락에 가두어두었고
인간으로 살아갈 모든 것을 제때 교육하지 않았다.
다락방에 나와 유치원과 학교에 가게 되었으나
어머니의 학대는 지속되었고 친구들의 따돌림까지 받았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버팀목은 피아노였고,
성인이 된 그는 유명 밴드의 키보드 연주자로 활동 중이었으나
일상생활에 큰 문제를 겪는다.
대니는 북아메리카 원주민인 크리족이다.
캐나다 초대 총리는 캐나다 원주민을 ‘미개인’라 불렀고
1920년이 되자 연방정부는 문화적인 집단학살을 자행한다.
아이들을 강제로 부모에게서 분리하여 기숙학교라는 곳에
생활하게 했고 그곳에서 수많은 아이가 죽어갔다.
대니 또한 마찬가지였고 그때 받았던 학대, 부모와의 단절로
큰 트라우마를 겪게 되었다.
대니의 이야기로 캐나다 정부의 원주민에 대한 학대 역사를
알게 되어 더욱더 안타까웠다.
로라는 어머니의 죽음과 책임감 없는 아버지로 인해
방임과 유기, 학대를 경험했다.
아버지가 아이들만 두고 집을 나가버리자
5달 동안 도둑질을 하며 두 동생을 책임졌다.
이후 왜곡된 남성관으로 옳지 못한 관계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사회적으로 명망 있고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매들린,
그녀는 갑자기 찾아온 비행 공포증으로 상담을 의뢰했으나
그 속에는 아버지의 방임과 어머니의 학대와 방임이 원인이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를 ‘괴물’이라고 불렀고,
소위 말하는 가스라이팅으로 그녀 스스로를 괴물로 생각하게 했다.
그들은 저자를 만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겹겹이 쌓아둔
방어기제들을 부수며 자신을 성찰해 나갔다.
그것은 몹시도 괴롭고 힘들었으며 때론 위협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용감하게 그들은 그 모든 과정을 이겨냈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책에 싣도록 허락했다.
나는 이들의 사연에 너무 마음이 아팠다.
다행히 이들은 저자를 만나 트라우마를 극복했고
그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게 느껴졌는지 몰랐다.
저자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다.
나 또한 그들에게 깊은 감명과 존경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저자에게도 깊은 감명과 존경을 가지게 되었는데
저자는 4년, 5년이라는 긴 시간의 상담 기간 외에도
내담자에게 가장 올바른 상담을 위해
전공인 정신분석학 외에 게슈탈트 심리학, 칼 로런스 이론,
심지어 캐나다 원주민의 고유 정화법까지 연구했다.
그리고 상담 도중에 저지른 자신의 실수까지 솔직하게 인정했다.
물론 이후 더 깊은 공부와 스승과의 상담으로 극복했다.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겪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4명은 다행히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하지만 트라우마는 극복이 쉽지가 않다.
내가 일선에서 만나는 아이 중에 이런 트라우마를
겪는다면 어쩌나 생각만 해도 눈앞이 캄캄하다.
그런 아이들이 없도록, 혹여 있다면
제대로 된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책을 꼭 읽어 보길 바란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