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신
오승민 지음 / 만만한책방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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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를 병으로부터 낫게 해주는 약들,

무엇보다 나를 아름답게 해주는 화장품들이

다른 생명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고는

망연자실했었다.

 

이후로 동물실험 없이 만들어졌다는 물건들을 소비하며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랐다.

 

이 책은 바로 그 동물실험 이야기다.

너무나 병약하여 파리떼가 꼬이는 꼬리끝 생쥐는

희망을 찾아 생명의 신, 붉은 신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할아비 쥐의 노래를 따라 찾아간 곳에는

검은 눈물을 흘리는 토끼들, 다섯 머리 개구리,

죽어가는 개, 실험 쥐, 오랑우탄을 만나게 된다.

지쳐 스러진 꼬리끝은 드디어 붉은신을 만난다.

자신의 몸을 따뜻하게 데우는, 모든 생명의 근원을.

 

붉은 신이 널 살릴 거야.”

너도나도 살아있어.”라고 말하는 꼬리끝,

꼬리끝, 저 밑에 친구들이 아직 있어.”라고 말하는

실험에 실패해 버려진 오랑우탄.

 

두 동물의 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고통과 죽음만 남겨진 동물들에게 희망을,

우리에게 더 큰 연대를 말하는 듯하다.

 

우리 반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다른 생명이 필요하지만

그 생명들에게 감사하자고,

함부로 대하지 말자고 다짐하는 아이들.
아이들의 촉촉 해진 눈빛에

내 마음도 촉촉 해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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