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비밀 똥
이선영 지음 / 라플란타 / 2022년 5월
평점 :
절판


삶이 나를 멋진 세상으로 데려온 것처럼

다른 멋진 곳으로 데려가 줄 거란다.”

 

이선영 작가님이 대표인 라플란타 출판사의 두 번째 책,

스페인어로 식물이라는 뜻을 지닌 라플란타 출판사,

사람이라는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도록 돕겠다는

이선영 작가님의 마음이 가득 담긴 출판사다.

 

그 뜻에 맞는 첫 책, <세상에서 가장 빠른 달팽이>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우리에게 전한다.

 

두 번째 책 <할머니의 비밀 똥>

죽음을 앞둔 할머니와 아기 달팽이의 이별 이야기다.

 

할머니는 영원한 이별에 대해, 죽음에 대해,

세상의 시간이 다 했을 뿐이라고 말해준다.

더는 만날 수 없냐는 아기 달팽이에게

사랑이 보이지 않아도 우리 마음에 있듯이,

아가들 마음속에 언제나 함께할 거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달팽이들만의 비밀도 알려주는데,

바로 비밀 똥 만들기다.

할머니는 꽃을 먹고 꽃 향을 뿌린다.

아가들에게 도라지꽃의 향을 선물하며

바람을 타고 하늘로 피어난다.

 

할머니의 지혜로

아가들은 할머니와 이별을 아프지 않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비밀 똥에 대해 기대와 설렘을 가지게 된다.

 

한때 아기였고, 소녀였고, 여인이었으며,

어머니, 할머니가 되신 분들께

꽃을 선물하고 싶으셨다는 작가님.

 

이 책을 읽으며 몇 해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났다.

가족뿐 아니라 이웃들에게도 나눔을 아끼지 않았던,

두 번 꽃을 피운다는 목화꽃 같은 할머니가.

그리고 할머니가 사시사철 정성 들여 가꾸던 화단도.

그 화단에 흐드러지던 꽃들도.

 

지금은 다른 멋진 곳에 계실 할머니,

내 마음속에 언제나 함께 하시는 할머니,

오늘따라 무척 보고 싶다.


*출판사 제공으로 읽고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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