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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좋은 사람 - 누구에게나 하루 한 송이 아름다움이 필요하다
에이미 메릭 지음, 송예슬 옮김 / 윌북아트 / 2024년 4월
평점 :
고백이랄 것도 없지만... 그래도 고백하자면 나는 꽃에 대해 잘 모른다.
아주 단순하게 '이 꽃 향기가 참 좋다!', '저 꽃은 향기가 참 좋네~' 라는 식의 느낌만 말하는 수준일 뿐이고, 디자인 감각이 떨어지는 나는 꽃꽃이는 엄두도 못 낸다 할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꽃집 사장님이 만드신 작품에 열정적으로 감사인사와 칭찬을 드리는 것 뿐)
때문에 시트러스 향이 맡아지는 착각이 드는 것 같은 화사한 오렌지 컬러 표지와 튼튼한 양장으로 구성된 <꽃이 좋은 사람>을 받아들었을 때 이쁘다 소리만 할 줄 아는 내가 과연 이 책에 스며들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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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킨포크>의 필진이기도 한 작가 에이미 메릭은 원래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스타일리스트였다. 하지만 그녀는 자연의 그리움과 꽃에 대한 갈망을 잊지 못해 패션계를 뒤로하고 플로리스트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꽃이 좋은 사람>은 그런 그녀가 꽃을 어떤 식으로 사랑하고, 그 사랑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지를 쓴 에세이다.
처음 책을 펼치면 꽃꽃이 방법을 알려준다. 꽃꽃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꽃 고르기부터(계절, 색감, 질감 등) 화병 고르는 법, 꽃이 쓰러지지 않게 고정하는 침봉 사용법, 꽃꽃이 과정과 예민한 꽃을 다루는 방법까지 나처럼 꽃꽃이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꽃꽃이 방법을 첫 장으로 시작해 이 책은 작가가 다양한 장소에서 꽃을 만나고 그 꽃들로 자신만의 스타일이 묻어나오는 플라워 어레인지 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다. 두번째 장 '도시에서'는 복잡한 도심 속에서 어떻게 하면 꽃과 친해질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평범한 꽃을 특별하게 보이게 만드는 포장방법, 플로리스트처럼 꽃을 선물하는 방법, 그리고 꽃을 좋아한다면 지나칠 수 없는 박물관과 미술관까지 소개한다. 세번째 장 '시골에서'는 별장과 꽃농장을 오가며 그안에서 오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꽃을 따는 방법과 농장 소녀처럼 꽃꽃이 하는 방법 등 손수 꽃을 따는 데에서 오는 즐거움을 엿볼 수 있다. 네번째 장 '화려한 것들'에서는 장미가 주는 풍요로움과 유명 디자이너와 카네이션에 얽힌 이야기까지 내 자신이 꽃이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다섯번째 장 '소박한 즐거움'에서는 소심하거나 수동적이라는 뜻이 아닌 아직 더 자라야 한다는 걸 담담히 받아들이는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는 데이지 같이 그냥 지나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소중함을 말한다. 마지막 '멀리멀리' 장에서 작가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꽃과 어우러진 곳들을 바라본다. 소노라 사막에서 선인장 꽃을 보고, 캘리포니아 데스 밸리에서는 야생 양귀비를 보고, 루마니아와 이집트에서 꽃이 그려진 작품에 반하기도 한다. 남들은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지만 작가는 그 안에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며 내 집을 찾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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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좋은 사람>은 단순히 꽃과 얽힌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책 속에서 작가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다양한 각도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사소한 것에서 즐거움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다. 자신처럼 꽃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한발자국 내밀 수 있게 만들어 주며, 또 자신이 꽃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책이다.
책으 덮고 나면 나도 꽃꽃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을 조금 더 사랑하는 용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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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윌북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