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쇼 하이쿠 전집 : 방랑 시인, 17자를 물들이다
마쓰오 바쇼 지음, 경찬수 옮김 / 어문학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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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알아본 반가운 이름 바쇼

그리고 하이쿠.



살면서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대학생 때

타와라 마치의 샐러드 기념일 만큼이나

좋아하고 다양하게 빌려보았던 게

하이쿠 관련 책이었다.


하이쿠는 일본 정형시의 일종으로

각 행마다 5, 7, 5음을 맞추어

총 3줄 17음으로 이루어진

짧은 시를 말한다.


대단한 묘사나 통찰력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일상의 사소한 장면들을 덤덤하게 무심하게

툭툭 쓰면서도 5, 7, 5의 규칙을 반드시 맞춰서

문장을 만든다는 것이 마음에 쏙 들었다.


일본어로 5, 7, 5 음에 맞춰 쓰인 시다 보니

그것을 한국어로 번역했을 때

음을 맞춰서 느낌을 살리는 것은

제법 어려운 일이었을텐데 

5, 7, 5 음의 수를 맞추면서

제대로 풀어놓았다.


마쓰오 바쇼는

세계적으로 명성있게 알려진

하이쿠의 명인으로

1644년 에도 막부시대 시인이다.


그는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일본 전역을 떠돌아다녔고

직접적인 경험을 소재로 하여

간단한 풍경에 감정을 압축시켜 담았다.


이제는 기억에 남아있는 하이쿠가

하나도 없기에

오랜만에 하나씩 찬찬히 읽다가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세상 사람의 - 5

눈에 띄지 않는 꽃 - 7

처마 밤나무 - 5


밤나무 아래의 초막에서 수도하는

승려의 청빈함을 칭송한 인사구라고 하는데

눈에 띄지 않더라도

소리 없이 꽃을 피우고 있는 

모두에게 맞는 찬사 같아서

마음에 쏙 들어왔다.


밤나무라니 너무 귀엽네.

소나무였으면 이런 느낌이 없지 하면서.


한 번에 몰입해서 후루룩 다 읽기 보다는

긴 호흡으로 오래오래 읽기 좋은 책.



짧은 17자로 만나는 긴 여운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 만나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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