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커서도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클럽 🤓 🎨]
의 정회원으로
다양한 그림책을 살펴보던 중
오랜만에 첫눈에 반한
그림책 <지구인에게>
그림책의 일반적인
세로로 길고 얇은 판형과는 달리
제법 넓적하고 두꺼워서 옹골찬
올컬러 그림책이다.
이야기는 오래 전 지구를 떠난
작은 형을 추억하는 마음으로 지었다고 한다.
외계인이 지구인의 몸에 침투해
생활 속에서 조용히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가족을 지킨 작은 형의 모습을 담아내었고
영화 '맨인블랙이' 생각나기도 한다.
뭉툭하게 깎은 연필로 슥슥 그린 듯한
감각적인 일러스트는
까만 밤 하늘 저 멀리서
진한 핑크색 별똥별처럼 떨어지는
외계인의 첫 등장과
그 이후 아버지를 시작으로
외계인의 침투에 대응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멀리서 크게 보여주기도 하고
가까이 바짝 붙어서 보여주면서
실감 나게 임팩트 있는 구도로 그려내었다.
그림책이지만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짧은 애니메이션 단편영화를 본 느낌.
나도 가족 중 한 명을 오래 전 먼저 보냈고
그 기억을 최대한 덜 아프게
오래 품고 있기 위해서
이런 저런 시도를 했었던 만큼
영원히 고등학교 1학년의 젊음으로 남은
작은 형의 이야기는 특히 가슴에 와닿았다.
그리고 결말에서 얻은 한 가지 교훈은
샤워를 잘 하자는 것!
좀 뜬금 없나 싶으면서도
샤워가 중요한 이유는
마음과 일상의 무너짐은
개인위생을 지키지 않는 것부터
드러나는 경우가 많고
예전에 어디선가 봤던 카더라 정보로는
우울함은 수용성이라
물에 깨끗하게 씻겨나간다고 한다.
나도 모르게 내 등위에 자리를 잡고
나를 짓누르는 무언가로부터
홀가분하게 해방되기 위해서
일단 깨끗하게 씻어보자!
일요일 오후
푸지게 늦잠자고 일어나 아점을 먹고
침대에 누워 편안한 마음으로
호로록 읽은 이야기.
책 자체로도 아주 예쁜 상품(!)이라서
비치용, 소장용으로도 추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