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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걸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2
김민혜 지음 / 안전가옥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인스타그램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슈퍼스타가 있다.
그들은 대부분 빼어난 외모와 화려한 치장을 바탕으로
무수히 많은 '시녀'들을 거느리고 있는
셀레브리티 혹은 인플루언서 들이다.
시녀들은 자신의 환상을 대리충족시켜주는 스타에게
맹목적인 찬양과 추종을 아끼지 않는 열성팬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인스타걸>에는
예쁘고, 똑똑하고, 부유한 슈퍼스타 유진주와
그녀의 친구 허영지, 오수정, 민세린
그리고 그녀의 '팬' 조가비가 등장한다.
유진주는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며
본인도 그것을 한껏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의 친구들은 다양한 캐릭터를 가지고
누구는 유진주를 선망하고
누구는 유진주를 시기하며
누구는 유진주를 지켜본다. 언제든지 태세전환할 준비를 하고.
이들은 어제까진 둘도 없는 듯 친했다가
오늘 갑자기 와해되고 내일은 누군가가 뒷통수를 친다.
이 모든 게 이야기 속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중계되며
마치 유진주의 팔로워인 것처럼 조용히 지켜보게 된다.
화면 속 작은 네모에서는 좋아보이기만 하는 삶들이
안을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흉터가 있다.
마치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처럼.
책에서는 인스타그램을 통한 허상을
다양한 실제 브랜드네임을 통해 구구절절 표현했고
그 허상에 가까워지기 위해 다가갔다가
실체를 잃어버린 뱁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든 캐릭터가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캐릭터여서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었다.
나도 언젠가는 그랬을지도 모른다.
더 나아보이는 사진, 더 있어보이는 인생을 위해서
낭비하고 무리하고 허비하고...
나도 구슬픈 뱁새였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인스타에서는
모두가 자신의 행복함을 예쁘게 전시한다.
- 모두가 갖기를 바라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것.
- 아름다운 사람의 향기보다 인위적이어도 고급스러운 조말론 향이 더 좋았다.
- 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하잖아? 그럼 적어도 나쁘게 사는 건 아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