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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민트 패티, 역시 인생은 쉽지 않구나 ㅣ 피너츠 시리즈
찰스 M. 슐츠 지음, 강이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RHK] 조연의 에세이 <페퍼민트 패티, 역시 인생은 쉽지 않구나>

스누피, 찰리브라운, 라이너스, 샐리 등
모두가 사랑하는 주인공 옆에는
페퍼민트 같은 조연이 있었다.
'만년 관찰자' 역할인 나는
페퍼민트에게 감정이입 후 이 책을 읽어 보았는데
읽을수록 페퍼민트와 나와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그녀가 더 더 사랑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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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퍼민트 페티.
학교생활을 무척 싫어하는 말괄량이.
수업 중에는 졸기 일쑤며
수업 내용도 잘 따라가지 못 한다.
찰리브라운을 짝사랑하고 있으며
마음을 표현하는데 거리낌이 없지만
찰리의 반응은 무덤덤하기만 하다.
그를 '척'이라는 본인만의 애칭으로 부른다.
본인을 여성성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때로는 '페미닌'에 집착하기도 하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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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민트 패티의 진짜 이름은 '페트리샤 라이하트' 인데
찰리에게 '척'이라는 본인만의 애칭을 지어서 부르는 것처럼
다소 고전적인 본인의 이름도
산뜻한 애칭을 지은 게 아닐까.
책은 페퍼민트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에피소드들을 모아두었는데
영어원문과 한글번역이 같이 적혀있어 원문의 맛도 느낄 수 있다.
그 중 가장 나에게 와닿았던 세 개의 에피소드를 소개해본다.

1. 누구나 못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감추고만 싶은 그것을 내보여야 하고
타인의 냉정한 평가까지 받아야 할 때
본인의 모자람에 자괴감을 느끼며 괴로운 순간이다.

2. 페퍼민트가 척에게 묻는다.
"만루 홈런 치는 거랑
그 소녀랑 결혼하는 것 중에
어느 게 더 좋아?"
"왜 둘 다 할 수 없어?"
"우린 현실세계에 살잖아, 척!"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고
우린 그 모든 것을 이루고 싶지만
현실 세계의 여건 상 그것이 어려운 일임을
페퍼민트의 말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었다.

3.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부분.
'뽀뽀로 눈물을 닦아줄 누군가가 필요해'
이렇게 시적인 대사라니.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뽀뽀를.
페퍼민트에게 남의 집 개 스누피가 있다면
나에게는 우리집 고양이 희동이-또치가 있다.

클로버 같은 초록색의 아담한 판형
내 마음 속 '올 여름 예쁜 책' 상을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