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코다 (양장) - 이루리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가 새로 만든 또 하나의 <북극곰 코다 첫 번째 이야기, 까만 코>, 개정판 북극곰 코다 1
이루리 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 그림 / 북극곰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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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대한민국 예능프로그램의 절대 강자 M본부의 '무한도전'에서 박명수씨와 정준하씨가 북극에 다녀왔다.
프로그램의 요지는 '지구 온난화의 실태 보고서' 였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점점 북극의 터줏대감인 북극곰의 생태계가 극심한 위기에 처해 있는 현실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었다.
이 그림책의 서술 방식과는 또다른 느낌으로...

이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땐 '코다'라는 북극곰이 주인공인 곰돌이 이야기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내 추측은 섣부른 판단이었다.
제목의 '까만 코'는 북극의 대표 서식자인 북극곰을 사냥하고자 하는 사냥꾼 보바가 부르는 북극곰의 다른 이름이었다.
몸이 온통 하얀 털로 덮혀 있지만, 그래서 유독 눈에 더욱 잘 띄는 까만 코를 보기만 하면 '보바'는 외친다. 
           

          "까만 코다!"

눈밭에서 목욕을 즐기던 아기 곰 코다와 엄마 곰의 까만 코는 마치 춤을 추듯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총구를 겨누고 있는 보바, 하지만 코다의 엄마 곰은 뭔가를 직감한 듯 이내 경계태세를 갖춘다. 그리고는 코다에게 혹은 근처의 자신들의 무리에게 들리도록 외친다.

"사냥꾼이다!"

두 개의 까만 코가 금새 한 개로 변하자, 보바는 당황하고...그 사이 코다와 엄마 곰은 서로를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 "부디 우리 아기를 살려 주세요!", "부디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라고.
그리고 서로를 꼬옥 안고 코다는 두 손을 모아 엄마의 크고 까만 코를 가려 주었다.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은 것일까?

때마침 눈보라가 휘날려 코다와 엄마 곰은 사냥을 포기하고 돌아설 수 밖에 없는 사냥꾼 보바로부터 목숨을 건질 수 있게 된다.

앞서 여러 번 읽었음에도 감히 서평을 쓰려니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그림들이 단순하지만 묵직하고,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충분히 전해진다. 단순 무식 과격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사냥꾼 '보바'는 정말 거대하고 묵직하게 그려져 있다.
물론 북극곰은 더욱 크게 그려져 있다. '엄마 곰'을 새끼 곰 '코다'에 비해 엄청 크게 그림으로써 모성애의 위대함을 표현하고자 한 듯 보인다.
그리고 이루리 작가님의 위트있는 글솜씨가 더해져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사냥꾼의 이름이 '보바'라니...처음엔 별 감흥이 없었으나, 이번에 다시 읽으며 보니, 다름아닌 "바보"의 거꾸로 이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다.
엄마 곰이 코다를 품 안 깊숙히 꼬옥 안으니, 쌍안경으로 '까만 코'를 찾던 보바는 "까만 코에 날개라도 달린 걸까?"라며 무척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우리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북극곰의 생태와 관련한 여러 환경 문제 이야기를 결코 가볍게 받아들이면 안될 것 같다.
'생활 속 작은 실천이 지구살리기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식상한 표현을 빌어서라도 다시 한 번 나 자신에게 당부하는 차원에서라도 강조하고 싶다. 일회용 용기 줄이고, 자원 재활용과 쓰레기 분리수거만 잘 실천해도 지구가 조금 덜 아플 것 같다.

이 책은 2010년 출간된 「북극곰 코다 첫 번째 이야기, 까만 코」(이루리 글/배우리 그림)를 이루리 작가님과 이탈리아인인 엠마누엘레 베르토시가 새롭게 작업하여 만든 작품이다. 원작만 같을 뿐, 모든 장면의 구성과 스타일은 베르토시의 감성으로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으며 그에 따라 이야기도 부분적으로 달라졌다고 이루리 작가님의 작품 후기에 밝히고 계신다.
원작과는 사뭇 다른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북극곰 코다'를 만나보시길 권하고 싶다.







본 서평은 북극곰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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